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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선물이 왜 이렇게도 많은지(감동의 선물)

정말 미남 조회수 : 939
작성일 : 2004-12-24 06:59:38
요즘 사실 제 기분이 말이 아니었거든요.
한달 전부터 일이 끝이 없는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각자 자기  업무 처리 끝내 가는데 저는 공동일에만 매달려 '스트레스' 그 자체였지요.
크리스마스 연휴, 결혼기념일 계획조차 세우질 못해서 우울 모드였죠.

그런데 어제 너무 선물을 많이 받았어요.
그것도 감동의 선물을 .....
힘든 마음에 여러 사람들에게 선물을 푸짐하게 받고 보니 마음이 짜안하더군요.

조례하러 교실에 들어갔는데 교탁위에 편지와 조그마한 물건이 있는 거예요.
이게 웬 거냐고 물었더니 우리반 애 엄마가 주신거랍니다.
아이들 기분도 있고 해서 포장지를 끌러 보았지요.
20셑티정도 되는 동그란 퀼트 작품이였어요. 곰돌이 그림에 한땀 한땀 꿰맨 것이요.
그리고 편지를 읽어보았죠.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우리 아인 장점이 많은 아이입니다.... 라고 씌여있는 엄마의 말씀에 눈물이 나오려고 했어요.
그 아이는 정신지체 2급입니다.
아이의 장점을 인정해 줄 줄 아는 엄마의 정신력과 가치관과 애정에 감동을 먹었더랬죠.
그 아이도 참 예쁩니다.
이걸 만들면서 "엄마는 얼마나 아들을 생각했을까?" 엄마의 마음이 짐작이 갔지요.

그리고 점심 시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식당에 그 애가 안 보이길래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누가 데리고 오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사실 식당에 안 오려고 해요. 주위 친구들이 강제로 데려와야 한답니다.)
계속 주시를 해보니 친구들에게 호위(?)를 받으면서 내려오더군요.
속썩이는 우리반 녀석들... 인정들은 엄청 많습니다.
우리반의 최대 장점이라고 제가 늘 애기해 줍니다.

그 애가 매우 즐거운 표정이어서 계속 지켜보았죠.
식당 아주머니들이 음식을 주면서 그 애에게 "많이 먹어야 한다"면서 하나하나 신경을 써 주시더군요.
조금 있으니 조리사님까지 따라와서 식기 바로 놓아 주시고 의자 빼 주시고 등 토닥여 주고...
또 감동이었습니다.

그 애는 식사가 끝내면 같이 식사한 애들과 저한테 옵니다.
자기가 먹은 음식양을 저한테 보고(?) 해야 하거든요.
남김없이 다 먹었다는 말을 들으면 저 또 한번 감동먹는답니다.

저녁 식사 후 남편이, 등 뒤에 감춘 두툼한 편지 봉투를 제 손에 쥐어 주며
"우리집에 산타가 왔다 갔다" 이러더군요.
(왠 이상한 소리를?)
결혼 기념일이 바로 직전이라 남편의 애교쯤으로 이해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고...
아버님께서 제 생일을 축하하신다면서 현금을 보내셨더군요.
(침 꼴깍)
물질에 눈이 멀어 얼른 세어보았죠. 30만원
(아- 이렇게  빠른 손놀림.)

해마다 케잌과 장미,난 등을 보내 주시는데 이번에는 기대하지 안했거든요.
아버님 어머님 생신일에 저희가 참석을 못해서.....
아버님께서 서운한 마음을 접어시고 이렇게 선물까지 보내 주시니 ..
저 또 감동 먹었답니다.
아버님의 사랑과 인품에 고개 숙여집니다.

저에게 보내신 축하메세지 보여 드리고 싶어요.

"사랑하는 아델라"
생일과 영명을 축하한다.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항상 너희들 곁에 있단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건강하기를 빈다

우리 아버님 멋쟁이시죠?

어제는 정말 행복하고 감동이 있는 하루였습니다.
IP : 222.97.xxx.13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lyu
    '04.12.24 7:54 AM (220.118.xxx.53)

    탄생일 축하합니다!
    얼마나 복이 많으신지요.
    사람만한 축복이 없지요.

  • 2. 겨란
    '04.12.24 8:18 AM (211.119.xxx.119)

    어머 어멋!!!
    감동적인 사연이네요!!!!!
    미남님 생신 축하드려요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새해에도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 3. 베네치아
    '04.12.24 8:59 AM (211.207.xxx.136)

    그 상황을 너무 예쁜 마음으로 받아들이시는 님이 더 예쁘세요. ^^

  • 4. 어중간한와이푸
    '04.12.24 9:23 AM (218.53.xxx.24)

    어머 진짜 멋쟁이 아버님이시네요.
    그러셨구나. 정신지체 장애아를 돌보시기가 여간 힘들지 않으실텐데...
    주변에 자폐아 엄마가 있어 자주 들었답니다. 정말 훌륭한 선생님 이실것 같네요.
    행복한 성탄 보내세요.

  • 5. 보들이
    '04.12.24 9:34 AM (221.155.xxx.24)

    정말미남님과 반아이들 너무 너무 이뻐서 꼬옥 안아주고 싶네요


    성탄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 6. peacemaker
    '04.12.24 10:06 AM (218.155.xxx.107)

    저도 감동 !!! ㅠ.ㅠ..

  • 7. toosweet
    '04.12.24 10:10 AM (61.72.xxx.161)

    넘 부러워요.......ㅠㅠ 그런 멋진 시아버님.......
    글구 님은 넘 좋은 선생님이신거 같아요............. 정말 따뜻한 크리스마스 맞으시겠네요...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8. 이지은
    '04.12.24 1:17 PM (210.124.xxx.33)

    눈물날라고 해요...ㅠ.ㅠ...

  • 9. Adella
    '04.12.25 4:35 PM (210.117.xxx.206)

    우와 저랑 같은 세례명이시네요. 정말미남님~

    맘 따뜻한 성탄이 되신것 같아서 정말 축하드려요. 부럽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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