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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남인가 봅니다.

이런저런 조회수 : 1,338
작성일 : 2004-05-18 02:34:40
결혼한지 칠개월째, 사는것이 다 그렇듯 평범한 하루하루 입니다. 기대심이 많으신 시부모님 덕분에 그것에 맞추어 가는냐, 신혼의 단꿈도 없는 그런 생활이기도 하지요.

연애할때는 서로의 단점이 미워서 그렇게 싸웠지만, 결혼후에는 서로가 어찌지 못하는 그런 경계선이 생겼습니다. 서로의 부모님들이지요.

어떻게든 아들의 힘을 받아서 이젠 편하게 살고 싶고, 아들 며느리의 효를 받고 싶다고 하시는데, 제 짧은 생각으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저희에게 기대셨으면 하는 맘입니다.

두분 아직 환갑이 몇년정도 더 남았고, 주위를 봐도 그 연세까지는 다들 활기차게 사회생활을 하셔서 저도 왠지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맘으로 효를 못해드리고 있습니다.

아직 신혼이고 이것저것 부족한 사정이라서 솔직히 사는 재미가 없습니다. 남편 월급으론 겨우 한달한달 밥만 먹고 사는 수준이지요. 이런땐 배속의 아기마져 원망스럽습니다.

좀 제가 벌어서 아이를 가질껄하구요.  처음 아기가 내 배속에 있다는 그 경이롭기까지한 경험에 정말 너무 기뻐했죠. 지금은 한숨만 나오네요. 이아기가 나오면 더 깜깜합니다.

남편에게 한숨을 겨우 참으면서 말했습니다. 아기가 나온후에는 부모님 용돈은 좀 힘들겠다구요.

남편은 버럭 화를 냅니다. 다른 형제들도 아무말없이 다들 이제까지 드렸는데, 어찌 자기가 모른척 하냐구 하네요. 자기가 노가다를 해서라도 어떻게든 드릴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말라고 으름장을 놓는 남편을 보면서 더 한숨이 나왔습니다. 대학교 다니다가 군대 제대하고 아주 잠깐했던 노가다를 생각하고 하는 말이었겠지요.

저는 왜 이렇게 제 아기만 생각할까요? 그 순간 그렇게 벌어서라도 다 아기를 위해서 썼으면 하는 맘이었습니다. 그렇게 벌어 보태어도 한참을 부족한데라는 생각만 들었네요.

시부모님께 용돈을 드릴때, 혹시나하고 제가 공연히 니들 돈 들어갈때 많으니까 써라하고 말씀하실까 기대하지만 그냥 아무말 없이 받으시네요. 아버님 수입이 조금씩 줄어들어가니까 어쩔수 없겠지요.

지나가다가 너무 예쁜 아기용품을 볼때마다 가슴이 저려옵니다.  남편은 자기 조카들이 쓰던거를 물려받으면 된다고 하는데, 모든 엄마들의 맘은 안그렇겠지요?

아마 친정부모님이 아기용품 일체를 사줄실꺼에요. 저희 형편이 어려운거 항상 안타까워하시고, 가끔씩 고기랑 과일 사먹으라고 몰래몰래 제 가방에 넣어두시거든요. 첨에는 속상했지만 그걸로 먹고 싶은거 사먹으니까 또 좋기도 했습니다.  아기를 위한다고 바보스럽게 넘겼죠.

여기에 대해서 남편은 또 할말이 많습니다. 주말마다 시댁에 갈때마다 시어머니가 바리바리 반찬을 싸주시는데 무슨 소리 하냐고 하겠죠? 정말 솔직히 시댁 음식 입에 안맞습니다. 너무 기름지고 짜고 맵고 그리고 다 남편이 즐겨 먹는 반찬뿐이죠. 싱겁게 먹는 며느리 음식에 뭐라고 하시니까요.  자기아들 살빠지까봐 항상 근심스러워 하시죠. 남편은 딱 봐도 살찐것이 티가 나는 비반형입니다.

이젠 남편이 옆에는 자는 꼴도 보기 싫습니다. 숨소리도 짜증나구요.  입덧이 줄고 나니까 짜증만 더 느네요. 자기 부모님이 얘기가 나오면 다 욕한다고 괜히 더 난리치는 꼴에 더이상 뭐라고 하기도 싫어지고, 더 남편이랑 대화가 없어집니다. 휴우~이렇게 아기를 낳는다면 그땐 더 고민이 많아지겠지요?









IP : 61.73.xxx.21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짱여사
    '04.5.18 11:09 AM (211.194.xxx.124)

    이제 결혼 7개월째인데 사는게 재미없다는 말이 참 가슴아프네요..
    아직 환갑도 안 되신 어른들이..벌써부터.... -.-
    지금 임신중이시라 많이 예민해지신거 같은데, 일단 남자들 아기 낳으면 생각이 많이 달라진다고 들었어요..^^

    울옆집언니 얘기해 드릴께요..님이랑 너무 똑같아요..
    처세술의 여왕이라..제가 그쪽으론 참 존경하는 언니여요..^^
    남편월급 120만원, 와이프월급 100만원으로 아이둘 키우고, 시댁생활비 60만원씩 드리고...
    참 답이 없드래요.. 아이가 쌍둥이라 아기 낳기전엔 엻심 허리띠 졸라매고 살다가 도저히 안 되겠었어, 남편한테 얘기했더니 버럭 소리지르드래요..
    그래서 경제권을 남편한테 주고, 난 도저히 못 맞추겠다 하고..
    남편이 세금, 놀이방비, 용돈등등 빼고 나면 할달 생활비가 항상 적자이니 위기감을 느껴서, 용돈도 아껴쓰고, 본인이 자진해서 시댁 용돈 20만원 낮추고.......
    물론 이 언니는 중간중간 애교도 좀 떨고, 여우짓도 좀 하긴 했지만...

    님!! 친정에서 과일,고기 사 먹으라고 돈 주시면, 몰래몰래 꿍쳐 놓고 남편분한테 이것저것 사달라 하세요.. 아기용품도 친정에 괜찮다 하시던지, 아님 돈으로 받으시고 남편분이랑 같이 사러 가세요..남편분도 아기용품 가격 아셔야 해요....

  • 2. 홍이
    '04.5.18 12:26 PM (211.227.xxx.41)

    짱여사님 옆집언니 넘 현명하시네요 정말 남자들 살림시키면 입이 딱벌어질거에요 전 자동이체만해도...치매걸릴지경이라니까요..ㅠㅠ

  • 3. 스케치
    '04.5.18 8:41 PM (211.207.xxx.126)

    짱여사님
    처세술의 여왕 언니 얘기 좀더 풀어주세요
    저도 한수 배우고 싶어서요 ^^

  • 4. 맞아맞아
    '04.5.22 2:06 AM (221.139.xxx.92)

    친정에서 주시는 거 다 꿍쳐놓고 신랑한테 다 사달라 하세요.친정거는 공것으로 안다니깐요.
    남자들 물가 너무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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