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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사건

장수산나 조회수 : 1,365
작성일 : 2004-09-24 08:50:50
저녁쌀을 안치려는데 바푸리가 들어섭니다.
"오매매...울아들 뭔일이여~? 워째 벌써 왔는감?"
감기가 걸려서 병원에 들러 주사한대 맞고 약 먹고 한숨 푹 자려고
조퇴를 했다고 합니다.

"엄마~ 우리집앞에 누가 똥싸놨네~ 누가 그런거야?"
"옴마야~똥은 뭔 또오옹~~~~~?"
"나가봐~ 대문앞에 누가 똥싸놨어~"
설마하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나가보니 2층에서 3층 울집으로 올라오는
계단에 참말루 똥이!!!!! 그것두 진짜 똥이 있는 겁니다.

굵기는 3,5센티정도, 길이는 30센티 이상되는
무지막지 + 엄청시러븐 + 시커먼스한 똥덩거리 하나가
기역자로 꺽어져 널부러져 있는 겁니다.
그 옆으로는 똥부럽지 않을만큼 기세당당한 오줌강이 유유히 계단으로 흘러내리고 있는 중....

어째 이런일이~~~
기가막혀 웃음밖에 안나옵니다.

바푸리랑 둘이서 허리가 꺽어지게 한바탕 웃고 나설랑은
일단 사건해결을 해야만 했습니다.

범인을 잡기위한 단서 하나~
어른똥이라고 확신할 만큼의 엄청스런 크기였는데 알고 보니 남자아이임에 틀림없는
팬티한장이 똥이 묻은 상태로 사건현장 1미터 내외에서 발견!
단서 두울~
완벽한 범죄를 위해 증거물(똥)을 치우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듯한 후딱 뒤집힌 채  
발견된 고무장갑 두쪽...

우리집 앞 골목은 동네아그들의 놀이터임다.
많이 모일때는 거의 스무명 정도가 모여서 난리굿을 치는 곳임다.
순발력있게 한숨에 뛰어내려가
"야~ 이눔들아! 아줌마네 집앞에 똥싼눔 누구여~~~~~"
하고 호기롭게 소리를 쳤습니다.

치던 장난을 일제히 멈추고 황토난닝구 차림의 황토아줌마(울동네에서는 수산나를 그렇게 부름)를
매롱매롱 쳐다보며 새까만 눈을 반짝반짝거리는 폼새가 전혀 알 수 없다는 듯한 얼굴임다.
"몰라요~ 우리는 암것두 몰라요~~"
합창하듯 모름을 주장하는 아그들은 자신들의 결백을 알아달라는 표정임다.

수산나콜롬보....하는 수 없이 뒤돌아와설랑은  똥 치울 일에 절망하던 중....
서글서글 + 씨원씨원한 울아들 바푸리가 어느새 비닐장갑을 척척 끼더니만
똥을 치워줍니다.
"엄마, 내가 누구냐? 개까페에서 알바경력 6개월이잖어~~~~
개수십마리 똥도 한시간에 다 치운 실력이니까 이 정도쯤이야 뭐~~~~~캬캬캬"

"밥풀아~우리집에 존 일이 생길라나봐 그치?
똥덩거리가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큰게 대문앞에 널부러져 있으니 아매두 돈덩거리가
막 굴러들어올 모앵이여~~~~ 안그려?"

"울엄마, 진짜 성격조오타~~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좋아라 하는 아줌마가 대한민국에 몇명이나 있을까?
역쉬....난 운이 좋은 놈이야~
이렇게 성격좋은 엄마아들로 태어났으니 얼마나 행운아냐~ 안그래 엄마?"

밥풀이의 립서비스에 또한번 상승세를 탄 수산나주가가
바로 상종가를 사정없이 쳐뿌렸슴다. ㅋㅋㅋ...

계단을 오르내릴때 마다 아이구, 저누무 계단을 한번 확 쓸어내려얄낀데.....
하믄서 맘만 묵었던 꼬지지한 계단 물청소를 상종가 기운으로다가  3층부터 1층까지  한바탕 하고나니,
저녁밥숟가락을 드는 손이 벌벌벌 떨립니다.

언눔인지 똥을 눌라믄 한자리에 앉아 얌전히나 누시지....
계단 손잡이며 벽에두 똥칠을......그러니 부실한 수산나가 힘깨나 썼지요 뭐~~~쉭쉭쉭

사건전모를 전해들은 바오로와 저녁밥 먹고 둘이서 손붙잡고
대화역 나가서 뭐하고 왔께에~~~~~~요?
.
.
.
.
.
.
.
.
.
.
.

정답 : 로또 사왔지용~~~~ㅎㅎㅎㅎ

"바오로, 우리 로또 당첨되믄 뭐하까? 우선 빚부터 샤아악 갚아야지 그쟈?
그라고 우리도 아침가리가서 살으까? 옴마,옴마 그라믄 을매나 좋겠노 그쟈~~응응응?"
"되기만 되봐라~~ 우리 수산나가 하고 접은거는 뭐든지 다 해줄끼다, 하모,하모...."

웬지....우리부부의 은밀한 대화를 엿들은 듯한
우리동네 별님이 옆동네 별님캉 단체루다가 반짝반짝거리며 수산나를 비웃는듯한 이 느낌....
이런걸 자격지심이라꼬 하는 걸까요?
-_-;;;;;


<꽁지글>
별님요~~
낼로 비웃었지요?
두고 보소!
내가 당첨만 됐다카는 날에는????
별님보다 더 이쁜 불꽃놀이를 확 해뿔끼다 뭐.....

IP : 61.80.xxx.234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환이맘
    '04.9.24 8:59 AM (210.105.xxx.253)

    ㅋㅋㅋㅋ 잘 알고 갑니당^^*
    로또 꼭 당첨 되시길 빌께여
    인상 만큼이나 푸근 하신 분이네여
    소개 해 주신 펜션에 얼마전에 다녀왔거든여
    주인 내외분의 친절을 흠뻑 받고 왔습니다
    아주 미인이시구여
    수산나님 얘길 했더니 잘 아냐고???
    그래서 아니라고 그냥 이름 만 안다고 ㅋㅋㅋ
    말씀 드렸죠
    아드님 성격도 압권이네여
    기준 종하지는 아침 이네여

  • 2. 김새봄
    '04.9.24 9:01 AM (211.211.xxx.223)

    하하하....수산나님~~~ 대박을 저도 빌어드릴꼐요.
    그리고 추석연휴 잘 보내세요.

  • 3. yuni
    '04.9.24 9:11 AM (211.210.xxx.116)

    정말로 자유게시판 분위기가 화악 살아나는 좋은글이에요.
    일산 사시나봐요??
    흠흠 역쉬 일산엔 인재가 많다니께.(나빼고. ㅠ.ㅠ)
    언제 한번 뵙고 싶어요~~~. *^^*
    아참!! 로.또. 당.첨.!!! 인.생. 역.전!!!! 아자!!!

  • 4. 다이아
    '04.9.24 9:16 AM (61.84.xxx.107)

    ㅎㅎㅎ * 얘기 정말 재밌네요..
    범인은 누굴까요?
    그래도 노력한 흔적(?)이 보이니 넘 미워하지 마세요.
    ㅋㅋ 노력이나 하지말지.. 울 수산나님 허리 뽀사지게..
    아침부터 * 얘기를 읽었음에도 기분좋네요.
    그리구.. 아드님 잘 키우셨네요. 멋져요.

  • 5. 선화공주
    '04.9.24 9:30 AM (211.219.xxx.163)

    하하하하....수산나님...연락처 혜경샘한테 남겨놓으셨죠??
    로또당첨되면 잠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리.....수산나님 연락처 미리미리 확보합시다!!^^
    저멀리 일산쪽에서 휘황찬란한 불꽃놀이가 펼쳐지길 확수고대하며....^^

  • 6. 열쩡
    '04.9.24 9:36 AM (220.118.xxx.242)

    수산나님 댁 앞에서 잠복 들어갑니다~

  • 7. 헤르미온느
    '04.9.24 9:37 AM (61.42.xxx.86)

    [닭]...^^
    부자되세요...해야 되는거죠?...^^

  • 8. 토이
    '04.9.24 10:19 AM (220.94.xxx.231)

    꼭 당첨되세요, 로또..^^
    성격좋은 아들이 참 부럽습니다..

  • 9. 신짱구
    '04.9.24 10:29 AM (211.253.xxx.36)

    "누가 내머리에 똥 쌋어?" 이라는 아그들 책이 있지요.

    두더지가 자기 머리에 똥 싼 녀석을 찾아다니는...

    수산나님 꼭 대박 나셔요.ㅎㅎㅎ

    근데 벌써 똥야그를 해부려서 어쩐대요?...(저 아무한테 말안할께요!)

  • 10. 은맘
    '04.9.24 10:35 AM (210.105.xxx.248)

    ㅋㅋㅋㅋㅋㅋ
    분명 좋은 징조이십니다.
    굳이 로또가 아니더라도 하느님의 은총이 있을것 같아요.
    특히 바풀이... ㅋㅋ

    근데 또~~ㅇ 도 치우고 하셨으니 범인을 색출하심이.... ㅋㅋ

  • 11. 하하하
    '04.9.24 10:59 AM (211.244.xxx.158)

    냄새나는 이야기를 이렇게 향기롭게 하시다니
    그런데 도선생께서도 왔다간 흔적으로 남긴다고도 하던데
    아이소행 인것 같으니 맘 놓으셔도 될듯
    (노력한 흔적?으로 보아)

  • 12. 달개비
    '04.9.24 10:59 AM (221.155.xxx.61)

    하하하...
    시원한글 잘 읽었어요.
    대박나세요.꼭요.

  • 13. 뽀삐
    '04.9.24 11:35 AM (211.215.xxx.57)

    갱상도 사투리가 참 정겹네요~~~

  • 14. ripplet
    '04.9.24 2:10 PM (211.51.xxx.211)

    여기서 아이가 태어난다면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품에서 못자라는 불행한 아이네요.
    참 어려운 선택입니다.
    아이를 생각하면 이렇게 해도 불행, 저렇게 해도 불행...

  • 15. 헤스티아
    '04.9.24 3:08 PM (211.227.xxx.75)

    그 엄청난 생산물을 거침없이 치운 아드님도 훌륭하고,,
    수산나님의 긍정적인 생활도 넘 보기좋습니다....
    ㅋㅋ;;
    (놀던놈들... 팬티 입고 있는지 확인해보시지 ㅋㅋ;; 농담입니다..)

  • 16. 마시오에
    '04.9.24 3:24 PM (222.115.xxx.108)

    저 아침에 밥먹으면서 이글보다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금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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