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내가 남편과 결혼 한 두 번 째 이유
새 옷을 샀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한 번 씩은 있겠지만 유난히 나한테 잘 어울리는 옷이 걸릴 때가 있다.
원래 패션에는 감각이 없고 옷 사는 걸 귀찮게 생각하는 괴상한 성격이라 어쩌다 한 번 옷이라도 살라 치면 그냥 두어 군데 다녀보고 가게점원이 '잘 어울리세요' 어떠구 하면 사 버리는 나.
이번에도 그렇게 산 옷인데 보는 사람마다 잘어울린 다며 ...
내가 봐도 괜찮게골랐다 싶게 결점은 덮어주고 장점을 살려 주는 옷...
데이트할 때 입고 나갔다.
내심 속으로는 이쁘단 말 한마디 듣고 싶었다.
저만치 커피숍 앞에 서 있는 그 사람이 보였다.
(우리는 연애할 때 돈이 없어서 커피숍에서 만나지 않고 '** 커피숍 앞' 이렇게 장소를 정했다.
밥먹으면 어차피 차 마셔야 하는데 커피숍에서 만나면 차 부터 마시고 밥먹고 또 차마시고...
돈 아까우니까 커피숍 앞에서 만나서 밥부터 먹고 그담에 커피숍에서 죽치는 작전을 구사했다)
내 가슴이 뛴다. 멋있어서...
그가 날 봤다.
웃는다.
그가 말한다.
"예쁜 옷 샀네."
(그럼 그렇지, ㅎㅎ... 다음말을 기다린다. 잘 어울린다.예쁘다. 눈부시다... 뭐 그런말...)
그의 말이 계속된다.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이뿌네. 남자들이 막 꼬이겠어. 마치..."
(내가 기다린 말...꽃에 벌들이 모여들 듯이 뭐 이런말)
"마치, 쉰밥에 파리가 들끓 듯이 말이야"
윽 !!!!
그렇다면 나는 쉰밥이고, 자기는 꼬여든 *파리란 말인가?
우이 쒸 ---------------------
우리는 같은 해에 졸업을 했다.
우리 졸업때는 졸업식 날 한복을 입는게 유행이었다.
(우리 학교 만 그랬나 ?)
그 날 하루를 위해서 맞춘 한복.....
떨쳐입고 졸업식 장에 들어가기 전에 그와 만나기로 한 커피숍에 갔다
(그 날은 특별한 날이므로 커피숍에서 약속을...)
그가 저기 앉아있네. 친구들이랑.
한복 치맛자락을 다소곳이 잡고 다가갔다.
'와!'
친구들이 탄성을 질렀다.
(사실 모든 몸매를 커버해 주는 한복 입고 안 이쁜 여자 있나 ?)
그가 말했다.
"야, 한복입으니까 꼭 누구같냐면..."
(난 기대했다. 우아하고 귀티나는 별당아씨 뭐 그런거...)
"꼭 주모 같다"
우이 쒸 --------------------------
이것이 내가 울 남편과 결혼한 두 번째 이유다.
왜
냐
구
요
?
그 흔한 작업멘트 한나 날릴 줄 모르는 그 남자가 오히려 순수해 보이지 뭐유.
1. 가을&들꽃
'04.12.20 12:06 AM (219.240.xxx.15)호호.
고단수 작업 멘트가 아니었을까 하는.... =3=3=32. ..
'04.12.20 12:16 AM (218.51.xxx.236)눈에 뭐가 씌우면 그런 무뚝뚝함도 사내다움으로 비춰질수 있다죠.ㅎㅎ
저도 주책바가지님 같은 케이스인데..
그 멋지던 과묵함(남자다움)은.....말주변없음이었고,
그 고독해보이던 그의 모습은 지독하게도 비사교적이던 그의 본질이었다죠.
결혼하고 나서 한 해 두 해 가면서 벗겨지는 그의 실체...
돌리도~~~~~(무르고 싶당..ㅜ.ㅜ)3. 리틀봉맘
'04.12.20 12:21 AM (211.246.xxx.186)ㅋㅋㅋㅋ 황당한 멘트였어여....
울 신랑한테 얘기해주면서 어찌나 웃었던지....
너무 행복해 보여서 좋아보입니다....4. yuni
'04.12.20 12:28 AM (211.204.xxx.10)하하하....^^*
5. 핑키
'04.12.20 1:04 AM (221.151.xxx.212)쉰밥에 파리...여기서 웃다가 기절했습니다. ^^;
6. 별조각
'04.12.20 8:55 AM (211.169.xxx.182)ㅎㅎ 저는요..
사귀면서 편지가 왔는데 '.. 소똥구리가 똥 굴리듯이 사이좋게 지내자..'
하필 소똥구리에 똥입니까..^^;;
꿀벌도 있고 개미도 있고 같이 일하는 동물들이 얼마나 많은데~..
공대생들의 한계라 생각해요~^^7. 봄나물
'04.12.20 8:58 AM (218.48.xxx.219)ㅎㅎㅎ~ 별조각님 말씀도 올인이네요 ^^
8. 공대생마눌
'04.12.20 10:00 AM (220.117.xxx.84)ㅋㅋ;; 공대생.. 그렇죠.. 마자요..
9. 나공대생
'04.12.20 10:41 AM (203.238.xxx.212)우~~띠!!
10. 레몬트리
'04.12.20 1:06 PM (221.167.xxx.230)큭큭...
별조각님이 더 웃겨요~ 우헤헤헤^^11. 주책바가지
'04.12.20 1:14 PM (210.206.xxx.248)이공계는 난데...
우리 남편은 경영학 전공인데...
그래도 결혼 하고는 절 닮아가는지 제법 분위기 맞추는 웃기는 말도 해서 절 뒤집어 지게 한답니다.
그리고 남들이랑 토론할 때 보면 (정치나 경제 , 역사 뭐 그런거...) 어찌나 말을 잘 하는지 거의 리드하거든요.
역시 순수한 게 맞겠죠 ?12. 헤르미온느
'04.12.20 1:23 PM (218.145.xxx.78)주모...ㅎㅎ...술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동경의 대상이셨을것 같네요..^^
귀여우신데요...^^13. 김혜경
'04.12.21 12:14 AM (218.237.xxx.150)ㅋㅋ...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27790 | 18개월 아이 선물 추천해주세요~ 4 | 이모 | 2004/12/20 | 908 |
27789 | 유학가는 친구에게 6 | 친구 | 2004/12/20 | 901 |
27788 | 연말정산 학원비는 어디까지? 5 | 수수꽃다리 | 2004/12/20 | 939 |
27787 | 겁이 나네요 1 | 미니맘 | 2004/12/20 | 880 |
27786 | 좀 두꺼운 스치로폼, 어디서 사나요? 2 | 궁금 | 2004/12/20 | 933 |
27785 | 남자의 외모... 15 | 익명 | 2004/12/20 | 1,612 |
27784 | 신혼집을 구하려는데 도움 좀 주세요.. 5 | 양양이 | 2004/12/20 | 905 |
27783 | 김포에 잘하는 치과 있으면 추천 좀 해주세요. 1 | 치과 | 2004/12/20 | 934 |
27782 | 힐튼 일폰테 이태리식당 질문이요~ 5 | .. | 2004/12/20 | 1,599 |
27781 | 대학원 자녀나 배우자 두신분요... 7 | 상담요..... | 2004/12/20 | 908 |
27780 | 연말정산 지난후 사용한 영수증은 내년에 환급받을수 있나요? 3 | 연말정산 | 2004/12/20 | 877 |
27779 | 대전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도와주세요. 4 | 제로미 | 2004/12/20 | 913 |
27778 | 코트,혼수처럼 하나 장만하라시는데.. 잘 몰라서.. 29 | 코트사려구요.. | 2004/12/20 | 1,758 |
27777 | 요듬 글이 별로 안 올라 오는 것 같지 않아요? 2 | 이상 | 2004/12/20 | 927 |
27776 | 멸치국물이 좀 이상해서요 2 | 멸치 | 2004/12/20 | 876 |
27775 | 덧니 빼고 치열 교정하신 분, 계세요? 5 | 메리골드 | 2004/12/20 | 943 |
27774 | 생년월일과 혈액형으로 보는.. 영화점 21 | 코코넛푸딩바.. | 2004/12/20 | 1,147 |
27773 | 서로에게 너무 사랑스런(?)그들... 21 | 익명이고파요.. | 2004/12/20 | 1,608 |
27772 | 크로스백이 먼가요? 2 | 무시기 | 2004/12/20 | 885 |
27771 | 내가 남편과 결혼 한 두 번 째 이유 13 | 주책바가지 | 2004/12/20 | 1,613 |
27770 | 적당한 답변이 있나요? 11 | 고민 | 2004/12/19 | 1,019 |
27769 | 걱정이 현실로... 4 | 김민지 | 2004/12/19 | 1,384 |
27768 | 깁니다. 제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14 | 답답해서요 | 2004/12/19 | 2,128 |
27767 | SM7 가격이 얼마나 되나요? 6 | 검뎅이 | 2004/12/19 | 1,232 |
27766 | 7학년과 9학년...캐나다 조기유학가는데 필요한 한국 참고서? 3 | 유학(캐나다.. | 2004/12/19 | 907 |
27765 | 채소 재배하시는 분 2 | 와까바 | 2004/12/19 | 889 |
27764 | [질문]쓰레기봉투 어떻게 하시나요?[급] 1 | 고민녀 | 2004/12/19 | 1,132 |
27763 | 구기동 교통이 어떤가요 7 | 12월 | 2004/12/19 | 1,264 |
27762 | 환불 문제... 5 | 기분울적 | 2004/12/19 | 888 |
27761 | 사이즈 큰 옷에 관한 질문입니다...-.-;; 4 | 장미정원 | 2004/12/19 | 1,1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