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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학군이란게 뭘까요?
과연 학군이란게 뭘까요?
저도 요즘 이 문제 때문에 머리가 아파요. 아니, 가슴이 아파요.
서울에서는 과연 살만한 곳이 강남(그것도 논현동, 역삼동 이런 동네는 대치동, 개포동 등에 밀려서 이제 강남으로 쳐주지도 않네요-논현동, 역삼동 사시는 분한테는 죄송하지만...), 반포(잠원동 포함), 송파(여기서도 거여동이나 강동구 일부는 제외라네요. 세간의 평은), 목동, 동부이촌동, 중계동, 광장동 밖에 없는걸까요?
그런데 더 우스운 건 대치동 내에서도 학교별로 등급이 있어서 선호하지 않는 학교도 있다는 것이었어요.( 대치동 사는 분께 들은 이야기임) 대치동에서는 최악의 코스가 X곡초등학교 - X문중학교 - X대부속고등학교라고 하더군요. 남들은 대치동, 아니 강남으로 진입 못해서 안달인데....
흔히 학군이란 게 주변 엄마들 말로 '공부하는 분위기'라고 하더군요. 같이 경쟁해야 자극받아 더 열심히 한다고....
물론 저도 알아요. 저도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사람인데 공부하는 분위기 중요하다는거 왜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런 추세가 심화되어 갈수록 사회는 양극화되고, 그 대열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점점 더 희망을 잃어가는건 아닌지 안타깝네요. 부익부 빈익빈은 이제 아이들 학업성적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한지 이미 오래 되었고, 잘 사는 계층 사람은 자꾸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가며 조금이라도 경제적으로 못살거나 공부를 못하는 계층 사람들과 섞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오히려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계층의 청소년들은 자포자기한 채 방황하며, 그 탓을 가난이나 사회탓으로 돌리고..... 이것이 과연 건강한 사회의 모습일까요?
저보고 이상에 빠져 허우적댄다고 돌 던지셔도 좋아요. 당신도 애들 학교보낼 때가 되면 생각이 달라질거라고 이야기하셔도 좋아요.
그렇지만 전 아이들을 이렇게 키우고 싶거든요.
누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공부, 남이 하니까 나도 따라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신 스스로 하고 싶어서, 내 미래를 준비하고 내 삶을 살찌우는 공부를 하는 아이로,
행동의 기준을 확고하게 세워서(물론 올바른 방향으로) 누군가에게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책임지는 아이로,
자기보다 못한 상황에 처한 친구라도 따뜻하게 품어줄 줄 알고, 그들도 자기보다 잘난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 줄 줄 아는 아이로.....
자식 키우는 건 내 맘대로 잘 되지 않고, 지금도 부족한 점이 엄청 많은 아이들이지만 전 아직도 이 꿈을 꾸면서 살아요.
전 지금 비교적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지역의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부모님 직업이 공무원만 되어도 상당히 괜찮은 집이지요. 학력 수준 당연히 교육열 강한 지역에 비해 낮습니다. 이 지역에서 좀 사는 집은 이 학교 배정받지 않으려고 일부러 주소를 옮기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 학교 선생님들 열심히 노력하시고, 학생들은 착하고 순합니다.
안타까운건 일부 선생님들 중에는 소위 열악한 지역으로 인사발령 받는 걸 꺼리시는 분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기 자녀도 위장전입해서 인기 학군의 학교 배정을 받기도 하고요. 공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그지 없는 일이지요.
저는 공무원 임대아파트에 입주하느라고 잠시 강남에 살고 있지만 큰녀석 학교들어가기 전에는 강남을 뜨려고요. 물론 강남에 집을 살만한 돈도 없지만요.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던 이야기였는데 이렇게 공언(?)이라도 하면 저의 소신을 좀더 잘 지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감히 용기를 내어봅니다.
똑똑하고 열정적인 우리 어머니들, 내 자식만 잘 되게 하려는 노력의 10분의 1만큼이라도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어머니들이 내 자식, 내 자식 하는 동안 세상은 더 병들고, 험해지고, 험한 사회로부터 내 자식을 지키느라고 더 피눈물 나는 악순환이 계속 됩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토미카
'05.4.10 9:17 PM (222.148.xxx.176)동감합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가까워올수록 더더욱 현실에 눈이 떠지고 막막함을 느낍니다.
저 강남에서 쭉 자라고 학교도 빠지지 않는 곳 나왔다고 말할 수 있고 강남에 살고 있지만...
내 아이를 다시 그 속에서 기른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모두가 그런 속에서 중심잡고 흔들리지 않기란 정말 어렵지요....
우리 엄마들...좀더 넓은 마음과 눈을 가져야겠습니다.2. jasmine
'05.4.10 9:35 PM (218.238.xxx.178)왜....우리가 이런 글을 쓰고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어릴때와 지금의 세상이 너무나 다르 듯, 지금 우리가 보는 세상과 아이들이 자랐을때
세상은 다를겁니다. 현재의 가치가 그때는 땅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있어요.
중심만 잡고 살려고 해요. 보편적으로 중요한 인간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싶습니다.....ㅠㅠ3. ilovesting
'05.4.10 10:50 PM (203.229.xxx.14)아이들 가르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전 학원강사라 위에서 말씀하신 그 학군 좋다는 동네 두루 다 돌아다녀본 입장에서, 학교 선생님과는 다소 다른 관점에서), 전 "용기" 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뜻하는 바를 자신의 아이에게 그대로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입장에선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원글님처럼 과감하게 강남을 뜨시는 분들도 있잖아요. 다들 이런 생각을 가지심 얼마나 좋을까요.
학군이 문제가 되기도 하겠습니다만, 자녀분들의 능력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으시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어느정도나마 인정하시는 그런 분들을 가끔이나마 만나면 정말 힘이 납니다. 가르치는 입장에선 얼마든지 북돋아 줄수는 있으나, 아닌것을 긴것으로 만들기는 정말 힘들거든요.
물론 저도 단편적인 것으로 아이들을 판단하는 입장이기는 하나, 요즘, 집보다는 학원에 오래 있잖아요.
복도에 지나가며 하는 소리만 들어봐도, 공부에 대한 감은 어느정도 옵니다.
적어도 어떤 아이는 학원이 안 맞는 것 같은데도, 꼭 학원에 맡겨두시려는 분들이 있으시거든요.
모르겠어요. 소위 그 좋다는 학군에서만 쭉 트레이닝 하면 정,말 자신이 뜻하는 바처럼 그렇게 될 지는.
그리고 진정 행복할른지 까지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부모님들이 무엇보다, 자신이 아니라 자식을 위하시는 분들이겠기에, "이건 아니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거기서 발을 빼지는 못하는 것, 그 누굴 탓하겠어요. 그래도 이쁜(얼굴이 아니라) 아이들은 어느 학군에서건 빛이 납니다만.
우리보다 훠얼씬 잘 사는 나라도 더 피터지게 경쟁한다지 않아요. 거기서도 입시에 스트레스 받는 것은 우리나라 못지 않고, 세세하게 파고들면 사회복지 전반적인 문제까지 들어가야 하니까, 그냥 여기서 접어야 하겠지요.4. apeiron
'05.4.10 11:16 PM (211.176.xxx.106)저는 학부형 입장은 되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용기'가 필요한 건 사실인 거 같아요...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심지 깊은 생각도 필요하고...5. 지민맘
'05.4.11 3:35 AM (222.234.xxx.236)동감합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 많이 하면서 살고 있긴하지만...
안타까운건..현실.. 에휴..가슴이 답답하네요..~
자식이 먼지.. 자식사랑이라고 하기엔 점점 더 심해지는 교육열기들..~
에휴.. 님의 글 읽으면서.. 전적으로 동감하지만..답답해지는 이가슴.~6. 쌍봉낙타
'05.4.11 8:21 AM (221.155.xxx.216)용기! 내세요!
전 박수 쳐 드리고 싶네요.
소신껏 자식 키우기.. 점점 힘들어지지만
그래도 뚝심읶게 소신대로 키우는 거 필요하지 않을까요>7. 연두
'05.4.11 8:29 AM (70.68.xxx.150)"공부해서 남 주냐 다 너 잘 되라고 공부하지" 흔히 이렇게 말하지요.
그런데 우리들이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이 잘 된다는 기준이 '자기만 잘먹고 잘살기'라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아이들을 이기적으로 키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되어 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어야지요.
줄줄이 사표내는 장관들처럼 잘되어 사리사욕 채우는 사람이 되면 안 되겠지요.
나만이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8. 히메
'05.4.11 8:38 AM (211.255.xxx.114)쟈스민님 정말 우리 아이들이 자랄때는 세상이 달라질까요?
저는 76년생으로 아마도 쟈스민님보단 훨(?) 어리겠지만 저 어렸을때랑 지금 아이들때랑 달라진게 없는거 같아요. 그래서 더 슬프구요.
저희때도 8학군 8학군 뭔지도 모르고 8학군 아님 대학가기 힘들다고 들었고(결과를 말하는게 아니라 그 당시 분위기가)..어제 세븐데이즈 보니 기러기 아빠는 벌써 한 물 가고 2~3년 단기 유학 후 민사고나 특목고 준비하는게 대세라고..물론 매스컴은 일부를 전체처럼 확대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런거 보면 전 아직 아기는 없는데 아기 낳기 싫어져요.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강직한 성격도 아니고(팔랑귀 소유자-ㅁ-) 애들도 안쓰럽구요.
정말 삶을 행복하게 느끼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과연 그렇게 잘 될지 저 스스로 의문이라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글 남겨봅니다.9. 필리스
'05.4.11 11:49 AM (211.178.xxx.69)저도 아이가 없을때는 몰랐는데 아이가 생기니 무시못하겠더라구요~
저도 걱정입니다~10. 왠지
'05.4.11 1:31 PM (218.55.xxx.76)물론 요즘 서울대나 연고대, 공기업등에 강남출신들이 대다수 들어오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사회는 그렇게 녹녹치 않은 것같아요
강남출신들보다 오히려 잘나가는 쪽은 지방출신, 비강남출신인 경우가 많거든요(제 주위에서 보고 들은 경우지만..)
꼭 부모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데로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경우보다는,
자기 자신이 부딪히고, 열등감이나 컴플렉스도 느껴보고, 또 그걸 극복하는 과정에서 갖게 되는 자존감이나 자아의식같은 것은 온실에서 자란 사람들은 가질 수 없는 어떤 큰 그사람만의 힘이 될것같아요
일례로 서울법대 로얄패밀리출신의 이회창씨를 노무현대통령이 이겼쟎아요 ^^11. 푸른밤
'05.4.11 2:47 PM (211.36.xxx.234)왠지님과 동감! -대학입학으로 인생의 승부가 결정난 건 아닌 것 같애요.
엄마의 치마바람, 비싼 과외 덕으로 서울대 들어간 소위 강남 출신 신입생들...입학 후에 수학능력 부족으로 고생 많이 한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대학은 더 이상 과외로 버틸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요...
스스로 공부하고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녀로 키워나가는 것이 부모로서의 책임이 아닌가 싶구요
그렇게 하기 위해선 먼저 부모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먼저 확고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결국 자녀교육은 다름아닌 부모자신의 교육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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