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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지리덕에 장가간 울신랑.

깜찌기 펭 조회수 : 893
작성일 : 2004-12-21 19:18:52
어부현종님께서 올리신 복어지리..
시원한 국물맛나는 사진보니 생각는 일이있어서요.. ^^;

일화를 듣기전, 미리 귀뜸드리면 친정부모님의 성격입니다.
친정아빠 - 심술굳어 보일만큼, 사람놀리는걸 좋아하세요.  
                한번 필받으면 그사람이 눈물보일때까지 화려한 언변으로 놀리는데, 주 타켓은 친정엄마입니다.
친정엄마 - 예민하고, 말수없고, 귀한 막내딸로 크셔서 아주 고집쎄고.. 눈도 커서 엄청 잘 웁니다.  
               뭔가 분하면 대들며 싸우기보단, 울면서 삐지고.. 몇달을 안푸는 타입이죠.    


작년 봄은 친정엄마과 울신랑의 기싸움이 치열했습니다.
청송으로 딸시집안보내려는 울엄마와 어째뜬 결혼허락받으려는 울신랑의 잔머리싸움의 연속이였어요.
울엄마.. 평소 저혈압이라 결혼말린다고 흥분하다 쓰러져서 병원에도 몇번 업혀가고... -_-;;
작년초부터, 봄까지 몇달을 그리 반대하셨죠.

울신랑.. 시댁에서도 뭐라시고, 오기가 생겼는지 하루는 독한술몇병들고 포항친정집에 쳐들어가 술먹고 하루 잤습니다.
그때 울아부지꼐는 점수 왕창 따서, 결혼허락의 뜻으로 아침상까지 받았어요.

그날 아침메뉴는.. 복어지리.  
친정엄마의 주특기메뉴.. 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꼬.. --;;
복어지리를 좋아하는 울엄마가 죽도시장에서 호기심에 복어를 처음 사온날이였어요.
일단, 복어파는 분꼐 들은데로 보기엔 맛나보이게 끓여 아침상에 내셨습니다.

친정아빠.. 복어지리를 보더니만, 친정엄마놀릴 껀수하나 잡았습니다.

"이거 어디서 샀노? "
"죽도시장이라고 다~ 복어자격증있는 사람이 파는줄 아나? "
"식구다죽일려고 자격증확인도 안하고 샀나? 아니, 식구뿐만 아니라, 미운 사위도 보내고싶어서 하필 오늘 아침 끓이나? "
"복어독이 얼마나 무서운데, 겁도없이 이걸 사서 끓일생각을 했노?? "
...
..
.
-_-;;;

이와중에, 분위기파악 못하는 저는 "엄마..난 안먹어. 복어싫어하는거 알지?"

친정엄마.. 계속된 아빠의 놀림에 눈에선 눈물이 그렁그렁..
분해서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떠놓은 국 다~~ 냄비로 붓더니, 국냄비 꼭 안고 "아무도 먹지마.." 한마디하고 혼자드시기 시작했어요.

울신랑.. 눈물 뚝-뚝- 흘리는 엄마옆에 붙어서, "장모님.. 제가 복어지리 얼마나 좋아하는지 어찌아셨어요?" 라며 달라붙어 한그릇떠서 잘먹더군요.

아침밥먹고, 신랑과 저는 직장때문에 부모님꼐 인사드리고 대구로 떠났습니다.
차에 타자마자, 울신랑왈..

" 야.. 내가 쪼금이라도 이상증상보이면 바로 병원가라. 복어독 무섭다던데.. -_-;; "

그렇게 겁나면 그걸 왜먹었냐고 제가 구박하니, 울신랑.. 친정아빠가 그러시니 진짜 복국먹고 죽을까 겁은 나는데, 친정엄마꼐 점수는 따야되고.. 미치겠더랍니다. ㅋㅋ
어째뜬, 복어독이 없어선가 울신랑과 친정엄마는 아직 무사하시고.. 한그릇 잘~ 먹어주는 모습이 이뻐서 결혼승낙까지 받아 잘살고있습니다. ㅎㅎ
그날 이후.. 복어지리는 울엄마의 주특기 요리로 오르긴 했는데, 식구중 엄마만 잘드신다는 전설이.. --;;


ps 신랑아..이글보니 생각나지? ㅋㅋ
     나도 끓여줄까?
IP : 220.89.xxx.1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12.21 7:28 PM (218.236.xxx.131)

    ^^

  • 2. 깜찌기 펭
    '04.12.21 7:49 PM (61.249.xxx.5)

    신랑왈~~~ 야..그날은 두번생각해도 아찔하다......움하하하하하...

  • 3. beawoman
    '04.12.21 8:09 PM (211.223.xxx.169)

    저두 복어지리 넘넘 좋아해요. 친정 엄마에게 저좀 소개시켜줘요

  • 4. 헤스티아
    '04.12.21 8:31 PM (221.147.xxx.84)

    앗 펭님도 어렵게 승락받아 결혼했군요.. 저두저두!! 제 남편은 그런 박력도 없어서.. 곤란했는뎅^^;;

    넘 재미있어요!!! 즐태하세요!!

  • 5. 김혜경
    '04.12.21 9:48 PM (218.237.xxx.121)

    어머님과 친하게 지내고 싶네요!! ^^

  • 6. 김민지
    '04.12.21 10:38 PM (210.222.xxx.213)

    저희 남편도 그랬어요..자취 생활 십년에..비슷하네요..바뻐서 옷은 다 시모가 사주고..결혼해서 하나하나 코치하고 가르치지 이제좀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 찾아가고 정리도 나름 좀 하고 그러네요..남자들 다그래요..
    허!나! 님 남친...걸리는게 하루에 5번 이상 어머니랑 통화한다는데...마마 보이 아닌가요? 나중에 결혼생활도 꼬치꼬치 그렇게 전화 할건가? 좀 그렇네요..옷못입는거 정리못하고 지저분한거는 고칠수 있어도 마마보이는 김어준이 그랬다죠.? 호환마마보다 무서운게 마마보이라고..다른것보다 결혼하기전 그걸 유심히 잘 보세요..

  • 7. 깜찌기 펭
    '04.12.21 10:53 PM (220.81.xxx.206)

    저희부모님이 좀.. 보면 웃겨요. -_-;
    그 연세에 벨리댄스하다 허리삐는 엄마나.. 아직도 마누라 울리는 재미로 놀릴꺼리 찾는 아빠나.. --;;

  • 8. 제민
    '04.12.22 2:02 AM (168.122.xxx.176)

    어머니.... 너무 귀여우셔요.. 우리집은 엄마아빠 다 약간 찬바람 쌩쌩~ 하게 생겼는데... 오히려 아빠가 왕눈이................. -_=

  • 9. 키세스
    '04.12.22 10:43 AM (211.177.xxx.141)

    목숨 걸고 지켜낸 사랑이라고 제목을 지으시지... ㅋㅋㅋ
    참 사랑이 뭔지... ^^;;

  • 10. 웃음보따리
    '04.12.22 2:51 PM (211.104.xxx.129)

    제 고향이 포항이거 아시죠? 펭 선배님~ 헤~
    저희 엄마 복지리 정말 시원하게 끓이시거든요..
    하루는 복지리 먹는데 아빠가
    "어!" "이게 뭐꼬! 복어 알 아이가~ 엄마가 딸래미 죽일 뻔 했네"
    뭘 꺼내셨습니다. 집에서 먹는 복지리 안심하고 먹었는데..
    참나.. 그날 아빠가 정말 뭘 꺼내신건지 참말인지 농담인지 아직도 구분을 못하겠습니다마는..
    그날 그 기분.. 정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그 기분.. 아직도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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