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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 좀 쳐주세요..나쁜 엄마라고...

못난엄마 조회수 : 1,353
작성일 : 2004-05-17 22:43:27
자기 주장 강하고 이유 많고 아는 것 많은 7살 아들이 오늘 저를 미치게 만들었답니다.
아니, 저 혼자 미쳤지요. 엄마를 닮아서 예민하고 고집이 센건지...

낮에 친구랑 같이 하는 교구 수업때부터 수업중에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제게 2번이나 혼이 났고,
그러고도 계속 장난끼를 참지 못하고 그렇게 수업을 끝냈지요. 그리고는 제게 종아리를 7대 아프게 맞았어요. 그걸로 그쳤으면 좋았을것을.

수업 후 친구랑 친구엄마랑 단지내의 미술학원을 알아보러 갔어요. 근데 수업중인 그 곳에 남은 의자가 한 개였고, 친구가 먼저 앉게 되었지요. 그 때부터 제가 친구 엄마랑 얘기를 나눌 때까지 먼저 앉게 된 친구랑 실랑이에 옷을 잡아 끌고...제가 그 때부터 돌았답니다.

바로 집으로 와선 이번엔 8대를 때리고 그러고도 모자라 몇 대를 더 때리고는 쇼핑백에다 옷이랑 가방을 넣어서 현관밖으로 쫒아내버렸어요. 저 너무 잔인하죠?
제가 첨에 혼낼 때 또 다시 그러면 엄마 아들 안할거라고 협박을 했었거든요...

밖에서 울다 30분후에 벨을 누르대요. 제가 매정하게 너 필요없다고 했습니다. 조금 울먹이면서 잘못했다그러는 걸 그냥 모른 채 했지요.
결국 1시간 정도 되니 벨을 계속 누르길래 못 이기는 척하고 문을 열었지요.
담에 또 그러면 엄마가 나갈거라구요.

그러곤 다시 좋아져서 밥 먹고 책보고 유치원 숙제하다 잠이 들었답니다. 앞으로 일주일간 로보트, 게임, 테레비젼시청을 안하기로 하구요.

제가 너무 하죠? 저도 많이 참을려고 하고 요즘 많이 참고 타이르고 그랬었는데, 오늘 정말 꿀꿀합니다.
우리 아들이 친구들이랑은 좀 다르답니다. 유난히 감정기복도 심하고, 자기 주장이 넘 강하고, 승부욕도 지나치네요. 제 아들이라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니라 선생님들마다 다 그러신답니다. 에휴--
거기다 장난이 넘 심하고 눈치가 없는건지 물불을 못 가리는건지 대충의 분위기 파악도 전혀 안되고.
그래서 제게 더 혼이 나지요. 똑 같이 야단을 한 번 들으면 다른 친구들은 어느 정도 분위기 파악을 하고 알아서 정돈이 되는데 얘는 그게 안된답니다.

그래서 끝을 봐야 그제서야 딴사람이 되구요.
이런 아이 어떡하면 좋을지 정말 고민입니다.
IP : 211.203.xxx.1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경미
    '04.5.17 10:58 PM (221.147.xxx.120)

    아이는 엄마의 거울이랍니다. 아이의 감정기복이 심하다면 그건 엄마를 비추고 있기 때문이지요...엄마가 덜 감정적이 될수록 아이도 따라가고요.
    아이를 야단치시거나 벌주실 때 극단적인 얘기를 하시면 실천이 어려워져서 오히려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예를 들어 다음에 또 이러면 엄마가 나간다고 하신 뒤, 다음에 엄마가 나가지 않으면 거짓말이 되거든요. 그렇다고 아이가 잘못한 일 하나 때문에 엄마가 나가서도 안되고요.

    유치원 아이라면 일주일 간의 로보트, 게임, tv시청 금지가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아직은 시간개념이 잘 서있지 않기 때문에 막연한 얘기로 들릴 수 있지요.

    그리고 아이가 잘못했을 때 우선 매부터 드시면 잘못의 정도가 심해졌을 때에는 더 이상 할 방법이 없어집니다. 매를 더 때리는 것외에는 엄마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지니까요. 다른 벌칙을 개발(?)하셔서 다 쓰신 후에 잘 안될 때에 최종적인 방법으로 매를 드시는 것이 효과적일 겁니다. 7살 아이에게 매는 잠깐의 고통 외에는 큰 의미가 안 될 때가 더 많다는 것도 중요한 것이고요. 잠시 자기 방으로 보내거나(Time-out), 엄마가 너무 화가 나 있을 때에는 엄마가 자리를 피해 감정을 다스린 후에 아이를 만나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일주일간의 놀이 금지보다는 '오늘 저녁' 하루의 금지가 7살 아이에게는 더 실제적입니다.

  • 2. 키세스
    '04.5.17 11:22 PM (211.176.xxx.151)

    우리 딸도 일곱살이예요.
    말 안듣는 거... 말도 못해요.
    열댓번 말해도 안되고... ㅠ.ㅠ
    그런데 혼내는 것 보다는 칭찬요법이 잘 통해요.
    여자애라서 그런지 너의 의젓한 모습이 자랑스럽다... 이런 거에 많이 약해요.
    그냥 이 닦아라 보다는 지금 충치없는 예쁜이 계속 가지고 있으려면 이를 잘 닦아야 한다고 하니까 차에서 잠들어 안아다 뉘여도 중간에 깨서 이를 닦더라구요.
    그리고 미리 약속하고 주의 주면 혼낼 일이 줄어들더라구요.
    체벌은 정말 동경미님 말씀대로 하시면 좋겠구요.
    아이가 내맘대로 되지는 않을 거라고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해야해요. ㅠ.ㅠ
    그리고 종아리 때리신 거보다 문밖에 내보낸게 아이에겐 더 충격이었을 것 같아요.
    아이가 자라는데 엄마, 아빠는 내 울타리라는 느낌이 있어야 믿고 기댈 수 있는데...
    다음에 나간다고 하면 앉혀놓고 앞으로 어떻게 살건지 차근차근 물어보세요.
    그러다보면 아이 스스로 답을 얻는답니다.
    그렇다고 제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사람은 아니구요.
    저도 매일 머리를 쥐어뜯다 내린 결론입니다. ㅜ,ㅜ

  • 3. 갯마을농장
    '04.5.18 12:05 AM (220.119.xxx.178)

    제..생각엔 끝을 보는 상황 보다는 타이르고 조용히 세뇌 교육이 필요 하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저역시 어릴때 부모님 속 많이 썩히고 그랬거던요.
    세월이 지나면 자연히 해결 되지 않을까요..

  • 4. 오소리
    '04.5.18 12:12 AM (211.211.xxx.29)

    딴지는 아니지만, 그렇게 우는 애 대문 밖으로 쫓아내면 민폐라고 들었습니다.
    워낙에 공중도덕에 민감하잖아요.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땡깡부리는 아이 버릇 고친다고 그냥 두고 가버리는 엄마들 많잖아요.
    교육적인 효과도 없고, 불특정 다수에게 폐를 끼친다고 하네요.
    하기사 내 자식 땡깡 소리도 듣기 싫은데, 남이면 더하지 않겠어요?

  • 5. 로렌
    '04.5.18 12:47 AM (211.50.xxx.191)

    말이 그렇지 엄마들은 아무래도 이성적으로만 타이르기 쉽지않거든요 ...^^
    나쁜엄마는 아니시구요 ....다 자식 교육 하다보면 있는 일이죠 ..
    아0이가 넘 활발하고 기가 넘쳐서 그런거같은데 때린다고 될일은 아닌거같고
    무슨 운동 한가지 시켜서 넘쳐나는 장난기와 힘을 쓰도록 하면 어떨까요 ...
    운동 말고 뭐가 좋은게 있을지 얼른 생각이 안나네요 ...

  • 6. 아임오케이
    '04.5.18 1:07 AM (222.99.xxx.110)

    저도 아이들이나 남편에게는 감정조절이 안될때가 많거든요.
    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제는 일단 자리를 피합니다.

    부엌에서 파를 다듬든지(물론 씩씩거리면서요), 세탁기에 빨래를 담든지 하면서 시간을 3,4분만 보내도 좀 나아질 때가 많았어요, 저는.

    그 다음에 야단을 치거나 잔소리를 해도, 나중에 너무했구나 하고 후회할 일이 줄더라구요..
    그래도 감정이 북받칠때는 역시 힘들지요.

  • 7. 겨란
    '04.5.18 8:30 AM (211.119.xxx.119)

    푸하하 저는 온동네 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공터를 뺑뺑 돌면서 빗자루로 흠씬 얻어맞은 기억이 아직도 나요. 지금 생각하면 좋은 추억인거 같은데... 뭔가 제 무의식에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한번 때린걸로 넘 자책하지 마세요. 전 그렇게 맞고 자랐어도 이렇게 멀쩡하게 제 앞가림 하고 밥벌이 잘하고 에브리데이 홀리데이 잘만 사는데요 뭘. 그리고 엄마 아부지랑도 사이가 캡 좋답니다~ 애는 엄하게 키워야 커서 효도하는거 같아요 -.-

  • 8. 이영희
    '04.5.18 11:20 AM (211.192.xxx.156)

    얘 어릴때 내 쫓아봤습니다.ㅠ.ㅠ 잘못 했다는 소리 들으려고............... 5~6시간 지나도 꿈쩍 안더이다. 그자리 그대로.... 순찰 돌던 경찰이 엄마한테 잘못 했다고하고 들어가라해도 입도 뻥긋 안하더이다.물론 울지도 않고....그속터지는걸 뉘 알리요. 결국 신랑에게 잘 얘기하고 데리고 들어오라했습니다. 그이후 그나쁜 버릇 완전히 사라졌지만 그얘의 고집은 ............정말 잘못할때 엄마의 타협하지않는 강도를 자식도 알아야 천방지축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요즘 젊은 엄마들 아이 그냥 (자긴 우아하게 먹으면서 모든 사람 피해 주는데 신경안쓰고.....) 놔둘때...이해 안가요. 엄할때 엄하고 사랑할때 사랑해야지,, 얼마나 버릇 없는지

  • 9. 안젤라
    '04.5.18 11:44 AM (219.248.xxx.83)

    <몸에 밴 어린 시절.>
    카톨릭 서점에서 팔고요.
    인터넷 서점 바오로딸에서도 팝니다.
    제가 요즘 보면서 많이 도움을 받고 있는 책입니다.
    신부님이 번역하시고 카톨릭 서점에 팔고는 있지만 종교적인 색채는 전혀 없구요.
    심리학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당신의 과거와 화해하라.>
    이 책은 기독교 서점에서 파는데요.
    종교심리학 책입니다.
    종교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만 비신자가 보기에도 새겨들을 말이 많습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 집안 분위기와 부모님과의 관계, 지금 현재의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시고요,
    나는 엄마이기 이전에 어떤 아이였고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고....
    지금 나와 함께하고 있는 내 아이의 현재생활이 내 아이에게는 일평생 따라다닐 '몸에 밴 어린 시절'이 될 것인데
    우리 학교 다닐때 배웠던 영어 교과서 지문들 영어원문은 다 잊어버리고 해석만 생각나듯이
    아이도 어린시절 자신의 잘못이 원인이 되었던 사건이지만 그 원인은 잘 기억이 안나고
    엄마와의 무시무시했던 해프닝만 오래오래 기억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원글님께 드리는 말씀이라기 보다는
    내 스스로에게 요즘하고 있는 다짐입니다.
    안 그래도 맘이 안 좋으실텐데 더 심란하게 해드린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전 요즘 느낍니다.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제가 문제라는걸..ㅠ.ㅠ
    산에만 길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 마음에도 길이 있습니다.
    길을 한번 잘못내 놓으면 뒷 사람까지도 그 잘못된 길로 접어들기 쉽지요.
    우리 엄마의 엄마,또 그 엄마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로부터 내려져오던 갈등이
    내 아이의 아이, 그 아이의 아이 ,또 그 아이의 아이에게로 대물림되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 고리를 나의 대에서 끊어내고 싶어서 정말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이를 야단칠때
    생선 조릴때 만큼, 딱 그만큼의 생각과 시간만 가지고 해도
    나중에 정말 가슴아플 일은 피하게 되더라구요.
    내가 내 아이를 냄비 바닥에 누워있는 생선보다 더 소홀히 다루면 안될거 같아서...

  • 10. 심언정
    '04.5.18 2:55 PM (210.99.xxx.2)

    저를 보는 거 같습니다. 야단칠때는 매몰차게 하다가도 뒤돌아서면 내가 넘 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그래도 또 그 순간이 오면 또 참지를 못하고....

    동생이 할머니 집에서 오니까 경쟁이 생겨 더 심하게 엄마를 보채는 것 같기도 하고..

    엄마사랑을 받으려고 한다는데, 저두 모성애결핍인거 같아요.

    다시금 다짐을 또 합니다. 야단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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