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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을 놓아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모르겠어요..

고민미혼 조회수 : 1,774
작성일 : 2004-12-19 13:53:18

안녕하세요.........

일요일 오후, 답답하기만 합니다.

결혼을 전제로 2년 사귄 남친이 있습니다.......... 저는 서른이구요. 남친은 서른둘예요.

아이 같기도 하지만, 묵묵하고 성실한 사람이죠.

남자는 여자가 자기보다 더 나은점이 있을 때 깊은 사랑을 느낀다고 하죠.
연애초기에는 제가 자기에 비할바 안되는 너무나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더군요.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지만, 전 그렇게 느꼈습니다.

저는 열심히 살려고 노력도 많이 했는데, 제가 워낙에 염세적인 구석이 있어요. 사춘기때 특히 심했구요.

얼마 전에 둘이서 아이 낳을 이야기를 하다가, 저에게 철녀가 되기를 요구하는 바람에, (현실적으로 그렇죠) 제가 그만, 아이 낳기 싫다고, 이 희망없는 세상에 아이 낳고 기르기 싫다고 요목조목 말을 해버렸어요..
난 태어났기 때문에 사는거라고, 그렇지만 한번 태어난 거 그냥 즐겁고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은 하지만 나같은 삶 아이에게 살게 하기 싫다고, 남보기엔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이제까지 살아온게 너무 힘들었다고 오버해서 얘길 다 해버렸습니다. 사실은 남친이 저에게 요구하는 바가 너무 많아 걱정이 되었었어요.

길어지는 연애에 가뜩이나 저에게 많이 시들해졌던 남친,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더군요.

저보고 문제가 많다고, 사상이 불순하다고 하더군요.

예전에도 자잘한 일로 가끔 다툼이 있었지만 지금은 남친이 저를 피하는 것 같아요.

제가 해명도 했어요. 문자로..

완벽한 사람을 원하는거 같아서 걱정되어서 혼란이 왔다, 나도 잘하고 싶다,
우리 잘 안될거 같으면 눈치라도 달라고 말이죠. 떨어져준다고..

그랬더니 아니래요.. 그사람도 저를 선뜻 놓지는 못한 것 같구요,
남친은 저랑 깨야 하나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듯합니다.

저도 고민이 되지만, (남친은 자상한 남편감은 못되어요. 그게 얼마나 제 마음고생을 시킬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놓아주어야 하는지.. 잡아야 하는지..

저에게 마음이 아직 남아있다면 잡고 싶고, 그렇지 않다면 저는 떠나보내고 싶어요.

그런데 남친이 워낙에 단정적으로 이야기를 안하는 성격예요. 연애 처음부터..

신중하다면 신중한거고 우유부단하다면 우유부단한건데.. 하여간 그런 성격이 있어요.

다그치면 다그칠수록 더 동굴 안으로 기어들어가는.. 그래서 터놓고 이야기해달라, 그런게 소용이 없어요.

남자한테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저는 지금 그렇지 못한 것 같거든요.

몇 줄 글로서 제 모든 상황을 다 표현하진 못할테지만,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친은 제가 전화하면 받을 때도 있고 여러번 걸어도 안받을 때도 있고, 저를 피하려고만 하는 것 같아요..

어제도 오늘도 만나지 않았구요. 크리스마스 이브 때는 만날거냐고 했더니 그땐 만난다네요.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하죠.

남친의 마음이 떠난 것 같았을 때는 떠나보내야 하겠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  

글이 혼란스러워지네요.. 일단 제가 맘을 정해야 할텐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 둘이 정말 특별하게 잘 맞는 구석이 있거든요. 그래도 남친 맘이 떠났다면 제가 붙잡을 순 없다는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제가 매달리면 마음 약해질 사람이란거, 아는데, 그래도 매달려선 안되겠죠.

떠나보내야 한다면, 어떻게 사랑하던 사람을 떠나보낼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IP : 222.106.xxx.23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모카치노
    '04.12.19 2:53 PM (220.127.xxx.129)

    익명으로 쓰지 않을께요..
    님꼐서 아직 그 분을 사랑하고 계신거가 느껴지네요.. 나는 여전히 사랑하는데 그쪽이 가려고 할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붙잡아놓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예요 그치만 반대로 생각하면, 나는 그쪽에 대해 이미 시들해졌는데 그쪽이 애태우고 계속 전화기다리고 만나자 그러고 한다면 오히려 더 싫어지고 피하고 싶어하는 것도 사람인거 같아요, 참 간사하죠...
    피하기만 하시는 남자분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무책임하시네요.. 어쩃거나 많은 시간을 함께 사귀어온 님께서 답답해하실만 하세요.. 두분께서 솔직하게 대화해 보시는 게 중요할거 같습니다
    결혼이란 건, 마지못한 선택이 아니라 최선의 선택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전
    혹여 떠나보내시더라도 그건 또다른 사랑을 찾게 될 기회가 될겁니다, 님을 더 아껴줄 누군가가 나타날 거라고 믿어요^^
    우유부단하며 거기다 마음까지 떠난 남자... 결혼상대자론 아니올시다라고 봅니다...

  • 2. ..........
    '04.12.19 2:57 PM (210.115.xxx.169)

    질문이 좀........저도 어떻게 붙잡아야하나...로 읽히는 데요.
    이미 놓아줄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 3. 제가 보기에
    '04.12.19 3:53 PM (222.103.xxx.65)

    보낼준비 안 되신 것 맞구요,

    아직 단정적으로 끝날 것 같지도 않구요.

    신중한 남성이라면 염세적인 사람을 아내로 맞는 것 신중하게 생각할 겁니다. 참 힘들대요.
    염세적인 본인도 그렇지만. 이건 제 남편이 저에게 하는 말입니다.
    그러니 남자 친구분께서 글쓴 분을 사랑한다면
    님을 떠는 것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염세적인 성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지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시간이 필요 할거구요.

  • 4. 연애란..
    '04.12.19 4:41 PM (211.177.xxx.121)

    어떻게 붙잡아야 하나...로 저도 읽힙니다.

    소시적에 연애 좀 해본 제가 한마디 하자면... 원래 남녀사이의 역학관계란...
    보내고싶지 않은 사람은 부득부득 떠나고, 안와줬으면 하는 사람은 내 옆을 맴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사실 남녀관계에서 내가 보낸다 해서 안갈사람이 가는거 아니구요.
    내가 안보내겠다고 해도 갈 사람은 갑니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내가 포기한 순간 다시 다가오는 사람이 가끔 있더라구요..
    근데 또 웃긴건 뭔지 아세요? 진심으로 포기하지 않은 상황에선 절대 다시 오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내가 포기한 순간 다시 다가온 사람은.... 그땐 내가 진심으로 포기했기에 다시 받아줄 수가 없더군요.

    제가 생각할 땐...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남아있는 사람하고
    인연이 닿아서 결혼하게 되는거 같아요. 너무너무 힘든 사랑..저도 몇번 했는데요.
    막상 결혼한 신랑 만났을 땐...정말 모든 것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결혼까지 하게되더라구요..

    보낸다. 안보낸다 하지 마시구..
    그냥 최선을 다해 본인 삶을 사세요. 그러다가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이 정말 내 사람이랍니다.

  • 5. 로그아웃
    '04.12.19 9:54 PM (194.80.xxx.10)

    우디 알랜은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염세주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어요.
    염세주의자가 아닌 사람들은 바보들이라고.

    저도 염세주의자라서 결혼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았어요.
    다행이 남편이 제 의사를 존중해주는 편이라서 지금까지 잘 지내왔습니다.

    남자친구분이 님보고 문제가 많다고, 사상이 불순하다고 한 점이 마음에 안 듭니다.

    제가 보기엔 염세주의자는 삶에 대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생각이 깊은 사람입니다.

    염세주의자가 아니라도, 요즘 부부들 이 힘든 세상에 꼭 아이를 낳아야 되나...고민 많이 하죠.

    님에게 잘 맞는 분은 그런 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던지...
    아니면, 우리 둘이 함께라면 아이를 낳아도 잘 키울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사람일거에요.

    그리고 남자 친구가 자상한 남편감이 아니라는 것도 이미 알고 계시네요.
    자상한 사람인가 아닌가. 이거 정말 중요합니다.

    위에 연애란.님의 말씀이 전적으로 옳습니다.
    맨 마지막 줄이 특히...

    그 남자분 떠나가도 님에겐 아쉬울 건 하나도 없다에 한표!

  • 6. 그리고
    '04.12.19 9:58 PM (194.80.xxx.10)

    오래 사귀면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하게 잘 맞는 구석 한가지 쯤은 다 발견하게 됩니다.
    그거에 너무 연연해 하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님과 특별하게 잘 맞는 남자들이 이 세상에 기본으로 한 타스 정도는 있다고 생각하세요.

  • 7. 님을
    '04.12.20 7:23 AM (211.201.xxx.145)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에게 미련 갖지 마세요.
    아닌것 같아요. 헤어지시고요..
    님을 온전히 사랑해줄수 있는 그런 남자 꼬옥 있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위에 로그아웃님 정말 철학적인 말씀이세요.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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