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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서요...

익명 조회수 : 1,679
작성일 : 2004-06-26 10:46:53
익명을 쓸까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남동생이 있습니다.
님동생의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사귄지는 오래되었어요.
저는 한 번도 교제에 반대한 적은 없습니다.
여자 쪽이 편모 슬하라든가 집안이 가난하다든가 고졸이라든가,
그런 이유로 반대할 정도로 저 속물적인 인간 아닙니다.
놀기 좋아하고 꾸미기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것도, 그 또래 여자애들 대부분이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어떤 사정이 있어서, 저희 부모님은 반대하시구요.
저는 그냥 중간에서, 부모님 하소연 들어 드리고 동생 얘기도 들어 주고...
그러면서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동생에게, 너무나 황당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여자친구한테, 가끔씩 돈을 준다는 거에요.
데이트비용 동생이 다 대는 거야 알고 있었지만,
이것저것 물건 사주기도 하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세상에, 용돈 하라고 현금을 주다니요.
주는 동생도 받는 그 여자친구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원조교제도 아니고 그게 뭐하는 짓이냐고 물었더니,
그 애가 불쌍하지 않냡니다.
자기는 생각 같아서는 그집 식구 생활비도 다 대주고 싶답니다.

집안형편 어렵다고는 하지만 그집 어머니 장사 하고 계시고,
본인은 대학 떨어지고 나서 지금은 공무원시험 준비하고 있다던데,
아니, 신체 건강하고 시간 남아도는 이십대 쳐녀가,
본인이 나서서 아르바이트만 해도 자기 용돈쯤은 충분히 벌 터인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남자친구한테 돈을 받는 건지...

제 동생도 한심스럽긴 마찬가지고...
한달에 월급 백만원 좀 더 받는 회사원일 뿐인데,
자기가 무슨 갑부라도 된다고 생각하는건지...

한참 고민했습니다.
제가 너무 야박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 하고.
남자형제, 아들 둔 여자들이 온갖 유세 떨면서
시누이노릇 시어미노릇 하는 거 그다지도 경멸해 왔던 제가,
지금 그거랑 똑같은 모습인건 아닌가, 하고.

하지만 역시 이건 아닌 것 같네요.
결혼도 안 한 사이에, 남자한테 돈을 받는다니,
아무리 액수가 적다고는 해도 도저히 어떻게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연애중인 동생이 이성적인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하기도 어렵고...
그냥 답답해서 궁시렁거려봤습니다...
IP : 218.145.xxx.17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INA
    '04.6.26 10:59 AM (211.173.xxx.13)

    글쎄요..그게 이상한건가요? 전 결혼전에..신랑한테 용돈도 가끔 받고.. 지갑에 돈도 넣어주고..저 또한.. 궁핍해^^;; 보일때 용돈도주고 택시비 하라고 돈주고~ 그랬었는데~~ 그게 이상한가요?

  • 2. 이상
    '04.6.26 11:00 AM (220.70.xxx.166)

    일방적으로 받는건 좀...

  • 3. 저도
    '04.6.26 11:04 AM (220.70.xxx.166)

    저도 제 남동생 여친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돈을 받는다면 화날것 같아요. 보아하니 그 여자분은 아무 꺼리낌없이 받는 것 같은데...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 4. 로로빈
    '04.6.26 11:22 AM (220.127.xxx.18)

    글쎄요, 이런 얘긴 익명으로 해야 돌 안 맞으려나?

    그래도 남동생분 앞으로 고생하실 일이 눈에 훤 합니다.
    너무 반대하면 역심이 들어 더 안 헤어지니까, 그냥 방관하며 놔 두시면 어떠신지요?
    시간이 가면 알아서 헤어질 듯... (남동생분도 인간이시니까 마음이 변하실 가능성이...)
    반대 내놓고 하면 정말 덧 납니다. 만나지 못하게 하면 더 만나고 싶쟎아요?
    겉으로는 관심 없는 척 놔 두세요.

  • 5. 겨란
    '04.6.26 11:40 AM (211.119.xxx.119)

    에휴
    주고싶은데 줘야지, 어떡해요.
    저도 옛날에 날백수랑 사귈때 용돈도 가끔 주고 옷도 사주고 데이트 비용의 80% 이상 다 내고
    그걸로 모자라 걔네 엄마한테 돈까지 빌려주고 했지요.

    옆에서 누가 뭐라 한들 귀에 들어오나요~
    솔직히 억울한 마음도 가끔 들었지만 그래도 내가 아니면 누가 이 불쌍한 인생을 보살펴주랴 싶은 것을...

    암튼 주고싶으면 주고,
    나중에 후회하고,
    뭐 그것이 인생.

  • 6. yuni
    '04.6.26 11:42 AM (211.210.xxx.80)

    제생각에도 원글님 말씀처럼
    신체 건강하고 시간 남아도는 이십대 쳐녀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남자친구한테 돈을 받는 건지
    받으면서 미안한 마음이나 거리낌은 안드는지..
    그여자분의 정신상태가 궁금하군요.

  • 7. teresah
    '04.6.26 11:57 AM (218.237.xxx.229)

    제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남자친구한테 용돈을 받다니 이상합니다.
    연애할때 데이트 비용 남자가 많이 부담하구 자기 여자친구 선물 사주고 하는거야 일반적이지만 현금을 받는 건 이상하지 않나요?
    저라면 남자친구가 줘도 기분나쁠거 같은데요. 로로빈님 말대로 만약에 결혼하면 남동생 고생문이 열린거 같은데요.

  • 8. 커피와케익
    '04.6.26 3:25 PM (203.229.xxx.149)

    저두 기본적으론 겨란님 말씀에 동감하지만..
    누나의 입장에서 남동생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싶은 심정은 당연하신 거죠..
    저두 아가씨 집안이 가난하건 어쩌건 하는 것보다두
    그렇게 손쉽게 사랑하는 남친에게 돈을 받을 수 있는 마인드가 좀 별로네요.
    자존심 문제도 있고..결혼이란 독립적인 두 인격체가 만나서 사는 건데..
    선물이나 데이트비용 정도야 남자가 일방적으로 부담한다고 쳐도..

    한마디로 가치관 문제겠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누님되시는 분이 구태여 말리시지 않아도
    오래가지는 않을 관계같지만..남동생분의 상처가 걱정되네요.

  • 9. 키세스
    '04.6.26 5:25 PM (211.176.xxx.151)

    커피와 케잌님 말씀처럼 오래 갈 사이는 아닌 것 같네요.
    그리고 데이트비용은 대등하게 내야 평등한 관계가 되는데... 쩝
    아가씨 탓만 할 수 없는게 동생분이 그리 버릇을 들인 것도 있구요.

    그런데 지금 집안에서 그 아가씨를 반대하면... 동생분은 갑자기 비련의 사랑의 주인공이 되어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이런 반응을 보일 겁니다.
    보기에 답답하셔도 직선적으로 반대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동생분이 알아가길 바라시는게
    나을 거예요.
    쬐끔씩 조언은 해도 괜찮겠죠? ^^;;

  • 10. aliceblue
    '04.6.26 8:30 PM (211.211.xxx.88)

    그 여자분 받으면서도 자기도 불편해하지 않을까요? 아무 거리낌 없이 받는다고 100% 확신할 수 없으니까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서 ^^;;; 어쨌든 돈을 받는다는 건 좀 민감한 문제기는 하네요.

  • 11. 익명^^
    '04.6.26 8:52 PM (211.107.xxx.150)

    7년 연예하다 결혼한 처자입니다. 연예한지 얼마 안되서 용돈을 받는건 좀 이상하지만
    한 5년 지나니 용돈받는거 별로 이상하지 않던데요. ^^ 결혼을 당연시 여겨서 그런건지..
    사람 나름이지만 오래 사귄 상태라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꺼예요
    남자가 사랑을 표현하는 한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고맙게 받고 썼지요
    제 친구들은 다 부러워하던데 ^^

  • 12. 저도 익명
    '04.6.27 7:55 AM (194.80.xxx.10)

    전 맞벌이를 하는데, 남편에게 돈받아 쓰는 일은 아주 드뭅니다.
    각자 지출하기로 한 분야가 달라서 둘 다 쓰는 돈과 남는 돈이 비슷합니다. 알아서 각자 통장에 저금하지요.

    어쩌다가 제가 찾아놓은 돈이 없어서 남편에게 몇만원 빌려서(?) 시장을 보거나 제 용돈으로 쓸 때가 있어요.

    이런 얘기 하니까 친정엄마 몹시 화내시네요. 남편 월급봉투 손에도 못쥐는 바보라고...

    전...결혼해도 각자 동등하게 생활비 내어 쓰는 것에 익숙한데...
    결혼전에 여자친구 에게 돈을 주는 남자도 있군요.
    그런 얘기 들으니 저희 남편 진짜 짠돌이 같네요.

  • 13. 앗. 그러고보니
    '04.6.28 1:10 PM (219.251.xxx.233)

    저도 글 읽으면서 좀 이상한 여자친구인가보다 했는데 생각해 보니 저도 신랑한테 연애시절 돈받은 적 있네요.

    전 대학 1학년때부터 아르바이트로 부모님께 용돈 거의 받지 않았거든요. 졸업하고 직장을 얻긴 했지만 돈을 많이 버는 직종은 아니라서 적금붓고 빠듯했어요. 그때는 그래도 직장다닐때라 제가 밥도 사고 데이트 비용 잘냈는데 중간에 제가 직장 그만 두고 잠시 공부한 적 있거든요. 그때 평소 제 계좌번호 알던 남자친구(지금 신랑이죠)가 매달 현금20만원을 한 5~6개월 정도 입금했줬었는데 처음엔 거부감이 많이 가더니 나중엔 오래 사귄 사이인데다 곧 결혼할 거라 생각하니 그것도 적응되더라구요. (간사 ㅎㅎㅎ~)

    저 대학다닐때 우리과에는 부잣집 남자애랑 사귀는 애 있었는데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그애도 맨날 통장으로 돈을 받았다는 소문이...

  • 14. 유로피안
    '04.6.29 4:00 PM (220.74.xxx.10)

    저도 얼핏 남에 얘기로 들었을 때는 그 처자 좀 이상하다 했는데, 생각해 보니 저도 대학 때 남자친구(지금의 신랑)한테 가끔 용돈 받고 그랬어요 데이트 비용은 당연히 남자친구가 100% 부담했었고, 옷도 잘 사주고, 기분 좋으라고 현금으로 용돈도 주고...한 번도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거 같아요 나중에 취직하고 나서도 저는 월급 받는 처지고, 신랑은 자기 사업해서 여유가 있던고로 가끔 담북담북 용돈주고 그랬었는데...
    지난 달에 결혼했는데, 결혼하고는 사정이 달라졌어요 ^^
    생활비 제가 부담하기로 했어요 신랑이 몇 달 전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했는데, 그게 자리 잡힐 때까지 제가 생활 책임지기로... 신랑은 아파트 관리비랑 공과금만 내요 물론 자기 용돈이랑 기름값, 종신보험료등도 본인이 부담하죠 그 이외에는(별로 들어갈 곳도 없지만서도...) 제가 다 하기로 했어요 양가 부모님 용돈이나 식료품비, 외식비,경조사비용 등등
    받을 때나 줄 때나 이상하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편한대로, 상황대로 하는거죠
    좀 있다가 저 일하기 싫어지면 그 때는 제가 신랑 등에 찰싹 매달려 기생하면되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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