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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도 슬픔도 회색빛 그리움으로 퇴색되어 주는군요
싸늘한 사각벽면속에서 한줌의 재로 말없이 날기다리는
바보사랑을 만나고 오는 길이다.
보여지는 삶에 참 서툴은 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도 못한체
바보사랑을 혼자두고 발길 돌리는일에 아직 익숙치못한
나는 돌아오는 길 내내 소리없는 눈물을 흘린다.
눈물로 가려진 뿌연 시야속으로
중년의 걸인남자가 들어온다.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하나의 다리로 절룩이며 절룩이며 구걸을 한다.
저 남자는 하나의 다리로도 잘견뎌 내는구나.
지나쳐 가는 그남자를 따라가 구겨진 한장의 지폐를 건네었다.
두번 세번 정말 고맙다고 절을 하는 남자.
어디에 사세요?
가족은 있으세요?
밥은 드셨나요?
잘 사셨음 좋겠어요. 잘사시길 빌어요
죄송해요 구겨진 돈을 드려서.....
그에게 난 그런말들을 할뻔 했다.
그에게 도움이 되고싶다는 알량한 오만과 건방이 예의 고개를 들려 했다.
누구에게라도 난 또 그렇게 내가슴 한자락을 내어주고 싶었다.
비틀거리던 내 바보사랑을 그리며 그렇게......
2000년 10월 13일. 김 흥임
~~~~~~~~~~~~~~~~~~~~~~~~~~~~~~~~~~
날씨가 좋으면 좋아서 그립고
날씨가 흐리면 슬퍼서 그립고
그를 만나러갈 핑계는 늘 생겨주던 날들이 있었어요.
그럴때면 말라 비틀어진 포 하나 사고
생전에 유일하게 그가 마눌보다 아끼던 막걸리 한병 사
들쳐메고...
훠이
훠이
가족들이 저한테 전화 했다가 없으면
또 박서방 만나러 납골당 갔구나
여길만큼 ...
어른들이 말리더라구요.
어차피 이승 힘들어 떠난 사람인데 거기서 마저 마음대로
갈길 찾지 못한다고
눈물바람 그만 하라고...
그러다가
그러다가
어느날 그가 꿈길에 와 눈물 흘리며 말하더군요.
"나이제 힘들어 가야돼,라구요
그래
또 내욕심만 부려 당신힘들게 한거구나
그런 거였구나
미안하다.
그 다음날 부터 눈물도 그리움도 애써 누르고 눌러 담았어요.
원할때마다 꿈길에 와 주던
음성도 들려 주곤 하던
사람이 거짓말 처럼 안오더군요.
~~~~~~~~~~~~~~~~~~~~~~~~~~~~~~~~~~~~~~~~~~~~~~~~~~~
명절 전 후 엔 이쁜 두 강아지보여 주려 앞세우고 가지만
그외
한식이라든지
생일 같은 날엔 혼자 그를 보러 가거든요.
이런 아빠 있었노라 각인 시켜줄 필요는 있지만
아이들 얼굴에 그늘 남는건 싫어서 혼자 갈때가 많은데
올해도 혼자 다녀 오며 스스로에게
참 김흥임이 용됐네 싶은 겁니다.
어디 소풍이라도 가는양
하늘 보고
구름 보고
새소리 바람 소리 귀 기울일건 우째 또 그리 많은지요.
그맘땐 애닮피 구국대던 산비둘기 울움에도 차마 발길 돌리지 못하고
펑펑 눈물 콧물 범벅으로 울며 울며 서성이던 바보가 말입니다.
납골당 벽
사진이며 편지들 꽃병에 내려앉은 먼지
손바닥으로 훔쳐내며 중얼 거립니다
바보야
당신집에 내려앉은 먼지 한줌도 못 훔쳐 내는 바보야
나 이제 간다.
돌아 오며
씀바귀 한줌 캐고 달래도 한뿌리 캐고...
완전한 망각까진 절대 아니지만
죽을것만 같던 그 그리움이 말입니다.
신이든
조물주이든
심술꾸러기인듯 싶지만
인간에게 소중한 선물도 주긴 했다 싶어요
망각이란 선물!
1. 헤스티아
'05.4.7 12:13 PM (220.117.xxx.235)흥임님..
제가 감히 뭐라 답글을 달아야 할지.. (달고는 싶은데..). -.-;;
아자아자!!!2. 토토짱
'05.4.7 12:16 PM (221.154.xxx.84)그리 되신분인줄 몰랐습니다..
늘 밝게만 사시는줄 알았거든요..
애잔함에...그런 애듯함에..
눈물이 흐르네요..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세요..*^^*3. 마시오에
'05.4.7 12:23 PM (68.188.xxx.237)늘 생각하지만 참 강한분 같아요.
가슴이 따뜻한 아이들과 정겹게 사는 모습이 보기좋아요.
아자아자!!!4. 베이글
'05.4.7 12:25 PM (61.81.xxx.81)돌아가신 친정엄마가 생각나요.....
5. 코코샤넬
'05.4.7 12:27 PM (220.118.xxx.60)아잉...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해요.
김흥임님 마음을 알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6. 여의주
'05.4.7 12:27 PM (61.41.xxx.5)오랫만에 눈물이 흐릅니다.
1주일전에 피를 토하던 남편앞에서 먹었던 마음들이 고스란히 있네요.
다행히 검사결과가 괜찮다고 하지만 지금 흐르는 눈물이 그땐 더 뜨거웠습니다.
김흥임님
건강하세요. 강이지들에게 최고의 선물입니다.7. 한번쯤
'05.4.7 12:29 PM (218.151.xxx.175)어쩜 세월속에서 흔들거리다 남게되는 ......
자잘한 상념들속에서도 굳은 의지가 있음을 알게됩니다...
그러한 생각들도 고맙구 .... 행복합시다...이쁜강아지들이랑요...8. 민서맘
'05.4.7 12:34 PM (211.219.xxx.164)님께서 쓰신글이 한줄한줄 너무도 애잔하게 가슴에 와 닿습니다.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드리는 말을 하고픈데..
아무리 찾아봐도...
건강하시고 힘내세요.9. 맹순이
'05.4.7 12:36 PM (221.150.xxx.85)시간 이라는 마술속에서 우린 살고 있는 것 이지요
10. 능단
'05.4.7 12:45 PM (221.153.xxx.30)저같이 무딘 인간도 눈물이 나네요 .. 옆에 살아있어도 그리운 남편인데 ..
행복해지시길..11. 개굴
'05.4.7 12:51 PM (211.110.xxx.222)..................... ㅠ.ㅠ
12. sun shine
'05.4.7 12:53 PM (211.222.xxx.152)놀라고.........
감격하고......
눈앞이 흐려지고.......
모든 일에는 시간이 약이라 하더군요.
(저만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용서하시와요.
이곳의 분들을 아직은 거의 잘 모릅니다.
전에는 남자 분인줄로 착각 한 적도 있었으니까요.)13. champlain
'05.4.7 1:02 PM (24.35.xxx.128)잔잔한 슬픔 한조각.. 나눠 가지고 갑니다..^^
14. 별조각
'05.4.7 1:07 PM (61.43.xxx.195)눈물이 핑 도네요.
그래도 보듬어 안을 강아지들 있으시니..15. 수니마미
'05.4.7 1:12 PM (59.11.xxx.185)건강! 건강! 건강하셔야 해요~~ 그리구 밝고 활기차게~~
아이들에겐 엄마의 건재가 아빠의 부재를 잊게 해 줍니다.
아빠도 안계신데 항상 골골 아프기만 하던 엄마땜에 마음이 졸여졌었거든요
오늘도 내일도 밝고 씩씩한 모습 아이들에게 보여주실거죠?16. 국진이마누라
'05.4.7 1:14 PM (203.229.xxx.2)신이주신 망각이란 선물.. 참 다행하면서도 감사한 일인 듯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 나약한 인간이 슬프고 괴로운 일을 어찌 다 생생히 기억하고 살아가겠어요.. 부디 곱디고운 님의 좋은 추억만 기억하시고 앞으로 더욱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17. 시간여행
'05.4.7 1:18 PM (61.79.xxx.232)힘내세요.......건강하시구요.....
18. 송심맘
'05.4.7 1:20 PM (220.117.xxx.168)보석같은 두 아이들과 언제까지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
19. 산목련
'05.4.7 1:37 PM (221.158.xxx.232)30대 초반에 혼자된 친구가 있는데 늘 밝고 씩씩하길래 이제 다 괞찮은가보다 했는데...아,이런 맘이었군요.아이들 잘 키우시고 건강하세요.나가야 되는데 눈이 빨개져서 큰일났네....
20. 파란마음
'05.4.7 1:43 PM (222.233.xxx.102)그제가 한식이라....더욱 그리우셨지요....몸 아파 먼져 떠난 자식 보러 못 가신 엄마도 요즘 슬픔으로 사셔요....
그래도, 먼저 가신 그 분은 나물도 캐고 새 노랫소리도 듣는 흥임님 보시기가 전보다 나으실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일흔 넘어 자신의 아픔 삭이기도 힘드신 노인네를 보면...오빠가... 더 힘들겠다...생각 들거든요... 힘내시고 그 이쁜 강아지랑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21. hippo
'05.4.7 1:45 PM (210.99.xxx.225)늘 건강하세요..
그래야 그 분도 맘 놓으시지요.22. 반짝반짝
'05.4.7 1:45 PM (221.140.xxx.66)무슨말을 드려야 힘이 나실지....
그저, 건강하시란 말씀만 드리구 싶어요....23. 아맘
'05.4.7 1:46 PM (220.85.xxx.238)아 그래서 김흥님의 글과 댓글은 항상 고개 끄덕이게 했나봅니다
24. 안개꽃
'05.4.7 1:49 PM (218.154.xxx.18)목이메입니다...
또 이렇게 저를 감동시켜 주시네요...25. gatsby
'05.4.7 2:09 PM (221.153.xxx.185)가슴이 아릿해져오네요.
힘 내시란 말씀이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만
건강 잃지 마시구요. 강아지들과 더불어 밝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26. 메밀꽃
'05.4.7 2:20 PM (211.54.xxx.210)네...인간은 망각이란게 있기 때문에 사는것 같습니다.
어떤 슬픔도 세월이 흐르면 다 잊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잊혀져 가니까요....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27. 퐁퐁솟는샘
'05.4.7 3:09 PM (220.125.xxx.248)가슴이 짜~~안해집니다...
살아있는동안 얼굴 붉히며 살 필요가 없는건데...
어차피 하늘나라로 떠나가면
그리움에 보고픔에 울고 말것을....28. 레이나
'05.4.7 3:30 PM (24.69.xxx.202)마음이 아픕니다.
그랬군요. 가슴을 적시는 노래들...
아이들, 점점 힘이 되어줄거예요.
힘내세요.29. 한결
'05.4.7 4:22 PM (61.252.xxx.25)가슴안에 있는 그를 어찌 잊겠습니까....
그러나 잊어야지요
흥임님 건강하시고 바쁘고 즐겁게 지내세요30. 오키프
'05.4.7 5:05 PM (220.79.xxx.223)나중에 나중에 남편분이 참 고마워하실거예요.
지금도 하늘에서 김흥임님께 많이 감사해하시겠지만서도요.
이쁜 강아지들에게 든든한 엄마로 계셔주셔서
제가 다 감사한 기분이 드네요......31. 미네르바
'05.4.7 5:18 PM (218.146.xxx.188)^0^
남편분을 잊지 않으시고 가슴속에 아름다운 영상을 간직한 님!
마음 아프시겠지만 강아지들에겐 흔들리지 않는 엄마가 절실할 것 같아요.
마음 아파도 아이들 앞에선 눈물 흘리시지 말기를 바라며...
세상이끝나는 날 보고픈이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가슴속에 큰 사랑을 간직하고 있으니 다른 이에게도 사랑을 베푸실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슬퍼도 괴로워도 오늘은 웃자!
제 신조입니다.
억지로라도 웃자.
괴로운 것은 생각하지 말자
나중에 흐르는 물처럼 풀어 놓을 수 있을 때 그때 생각하자 입니다.
지금 마음 아프시겠지만...
여러가지로(아버님, 남편)
그래도 너무 얽매이지 마세요.
산 사람은 살아갸야 하는 법이랍니다.32. 뚱쪽파
'05.4.7 6:41 PM (218.152.xxx.46)늘 글로만 대하게 되는 님...
님의 따뜻한 마음과 사려 깊은 행동에 저 스스로를 돌이켜보곤 합니다.
그래서 한번 뵌 적도 없지만 님이 좋아요.
힘내세요.33. 숨은꽃
'05.4.7 7:17 PM (218.51.xxx.63)그래도 아이들이 흥임님께 큰 위로가 되겠지요
아빠는 안계셔도 엄마가 곁에 있어 얼마나 든든하겠어요
슬픔도 외로움도 가슴속에 새기며 살아가는 흥임님
말씀대로 시간은 망각이란 단어속에서 홀로 흘러 갑니다
부디 건강 또 건강하십시요34. Happy
'05.4.7 9:30 PM (211.176.xxx.210)정말 세월이 약인가봐요.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힘들고 아픈 기억도 희미해지니까..
애틋한 사랑..
언젠가 또 맺어지겠지요. 후세에.. 내세에..
이뿐 강아지들 잘 있죠?
흥임님 언제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35. 재영맘
'05.4.7 10:00 PM (211.204.xxx.111)바보사랑!
그래요 인간은 결국은 흥임님 말씀처럼 바보사랑만 하다가는 것인가봐요
남편에게도 자식에게도요36. snhn
'05.4.7 10:36 PM (219.241.xxx.207)건강하시고... 화이팅하세요!!!!!!
37. 다이아
'05.4.8 10:18 AM (210.223.xxx.237)아침에 남편과 안좋게 하고 출근했는데..
가슴이 찡..하면서 눈앞이 흐려지네요.
충분히 사랑하면서 지내도 모자라는 시간인데...38. 미스마플
'05.4.8 12:34 PM (67.100.xxx.111)망각이..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것.. 저도 동감합니다.
잊혀진다는건 슬프지만, 잊을수 있다는 거 .. 너무 고맙습니다.
근데.. 너무 많이 잊고 싶진 않아요.
소중한 기억들만 골라서 잊지 않고.. 꺼내서 보고 싶을때만 볼수 있는거.. 젤 좋은거 같애요.39. 풍경소리
'05.4.8 7:09 PM (211.229.xxx.75)아자! 힘내고 건강하게 잼나게 살아주오"같이하지 못하는 바보 사랑도 그리 생각하겠지요?
40. 일새기
'05.4.9 5:57 AM (221.139.xxx.215)그간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 암울한 슬품을 딛고
일어서시느라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셨을까
짜안한 가슴이 시려오네요.
한편으론 제 자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글이라
요사이 힘겹다고
스스로를 들볶고 짜증내던 제 자신이 한심스럽고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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