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르담은 헤이그에서 차로 대략 30,40분 정도?
출퇴근 시간만 피하면 그리 먼 곳은 아니다.
네덜란드의 제 2의 도시,
네덜란드의 경제를 이끌어 온 세계 최대의 항구 도시로 이름난 곳.
로테르담이 세계 최대 무역항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북해로 흘러 들어가는 라인 강과 마스 강 하류의 델타 지역이라는 입지 조건 때문이다.
이곳의 유로포트(Europort)는 라인 강 하구 30km에 펼쳐져 있는 거대한 항구.
우리가 라인 강,하면 대부분 독일의 강으로만 떠올리겠지만 라인 강은 유럽 중부를 흐르는 국제 하천이다.
스위스 생고타르 산의 동쪽에서 발원하여 보덴 호를 이루고 본을 걸쳐 북독일 평원으로 나온 다음 네덜란드를 경유하여 북해로 흘러 들어간다.
바로 북해 연안의 로테르담,유로포트를 통해 유럽 내륙 지방과의 중요한 수송로 역을 함으로 그 물동량은 북아메리카의 5대호에 이어 세계 제 2위를 차지한다고.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수많은 컨테이너들.
수십만 톤급 탱커를 수용하는 도크와 점보 제트기가 들어가는 창고 등, 어마어마한 규모로 육상에서 견학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
유람선 스피도(spido)로 중심부만 구경하는데도 1시간이 걸린다.
제 2차 세계 대전 때 독일의 공습으로 도시가 거의 다 파괴된 탓에 건물이 현대식으로 웅장하고도 위트있게 지어진 것이 특징.
1940년 5월 공습을 기념한 브론즈 ‘심장이 찢겨진 남자’는 로테르담의 과거를 되새겨 준다.
스피도 유람선 선착장에서 가까운 에라스무스 대교는 그 매끈한 현대식 철교로 유명세.
갖가지 개성을 갖춘 현대식 건물들의 특색을 로테르담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중심부를 우선 설명하자면 레인반 거리와 뵈르스 광장이 센트럼 시내로 유명하다.
세계 최초 보행자 천국의 거리로 알려져 있는 이 몰은 연장 거리가 약 800m로 주변에 특이한 개성의 작은 박스로 지어진 카페와 기념품점 등이 줄지어져 있고 네덜란드에서는 보기 드물다는 지하 상가가 있다.
헤이그에도 같은 유명한 비옌코르프 백화점-무척 작고 볼거리가 거의 없다-이 있는데 같은 백화점이라고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로테르담의 백화점은 한국의 유명 백화점과 비교 될 만 하다.
무역센터 앞으로는 작은 종탑이 있는데 마침 오후 1시 쯤 종 세 개가 한참이나 울리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다른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을 다음으로 미루고 일단 근처의 해양 박물관을 선택했는데 3층으로 된 이 곳은 아이들이 놀 공간이 있어 인기인 듯 싶다.
입구 코너로 야외겸 실내 레스토랑이 있는데 야외에 배 모양의 미끄럼틀을 만들어 놓았다.역시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에게 편한 휴식처.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면 빨간 숱과 노란 큰 부리의 재미난 까마귀 속에 아이스크림이 담겨져 나온다.(네덜란드에서는 까마귀가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을런지도? 유명한 호텔의 상징도 까마귀던데......)
Ground floor-미국이나 유럽 쪽은 우리가 생각하는 1층이 0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2층은 1층으로 따져진다.
첫 입구부터 갖은 배의 모형에 각자 번호를 붙여 벽에 전시 해 놓은 것이 흥미로웠다.단 너무 높이 붙여 놔 배들을 제대로 감상 할 수 없다는게 단점.
해운으로 황금 시대를 누렸던 네덜란드.
에스파냐의 영토였던 네덜란드는 독립을 이룩하면서 에스파냐를 대신하여 동양 무역과 식민지 경영에 대신 나서 17세기 한때는 세계 제일의 상업국이였다.그러나 산업 혁명을 일으킨 영국에게 눌려 18세기 말부터 그 세력이 약해져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대부분 식민지가 독립을 했다.
1층에는 옛날의 세계 지도와 배 그림들이 있었는데 그 옛날 하늘에서 내려다 본 것도 아닌데 제법 정확히 어찌 저리 지도를 그렸을까,참으로 감탄을 했다.
특히 아시아 지도가 눈을 끌었는데 그곳에 중국과 우리 나라,일본이 정확히 그려져 있고 서해는 Yellow sea와 함께 놀랍게도 영문으로 Hwanghai라고 적혀 있는게 아닌가? 한문으로 읽혀져 황해라고 발음되어지는 건지?아니면 한국에 표류했다 탈출한 네덜란드 인에게 알려진 걸까?
물론 지도에는 독도와 울릉도까지는 그려져 있지 않고 제주도는 있었다.
우리가 배운 동해는 Japan sea로 씌여져 있고 일본은 Empire of Japan으로 적혀 있었다.
한때 아시아의 대제국이였던,아마도 지금도 그러할 일본의 힘을 새삼 느꼈다.
그 당시 강대국인 네덜란드와 교류가 원만하고 밀접했던 일본의 자세가 부럽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3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
대단하지는 않으나 다른 곳에서 유료로 볼 수 있는 움직이는 보트 타기라든가,선실의 느낌을 주는 놀이 방이 있고 직접 도르레의 힘으로 공을 올리는 놀이 등을 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자연스런 과학적 지식을 알려 주게 해 놨다.
야외는 미니 보트 장난감으로 물살의 흐름을 알게 해놨고 자동차와 배로 어떻게 짐을 들어 올려 운반하는지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놀이 공원 시설이다.
이것이 이 나라의 대단하면서 자연스런 교육이 아닌가 싶다.
놀이터 어디를 가든 대부분 모래 삽질을 하는 기구,즉 포크레인 기능을 하는 기구라든지 도르레,줄 타기 등 일종의 노동(?)을 요하는 놀이 시설이 꼭 있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놀이를 통해 일하는 방식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또한 박물관 앞에 옥외 시설로 뢰베 항에 정박해진 부펠 호 (de Buffel)는 박물관 티켓을 끊은 자에 한해 직접 들어가 구경을 할 수 있는데 19세기 때 실제 활약했던 배이다.
선실의 작은 방이며 선장실,식당,세면실 등을 두루 볼 수 있으며 선실 가운데에서는 부펠호의 역사에 대한 비디오도 상영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많은 박물관들.
사실 보고나면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보다는 별 것도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시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보고 기억 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준 나라,네덜란드.
나는 이 작은 나라가 어떻게 선진국으로 굳건히 다져졌는지 차츰 알 것 같다.
한 때는 해적이였던 가난한 네덜란드가 여전히 검소하고 소박하면서도 어느 나라 부럽지않은 선진국인 이유.
그들의 강인하고 열려진 정신,끝임없이 개발하고 도전하고 가르치는 개혁이 이 나라를 이렇게 키우고 있다.
지금 어린 우리 아이 둘에게 "뭘 느꼈니?"라기보다
"재미있니?"라는 질문이 더 합당하기에 무엇을 배운다라는 것을 바란다는 것이 우스우리라.
하지만 대신 늘 내가 배우고 있다.
내 자식에게 내가 무엇을 가르치며 느끼게 할 수 있을지,
새삼 내가 잘못 배운 것들을 그대로 강요하는 엄마가 되는 건 아닐지,
다시 한 번 생각 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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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가르침
kim hyunjoo 조회수 : 912
작성일 : 2004-07-24 12:02:33
IP : 81.205.xxx.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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