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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환자.......
그러고 일상에 묻혀 잊어 버렸다.
그리고 어제 막 점심 먹으러 나갈려 는데 항상의 웃는 모습으로 부부가 내 병원을 찾아 왔다.
난 속으로 웃으며( 며칠 전 생각으로) 반갑게 인사하고, 점심을 뒤로 하고 검사를 시작했다.
전적으로 환자와 의사로 만난 사이지만, 그 가족은 나를 믿고 1년에 한두번은 꼭 병원에 들렀었다.
그러기를 거의 10년이 되어가니, 그 환자의 친지들도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전화로도 나에게
의견을 묻곤하던 사람들.
그런데 작년, 정확히 2년 동안은 병원에는 몇번 들렀는데, 막상 본인은 검사를 안하고, 친인척분을
데려와서 나한테 진료를 받게 했다. 그 때 검사를 하자고 하니, 체중때문에 다이어트 한다고 괜찮다고
안하겠다 해서 나는 강요하지 않았다,(남자환자고 술때문에 복부비만이 좀 있었고, 당뇨가 조금).
요사이 조금 피곤하고, 검사를 해 본지가 오래되어(2년 반), 복부초음파검사를 먼저했다,
간에 여러개의 덩어리가 내 시야에 그대로 잡혔다. 내 눈을 의심하며 몇번이나 해 보아도 똑같은 결과...
정말 할 말이 없었다, 2년반 전의 초음파검사에서는 지방간소견만 있었고, 어떤 덩어리도 보이지
않았었다, 그 전에 덩어리가 있었다면 절대로 내가 놓칠 수 없는 간 부위에 여러개 덩어리가 .....
가장 먼저 간으로 전이된 암을 생각했다. 이번이 처음 시행한 초음파검사라면, 악성이 아닌 간의 다른
혈관종도 생각해 보겠지만... 정말로 아무리 생각해도 갑자기 나타난 덩어리들이었다.
그 전에 모든 검사에 이상이 없었던 환자이였는데... 체중감소도 없었는데....1년 반전의 7-8kg의
다이어트로 인한 체중감량은 이것과는 다른데....
남편과 함께 온, 그의 아내는 검사실 밖에서 신문을 뒤적이며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아! 그 때의 당혹감. 거의 내 가족과 같은 느낌의 그 마음저림.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잠깐의 망설임 후에, 다른 검사를 중단하고 그 결과를 그 부부에게 설명했다.
그 과정에 다른 환자는 못 보고 2시간을 소모했다. 최소한 6개월내지 1년에 한번은 하라던 검사를
본인이 안 했던 기억을 가진 그 환자에게 나는 아쉬음을 속으로 삮이고 위로하면서...
바로 대학병원에 입원수속하게하고, 가능성에 대한 많은 설명과 함께...
너무 보기에 아름다운 부부였는데( 이제겨우 50대초반), 남자환자는 그의 아내에게 참 다정다감했고,
그 아내는 남편을 사랑하는 모습이 표정에도 보이는...
'원장님, 저는 이렇게 빨리 정리해도 되는데, 이 사람을 혼자 어떻게 두죠?' '9월 28일 저사람하고
미국여행갈려고 비행기 티켓을 이렇게 받아 왔는데, 가기는 할 수 있을까요?'그의 아내는 내 앞에서
조용히 참고 있던 눈물을 눈안에 가득히.. '갈 수 있을 거예요. 먼저 병원부터 가요' 하고
내 병원을 나섰다. 나는 그 부부가 앞으로 겪어야 할 그 많은 회한과 고통을 생각하며 정말 하루종일
정신없이 일을 마쳤다,
갑자기 며칠 전, 그환자가 내 뇌리에 스친건 이유를 알 수 없는 예감이었던가....
제발 그부부가 그밤을 잘 보낼 수있게 해 달라고, 그리고 내가 본 소견이 오진이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잠을 청했다. 무언가 잘못된 것 같은...
정말로 어제는.... 의사인 것이 너무 싫었다,
1. 저런..
'04.8.24 12:58 PM (211.207.xxx.111)어른들이야 이혼을 해서 혼자 살든 말든...걱정이 안 되는데요
아이들이 정말 걱정이고 안되었네요.
아빠가 없이 엄마들이 키우는 아이들은 그래도 좀 나은 거 같은데
엄마 없이 아빠가 키우는 아이들은 많이 안되었어요.
어제 제 아이 학교에서 아빠만 있는 아이들 이야기를 들었는데
누나랑 남동생인데 그렇게 안 씻고 냄새 나고 성격도 안 좋아서 싸움하고 그런다 하더라구요.
초6인 누나이니까 동생도 돌보고 좀 그러지 않을까 했더니 그렇지도 않다고...
암튼 그 집은 왜 아빠만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엄마만 있어서 키우는 거랑은 많이 다르구나 했는데
여기서 또 아빠가 아이들 키우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비록 남의 이야기지만
정말 답답함이 밀려 오네요.
부디 아빠가 아이들 잘 키우셨으면 좋겠네요.2. 쵸콜릿
'04.8.24 2:24 PM (211.35.xxx.9)제 친구가...대학병원 외과병동에 간호사로 있습니다.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제일 마음이 많이 쓰이는 환자들이 암환자들이라고
암으로 입원해서 수술하고 나갔다가 몇년만에 재발되어 다시 들어오는 사람들
처음 암을 발견했을때는
살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희망을 가지고 수술도 하고 치료도 받고 하는데
재발 되어 들어온 환자들의 얼굴은...불길한 예감...거의 적중을한다고 하데요.
저도 큰병은 아니지만 정기검진 다녀야 하는데...꼬박 꼬박 다녀야겠군요.3. 힘내세요
'04.8.24 5:44 PM (220.122.xxx.17)의사분들 이럴 때 참 힘들거예요. 모두 그러신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이런분들을 도와주실수 있는 면도 있으니 회의를 느끼지 마시고 힘들어하지 마세요.4. 김혜경
'04.8.24 11:17 PM (211.178.xxx.7)이럴 때...참 마음이 안좋으시겠어요...의사라는 직업 참 힘드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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