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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나는 걸까요? 우울증이 시작되는 걸까요?

june 조회수 : 2,506
작성일 : 2005-04-05 10:57:33
오늘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서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답니다.
게다가 제가 후각이 둔한 편인데 실험실에서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의 황산 냄새를 세시간 가량 맡았더니
결국은 탈이 나서 학교내 병원에서 주사 맞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3월은 저에게 참 잔인한 달 이었어요.
학생의 본분이라는 공부도 힘들었고.
가뜩이나 속좁은 제가 이 좁은 동네에서 인간관계 유지해 가기도 힘들었고.
게다가 정말 충격적이었던 건.바로. '죽음' 이라는 단어 때문에 힘들어 했던 나날 인 듯해요.

별로 '죽음' 이란 걸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매우 서투르다고 해야 하나요.
외할머니는 아직 건강하시고(건강하다고 믿고 싶어요.) 외할아버지도 할아버지 할머니도 모두 제가 기억 하기엔 너무 어릴 때 돌아가셨거든요.

갑작스런 소식들은 제게 3월을 어서 잊어 버리고 싶은 달로 만들어 주었어요.

4월이 되어서 이제는 안심이다.
하며 지내나 싶었는데...
영 기분이 나아 지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들은 친구 동생의 사고 소식.
아프리카 출신의 남자아인데, 동생이 보스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거든요.

18살 밖에 안 되었는데 14살 짜리가 쏜 총에 맞아 숨을 거두었다고 하네요.

사고 수습을 위해 떠난 후라 뭐라 위로해 주려고 하여도 연락하기가 망설여 지네요.

병원에서 집에 오는 길에 집앞에 있는 성당에 내 걸린 검은 천을 보니 기분이 한층 더 무거워 지더라구요.
주차하고서 성당에 들려 볼까 하다가 그 또한 망설여 져서 집으로 들어왔답니다.

온 집안 창문을 다 닫고 있자니 뭔가 수렁에 빠져드는 기분이랄까요?
지난 겨울 엄마가 아프셨던것도 생각나고 이런저런 생각들에 기분이 참 이상해 지고 있어요.
잠이라도 자 볼까 했지만 잠도 안오고.

아까는 금요일에 봤던 sin city라는 영화의 잔인한 장면들이 계속 떠올라서 속까지 거북했었어요.
이럴때 어떻게 해야할 지...

그냥 가만히 있자나 더더욱 가라 앉는 기분이라 손가락이라도 움직이느라 두서없이 두들기고 있습니다.
IP : 68.101.xxx.15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포비쫑
    '05.4.5 11:03 AM (61.73.xxx.36)

    사람의 일이라는게 그런것같아요
    어느 순간 안좋은 일이 생기면 계속 불행한 일들만 생기고
    그 일들로 인하여 생각이라는것도 그렇게 불행한 시간을 스스로 만들드라구요
    저도 얼마전에 사촌오빠의 죽음을 맞이했었습니다
    너무 건강하고 활기찬 사람이었기에 그렇게 갑자기 쓰러져 영영 못돌아올줄
    상상도 못했더랬죠
    더많이 챙겨주지못하고 신경써주지 못한게 얼마나 한이 되던지
    근데, 주변에선 다들 그냥 잊으라네요 쉽지 않은데
    시간이라는게 어느정도 지나가주어야 기억이라는것도 사라지는거겠죠
    생각이라는걸 조금 덜하셨음 해요
    그리고 밝은 햇살도 많이 쬐이시구요
    얼른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 2. jasmine
    '05.4.5 11:03 AM (218.39.xxx.94)

    빨리 밖으로 나가서 어디든 자연을 보고 오세요.
    산도 좋고, 학교도, 들도, 바다라도.....햇볕과 바람이 치유해줄거예요.
    햇살을 온 몸에 받고 들어오세요. 저도 우울한면 햇살 가운데로 나간답니다.
    june님, 힘내세요.....아무 일도 없을거예요....^^

  • 3. 폴라
    '05.4.5 11:10 AM (70.70.xxx.61)

    기운 잃으시면 안 됩니다... 힘내세요... 곁에 함께 하진 못 하지만 june님 위해 기도드릴게요... 샬롬~!

  • 4. 런~
    '05.4.5 11:14 AM (222.109.xxx.21)

    저도 그렇게 우울했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스스로 이겨내려고 노력해야 한답니다.
    자꾸 그런 분위기에 빠지시면 안 좋답니다..^^
    시장 가서 사람들 사는 모습도 보시구요. 이것저것 물건도 사고
    친구들 초대해서 맛난 것도 드시고 피크닉도 가세요..^^

    힘내세요..^^

  • 5. 이영희
    '05.4.5 11:35 AM (211.217.xxx.68)

    저기요..."히치"라는 영화 가서 보시고 많이 웃어주세요~~~~~

  • 6. champlain
    '05.4.5 12:01 PM (24.35.xxx.128)

    여러가지 일이 겹쳐서 우리 june님이 많이 힘드시군요..
    그럴 때 일수록 기운 차려야 되요..
    맛난 것도 드시고 재미난 영화도 보시면서 기분 전환 하셔요..

  • 7. yk
    '05.4.5 12:57 PM (220.117.xxx.20)

    june님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3월초에 제 친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서 그것도 머나먼 미국에서...
    한참을 멍하게 지냈어요..운전하는것도 너무 무섭고(교통사고여서)
    그렇게 공부 열심히하다가 가버리다니 그러고 살면 뭐하나 허무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젠 생각이 바뀌었어요,,
    다들 언젠가는 다른 세상으로 가는 건데 조금 일찍 가 있는거라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지 부끄럽지 않고,,미련남지 않게 열심히 살자 였어요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다시금 좀 헤이해진 생활,,june님 덕분에 다시 홧팅하며 열심히 지내렵니다
    june님도 어려우시겠지만 좋은 생각, 좋은 글 많이 읽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으시길 바래요..
    june님 화이팅!!

  • 8. 다린엄마
    '05.4.5 3:50 PM (222.237.xxx.151)

    타국에서 혼자 공부하면서 힘들다는 것이 바로 이런 순간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지고 우울해지고 이 세상이 버겁게 느껴질때,
    한국에서 극복될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가중치가 붙게 되고 혼자 힘으로 일어서야 할 경우가 많지요.
    넘어서세요. 인간은 의외로 강하답니다. 이런 시기를 극복하고 강한 인간으로 다시 나세요.

  • 9. gawaiico
    '05.4.5 3:54 PM (211.50.xxx.38)

    친구들과 어울려 맛있는거 먹고 공원에 나가 좋은 햇빛과 공기도 즐기세요... 좋은 글 읽고 좋은 생각하시면서 마음을 다스리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따뜻한 허브티도 즐기시구요....

  • 10. june
    '05.4.6 10:35 AM (68.101.xxx.154)

    포비쫑님.
    감사합니다. 저 역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깊이 빠져 드는 느낌에 불편했거든요.
    포비쫑님 말씀대로 생각을 줄이고 밖에 나가 광합성이라도 해야겠어요.
    조언 감사합니다.


    jasmine님.
    이 동네에 불행하게도 산이 없어요.
    정말 마음 같아서는 낙산사 같은 곳에서 며칠 지냈으면 하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에요.
    내일 낮에는 학교 캠퍼스라도 걸어 다녀야 겠어요.
    jasmine님 말씀대로 더 이상 아무일 없었으면 좋겠어요.

    폴라님.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고등학교때 교목선생님이 학생들 명부를 놓고 한사람 한사람을 위해 늘 기도 하신다며
    힘이 들때 누군가, 적어도 당신이 나를 위해 기도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씀하시곤 하셨거든요.
    폴라님의 기도가 제겐 커다란 힘이 되네요.

  • 11. june
    '05.4.6 10:42 AM (68.101.xxx.154)

    런~님.
    런~님의 글을 보자마자 친구에게 전화 했답니다.
    내일 잠깐 들려 줄 수 있냐고 하니까 당연히 오겠다네요.
    둘이서 커피라도 한잔씩 마시면서 수다라도 잠깐 나눠야겠어요.


    이영희님.
    저도 히치 참 재밌게 봤답니다.
    디비디가 아직 안나와서 아직도 개봉관이 있으면 이번주말에 다시 봐야겠어요.
    생각해 보니 근래에 그 영화 만큼 보고 나서 즐거웠던 영화가 없었던거 같아요.
    잠깐 잊고 있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champlain님
    잘 지내시죠? 캐나다가 그립지는 않으신지요?
    아직 잘 대응하지 못해서 그러는 것 같아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기운차리고 한번 잘 버텨내 보려구요!

  • 12. june
    '05.4.6 10:50 AM (68.101.xxx.154)

    yk님.
    제가 가장 고민 되었던 것은요. 슬퍼해야하나 내일있을 경제시험을 위해 밤세워 공부해야 하나 였어요.
    가만히 시험공부를 하고 있자니 웃기기도 하고... 정말 눈물이 아니라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그런데 결국은 살아남은 사람. 아니 살아 있는 사람들은 다 맡은 바 소임이 있으니 지금 제 자신에 충실해야겠다는 결론이 나 더라구요. 너무 이기적인가요?
    지금 이 순간, 후회없이 열심히 사는 길이 애도를 표하는 길이라고 마음대로 정하고 그렇게 살려고 해요.
    yk님도 힘내세요.

    다린엄마님.
    조언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나약한 모습을 내 보였나봐요.
    거뜬하게 털고 일어나기엔 아직 무리지만 노력해서 앞으론 좋은 모습만 보여 드릴께요.
    곰곰히 생각해 보니 다 제 마음에서 비롯되는 듯해요.
    마음 굳게 먹고 잘 버텨 내보렵니다.

    gawaiico님.
    감사합니다. 따뜻한 차한잔에 좋은 책 한권이면 모든 시름을 잊곤 하던 저였는데.
    요즘 너무 여린모습만 보이고 약한척 했던거 같아요.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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