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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궁시렁...

생크림요구르트 조회수 : 1,245
작성일 : 2004-09-22 01:16:01
제가 지금 남편보다 월급을 훨씬 많이 받습니다.
어쩔 수 없죠. 대학입학동기고, 남편은 군대 갔다왔으니까요.
당연히 제가 먼저 전문의 따고 먼저 자리잡고 먼저 대우받을 수밖에요.
그건 전혀 불만 없습니다. 어차피, 경제적으로 남편 덕 볼 생각 없는걸요.
잘 풀려 잘 벌어오면 다행이고 아니더라도 나랑 같이 벌면 되고, 뭐 그런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그 자체는 정말로 진심으로 저의 불만사항이 아닌데...

이 인간, 가끔은 돈을 너무 우습게 아는 것 같아서 매우 걱정입니다-_-

물론 괜한 자격지심에 휩싸인다든가 하는 것보다야 백배 낫지만,
저같으면 제가 돈을 더 적게 번다면, 그래도 좀 아끼는 척이라도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남자, 그런 거 없습니다. 참 밝고 구김살없기도 하지요(-_-;;;;;;;;)
저더러, 추석연휴 때 어디 해외여행이나 다녀오라는 둥,
제 흑백핸폰이 맛이 가자 이왕이면 300만화소 디카폰을 사라는 둥,
심지어는, 자기도 그거 갖고 싶다고, 같이 하나씩 사자는 말까지...
사실은 조금 전 통화중에 그 말을 듣고, 제가 결정적으로 마음이 상했습니다.
이 인간이 지금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싶더군요.

그래서 못 참고 몇 마디 해버렸어요.
난 됐으니까 사려면 당신이나 사라,
지금 한푼이라도 아껴야 나중에 집 살 때 은행융자 덜 받지 않겠느냐,
나는 달마다 이자 낼 생각하니 벌써부터 속이 쓰리다,
하루빨리 집 사고 융자 갚아버리고...그래야 제대로 인생이 굴러가는 것 같겠는데,
이자도 얼마 안 나오는 은행에나 마냥 돈 넣어두자니 참 답답하다,

뭐 그런 밑도 끝도 없는 찬물끼얹기(;;;) 한바탕을 해댔더니
별 말 더 안 하고 시무룩하게 전화를 끊더군요.

아 젠장, 그런데 마음이 참 안좋습니다ㅠㅠ
괜히, 내가 돈 더 번다고 유세하는 것 같고....
사실 제가 남편의 경제관념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자신도 없습니다.
스스로가 유난히 구두쇠라는 자각은 있는지라...;;;;

이럴 땐 정말 집에서 남편 월급받아 살림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럼 정말이지 마음껏!! 남편 눈치 안 보고!!! 근검절약의 극치를 보여 줄 수 있는데!!!!!!
제가, 이것도 하지 말아야지 저것도 사지 말아야지 거리면서 열심히 궁상떨고 있으면,
남편이 옆에서, 에이 괜찮아 내가 그 정도는 벌어 올께, 하고 한 마디 해주고...
그런 아름다운 광경도 연출할 수 있을 텐데...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뭐 암튼...그렇습니다.
사실 평소에도 가끔 저런 식의 부딪침이 있어서....
생각해 보면 별 것도 아닌데, 뒷맛은 참 씁쓸하네요.

해답이 안 보이는군요; 자야겠습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겠지요...-.-;;
IP : 220.71.xxx.16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전에
    '04.9.22 1:45 AM (210.92.xxx.35)

    남편 공보의 할때, 주변에 포진해있는 총각 공보의들, 대출 척척 받아서 주식투자 하더군요...
    그때만 해도 의사들 몸값이 비싸서, 공보의 마치고 취직하면 1-2천 정도야 금방 갚을 수 있다고.....그리고 의대보내는게 돈이 많이 들어서 왠만큼 사는집 자식들이 많은 편이고, 어려운 집에서도 의사아들은 허리띠 졸라매면서 부족하지 않게 키우니 경제적 관념이 특히 없는것 같아요. 백몇십만원 월급받는 레지던트들이 한번씩 회식하면 엄청 좋은 음식점만 가더라구요..
    울 신랑 그나마 그런것 한심하게 생각하니 다행이죠뭐....
    현실점검? 을 시켜줄 사람 그래도 와이프 밖에 없는것 같아요...

  • 2. 홍이
    '04.9.22 9:43 AM (61.84.xxx.32)

    그야 물론 경제관념 없는 남편들도 문제지만(생크림님 남편분이야 심한건 아니네요)너무 짠돌이 남편도 문젠거 같아요 제 친구는 맞벌이하는데 남편이 집사봐야 돈안된다구 상가를 사서 분양해야 집세라도 받는다고 돈있어도 전세살고 집안사더니...
    이게 왠일입니까?팔천에 살던집 오백만 보태서 사라고 집주인이 머라할때 위 이론을 들먹이며 남편이 안사더니 그 집이 일억 오천이 넘는답니다 (대전)
    그 남편 만원짜리 사면 10년 만오천원짜리는 15년 입는게 목푭니다...
    아끼면 좋기야하지만...너무 그러는 것도 궁상스러워요...

  • 3. 요즈음
    '04.9.22 9:52 AM (218.145.xxx.128)

    두분이 전문직일 때, 요사이는 아주 특별한 케이스 아니고는, 그저 월급장이 수준이지요.
    님이 처음 취직해서 받는 월급치고는 다른 샐러리맨보다 약간 많지만(레지던트 기간의
    박봉을 생각하면, 많지도 않지만..) 몇년을 근무해도 월급이 오르기는 커녕, 오히려 감봉될
    확률이 더 많죠. 저축 열심히 해도 자기 집 사기가 상당히 어렵죠?

    그리고 남편이 과정을 다 마쳐도, 님보다 수입이 많다는 보장 없죠. 그래서 자기 수입범위에서
    남편도 합리적으로 소비해야 할 것 같네요. 특히 전문직아내를 가진 남편이 행여나 경제관념없이 아내가 벌어오는 수입까지 감안해서 소비를 한다면.... 나중에 님이 힘들 수 있어요.

    지금처럼 마음이 좀 쓰리더라도, 분명한 선과 메시지는 필요하구요.
    주위에서 가끔 전문직 남편은 자기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전문직아내는 경제와 가사를
    다 책임고 힘겨워 하는 분 있습니다.

    현명하게, 감정에 치우치지 않게 처음부터 길(?) 들이세요..... 아무리 남녀평등이라도
    아내가 해야 할 일이 더 많으니까, 최소한 경제만큼은 남편이 책임지고, 아내는 지극히
    품위유지비정도로 경제에 참여하게... 그것이 전문직여성이 행복해 질수있는 가장 보편적인
    생활입니다. 너무 씩씩한 여성...본인도, 남편도 상처받을 수 있습니다.

    님과 비슷한 자녀를 둔 전문직부부의 아내입니다

  • 4. 미나
    '04.9.22 9:56 AM (210.95.xxx.230)

    두분이 의사시라면...개업의 아니고 고용의라도 두분 월급이 천만원은 훨 넘으시겠네요...(제 동생이 의사인 관계로..얻어듣는 정보에 의하면) 큰 이변이 없는 한...앞으로 상향곡선 그리시겠구요...수입대비..남편분의 상태(?)에는 무리가 없으신거 같네요...

  • 5. 생크림요구르트
    '04.9.22 11:50 AM (218.145.xxx.169)

    음...참고로 남편은 이제 레지던트 2년차입니다;;
    한달 월급 200도 안 되는데, 그 중에서 적어도 6~70 이상은 자기 용돈으로 씁니다.
    물론 집에서 밥 먹는 일 거의 없으니 식비도 들고...자동차 유지비도 들어가고 하겠지만,
    그래도 저는 도대체 그 돈이 어디로 다 사라지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저는 처녀때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용돈 많이 써본 적 한 번도 없습니다.

    맨날 월말이면 돈 없어서 쩔쩔 매질 않나...-_-
    5만원으로 일주일 살아야 한다나 뭐라나...
    (그럼 저는 '힘들겠네?' 한마디 하고는 싸늘한 미소를 지어 주곤 하지요;;;;)
    이제 열흘만 있으면 제 생일인데,
    이 인간, 마누라 생일선물 살 돈이나 있으려나 걱정됩니다ㅠㅠ
    뭐 필통 한개라도 좋으니 제 날짜에 본인 손으로 받을 수만 있다면 기쁘겠습니다만...

    요즈음님 감사해요. 저 그런 말 듣고 싶었거든요.
    '마음이 좀 쓰리더라도 분명한 선과 메세지는 필요하다' 는 부분, 특히나...
    그 말씀 믿고 구두쇠의 길을 정진하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 6. 잠깐!
    '04.9.22 1:53 PM (211.176.xxx.192)

    제 남편도 의사지만 스스로를 지칭할 땐 부인이라고 안 하심이 나을 듯 =3=3=3

  • 7. 레몬트리
    '04.9.22 4:18 PM (211.225.xxx.68)

    생크림요쿠르트님~
    전업주부인 제 남편도 그래요.
    안그러신분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남자들이 경제관념이 없는지...쩝
    제 남편도 큰소리만 뻥치는 스타일이죠.
    이젠 세상의 쓴물 단물 다 맛봐서..그래도 좀 줄어들긴했지만..
    저 첨에 결혼하고서 죽는줄 알았답니다. "뭐 이런 인간이 있나하고.."
    스스로 더 많이 버시니.. 혹시 내가 내 남편에게 유세떠는게 아닐까? 자책감이 드시겠지만..
    말 안하면 남자들 잘 몰라요.
    입아프더라도 꾸준히... 자꾸 잔소리를 해줘야합니다.(너무 자존심 하지 않게...어렵죠? ^^;;)
    아내가 돈 벌어온다고 큰소리치느냐면서.. 화내는 남편이라면..
    아내가 전업주부였대도 역시 그런소리합니다." 돈도 못보는 주제에 뭔말이 많느냐..이런식으로요.. 사람 나름이라는거죠.
    따끔한 일침을.....가해주세요.

  • 8. 헤스티아
    '04.9.22 4:59 PM (147.46.xxx.146)

    휴우.. 곤란한 문제라는 생각이들어요..
    지난 일년동안 말다툼한 대부분의 문제의 원인을 곰곰히 따져보면, 원인의 일정부분은 남편의 자존심 문제인것 같더라구요...이 부분에 대하여 솔직하게 의견조율하는 것이 참 어려워요... 이 부분에 대하여 제가 권유해 드릴 수 있는 건 없구요.. (그냥 신세 타령입니다)

    그리고, 좀 사는 동네(?)의 전공의를 해서 그런지(아시죠..), 제 주변 전공의들은 한달 용돈 100만원도 더 쓰는 경우 많이 봤어요... 남자건 여자건요... 남편 분 용돈 수준이 그 정도시라면 아주 황당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핸드폰도 그렇구요(디카를 사시라니깐요!!)..

    그건 그렇고, 생크림님 남편과 제가 만나거나 제 남편과 생크림님이 만나면 왠지 진한 동지의식을 느낄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드는 군요 ^^;;; 헤헤~

  • 9. 토토
    '04.9.22 11:38 PM (219.250.xxx.233)

    우와~~ 한달에 용돈을 6-70이나 쓰시면 참 많이 쓰시네요~~
    레지던트 2년차면 바빠서 돈쓸시간 없지않나요????

    우리남편 참 착하네요~~생크림요구르트님 남편이 착하치않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저흰 맞벌이아니고 남편만 벌거든요
    제 남편은 밥도 다 병원에서 먹고..핸폰은 자동이체고 자동차기름값은 카드로 내고..
    용돈 진짜 한달에 10만원 쓰나???? 담배값밖에 안 쓰는데...

    어릴때부터 부유하게 쓰셔서 돈 씀씀이가 크신가 보네요.... 그래도 2년후에 전문의따시고
    하면 두분이 많이 버시니까 남들보다 훨씬 일찍 자리잡고,,여유있게 사실텐데요 뭘....

    그나저나 그 씀씀이를 좀 줄여들여야할듯..

  • 10. 몽당연필
    '04.9.22 11:49 PM (211.117.xxx.174)

    의사셨군요.
    님의 이름을 보면 군침이 돌아서~ 한 번 들어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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