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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울아빠 제사날..

짱여사 조회수 : 1,019
작성일 : 2004-09-04 12:08:45
벌써 3번째 지내는 제사군요..
제사가 가까워지면 늘 하듯..자꾸 눈물나고... 가슴 아프고.. 아직도 이러네요..^^;

울아빠 3년전에 돌아가셨어요.  
참 건강하신 분이였는데 몸살 하시더니.. 그게 간암이라네요. 것도 급성..
겨우 55살이였는데...  아직 큰딸 하나 밖에 시집 못 보냈는데...

전 울아빠를 아주 쏙 빼 닮았어요.. 얼굴, 식성, 기계치, 길치, 알콜 알레르기꺼정..
젤루 중요한 얼굴 작고 날씬한 몸매만 빼고는....ㅠ.ㅠ
자기 자신을 너무나 닮은  절 많이 편애하셔서 형제들도 엄마한테도 전 은근히 왕따였다죠..ㅎㅎㅎ
경상도 남자답게 아내인 엄마한텐 그리 좋은 남편은 아니였던거 같은데 자식들(딸 딸 딸 아들) 사랑은
대단하셨죠.

햄버거 먹고 싶다는 얘기에 1시간 거리인 '롯데리0'꺼정 가서 사다 주시고, 엄마랑 싸우면 자식들 다 데리고 집을 휙 나가 버리는.... (그땐 햄버거 가게가 그리 흔치 않았답니다..여긴 지방)
80년대 답지 않게 저희 가족은 안가본 관광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여행도 많이 다니고, 고민 상담도 아빠한테 했답니다..^^;

나름대로 공부도 그럭저럭한 소심한 범생이여서 저한테 기대도 많이 하셨는데..20살에 지금 제 남편 만나서 울아빠 속을 아주 까맣게 태우고....  못하신던 술도 많이 드시게 했는데..그게 원인은 아니였을까?
싶은 바보같은 생각도 들고..ㅎㅎㅎ

간암선고 받고 한달도 못 채우고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날 언니한테 "짱여사(제이름) 땜에 걱정이다. 용0(남편) 이랑 결혼하면 힘들텐데... 니가 좀 보살펴라..내 저거 땜에 걱정이다..걱정이다.."

제가 그랬어요.. 울아빠가 울신랑 가난한집 막내라고 저 고생시킬거라고 무자게 반대할때.. 홧김에..
" 난 결혼할때 아빠 손 안 잡고 들어갈거야.." 근데 그게 말이 씨가 되서...



아빠!  언젠가 물었지.. '내가 좋냐..용0가 좋냐?'  그땐 어려서 용0라고 했지만.. 이젠 아닌데...
아빠 말대로 남편이랑 결혼해서 좀 힘들지만...그래도 알지?  큰회사 취직해서 벌써 대리야..
작년에 작지만 아파트도 장만하고... 여전히 우리 둘이 서로 많이 사랑하고..행복해.
보고 싶네...  오늘도 평소처럼 아빠가 그리 좋아하던 커피 내가 타서 상에 올려줄깨..
제발 거기선 아프지마!!  사랑해...
IP : 211.194.xxx.173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늘사랑
    '04.9.4 12:16 PM (221.140.xxx.196)

    님 글 읽으면서 저도 눈물이 찔금 나오네요.저희 아빠도 저보고 결혼하지 말고 아빠랑 살자고 했는데,그래서인지 저 결혼 승락 받을때 저희 신랑 무지 놀라운 경험도 했었어요.

  • 2. 포포얌
    '04.9.4 12:25 PM (218.51.xxx.211)

    저희 시아버님 생각나네요..
    신랑 얘기론 그 어려운 살림에도 출장 다녀오실때는 삼남매를 위해서 그리고 집주인댁에 아이들 많아 죄송해서 항상 통닭 2마리를 튀려 오셨다는...
    경상도 남자들이 겉으론 그래도 속정은 있는 것 같더라구요..울 아버님은 젊어선 모르지만 지금은 어머님께 끔찍 하시거든요...저희 집과는 반대로 그리 이뻐하시던 딸이 먼저 세상을 떳지요...아버님과 술친구도 되어드리고 애인도 되어주었던...그런 딸이 먼저 가니..맘을 못잡으시더라구요..부모님이던 형제이던...옆에 있을때 잘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뭍는다는 말이 실감이 나더군요...그런거에 비함 우린 부모님들께 나이가 들어도 참 철없는 자식들 인거 같죠...우리 모두 부모님께 사랑하는 맘을 담아 보내드려요...

  • 3. 생강과자
    '04.9.4 12:29 PM (211.49.xxx.117)

    사랑하는 부모님...
    나이들고 시집가 자식 나으니 때때로 가슴이 저릴때가 있어요.

    짱여사님, 오늘 커피 특히 맛나게 타세요. 잘 다녀오세요

  • 4. 미스테리
    '04.9.4 12:44 PM (220.118.xxx.59)

    짱여사님이 이젠 저를 울리시네요...ㅠ.ㅜ
    울리고 나면 웃겨줘야 한다는거 알고 계시져???

  • 5. 미스테리
    '04.9.4 12:45 PM (220.118.xxx.59)

    참...하늘나라에서는 절대 안아프실껍니다!!

    저는 그렇게 미~~~씁니다!!! (장로님 기도 버젼)

  • 6. Ellie
    '04.9.4 1:42 PM (24.162.xxx.174)

    헝.. .너무 눈물나요...
    실은 저의 아버지도 건강이 많이 안좋으세요.
    다~ 못난 저 뒷바라지 하신다고...

    짱여사님...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저도 오늘따라 유난히도 아빠가 보고 싶네요.ㅠ.ㅠ

  • 7. 고미
    '04.9.4 1:54 PM (61.111.xxx.33)

    아빠의 사랑이 많이 그리운 사람 여기 한 명 또 있어요.
    저희 아버지는 제가 5살 때 돌아가셨어요.
    파일럿이셨던 아버지는 악천후에 어쩔 수 없이 비행하시다가 사고로 그만....
    제가 막내이고요 우리 큰 오빠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구요, 당시 우리 엄마는 복막염 수술하는라 병원에 계셨어요.
    엄마 쇼크 받으실까봐 엄마한테는 아빠 사고 당한 거 숨기고, 우리 오빠는 그래도 장남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엄마한테 내색도 안하고 그랬답니다.
    그래서 전 아빠와의 추억이 많지 않아요.
    제가 쌍둥이거든요. 언니랑 나랑 동시에 아빠 등에 업혀 있던 기억, 화장실이 무서워 못가다가(당시에는 거의 재래식 화장실이었음) 용기내어 똑똑 노크하고 가니까 기특하다며 예뻐해주시던 모습...
    짱여사님은 아버지와의 즐거웠던 기억은 많으시잖아요. 전 그게 부럽네요.
    아이 눈물나서 죽겠어요.
    암튼 우리 모두 부모님께 효도합시다.

  • 8. 밝은햇살
    '04.9.4 3:06 PM (61.102.xxx.100)

    저두 돌아가신 아버지생각이 많이나네요..
    돌아가신지 한참지났는데두 너무 보고 싶네요..
    자꾸 눈물이 나네요..

  • 9. 마농
    '04.9.4 3:08 PM (61.84.xxx.22)

    전..제사날 정말 죽은이가 온다고 믿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제사날되면..이것저것 말도 걸구..막 그래요.
    오늘 제사날..아버님께 다시 한번 사랑한다구..잘 살고 있다고
    말하세요.이미 잘 아시겠지만..그래도 아버님...흐뭇하니
    웃어주시면서 안심하시겠지요...

  • 10. 키세스
    '04.9.4 3:21 PM (211.176.xxx.134)

    저도 눈물이 막 흐르네요.
    아버지랑 짱여사님 서로 아끼는 마음이 보입니다. ㅠ,ㅠ
    얼마나 그리우실까?
    하늘에서 결혼 반대했던거 무안해하시게 엄청 행복하게 살아드리세요. 짱여사님!

  • 11. 깜찌기 펭
    '04.9.4 4:28 PM (220.81.xxx.227)

    짱여사님.. 아버님과 즐거웠던 기억 오래 간직하세요.
    하늘에선 건강한 모습으로 님을 보고 있으실꺼예요. --;

  • 12. 치즈
    '04.9.4 4:51 PM (211.194.xxx.140)

    코끝이 갑자기 찡해지네요.
    좋은 기억 많이 간직하시고
    하늘나라에서도 걱정하시지 말라고 남편 용ㅇ님과 행복한 모습 많이 보여주셔요.
    저도 아빠한테 전화해드릴까봐요.^^

  • 13. 김혜경
    '04.9.4 10:11 PM (219.241.xxx.198)

    짱여사님...눈물이 확 나오네요...
    용*님과 행복하게 사세요...그럼 아버님도 하늘나라에서 기뻐하실거에요..

  • 14. 라떼
    '04.9.5 12:12 AM (220.117.xxx.221)

    짱여사님.. 눈물나네요.. 아버님께서 하늘에서 웃으시며 지켜주고 계실꺼예요. 지난번 좋은말씀들 감사했어요..

  • 15. 김혜정
    '04.9.5 12:58 AM (211.59.xxx.125)

    오늘 아빠 흰머리 뽑고..엄마 흰머리 뽑고...내심 뿌듯해하며...어깨랑 눈이 튀어나올것 같이 아파도...흐뭇해하며...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님의 글을 보니...눈물이 왈칵...... 아마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하게 좋은곳에서 잘 쉬고 계실거라 믿고요~ 남편님과 행복하게 알콩달콩 잘 사시는 모습 ~ 많이 보여주시면 그걸로 아버님이 기뻐하실것 같아요~^^

  • 16. 저도
    '04.9.6 12:28 AM (220.122.xxx.163)

    글을 보니...저도 아빠가 너무 보고 싶네요...저희 아빤, 돌아가신지 아직 한달도 안됐어요..갑작스럽게 쓰러지셔서..일주일만에 가셨어요...혼수상태라 아무말씀도 못하시고, 눈도 못뜨시고..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네요...정말 계실때 잘해드릴걸..이런 후회 말도 못하게 하고...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뭐 이런 생각도 해보고..

    아빠 돌아가셔도 세상은 너무나 평온하게 잘 돌아가더군요...너무나 아무일 없다는듯...

    생각도 못해본 일이기에, 정말...너무 꿈같고 실제같지 않아요..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가겠죠?
    나중에 죽어서 아빠 만날 생각하면서 그나마 위로하고 있어요...

    짱여사님...뵌적은 없지만...우리 힘내요...그럼...

  • 17. 짱여사
    '04.9.6 9:42 AM (211.224.xxx.128)

    음~~ 주말내내 괜히 글 올렸나..싶어 고민했답니다.
    제사 잘 지냈구요..^^
    제사가 오면 어김없이 오는 가족들의 우울증...비슷한것도 해가 가니 조금씩 나아지나 봐요.
    아이 출근하자마자 또 눈물나오려고 해요.. 감사합니다.
    전 울아빠땜시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답니다. 여러분 아자 아자 홧팅!(비 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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