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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옛말하고 살날 오겠지....

hite 조회수 : 1,013
작성일 : 2004-05-10 21:50:04
내 인생 가장 최악의 순간들을 요즘 보내고 있어요
남편은 카드빚으로 우리 가정을 파탄 직전까지 내몰았지만 내가 여기서 이혼한들 위자료를 받을것도 없고 아이를 둘이 나눠 가질수 있는것도 아니고 어쨋거나 살아보자 싶어 화해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시도없이 금융권에선 전화가 오고 이리피하고 저리피하고 차라리 이 자리에 없었으면 하면서도 어쩔수 없는 노릇인걸 ...
아이는 엄마 아빠 싸우는 거에 눈치가 빤해져서 둘이 그냥 크게 말만해도 조용히 와서
엄마 아빠 싸우지 말라고 넌지시 말하고 가네요
싸우는거 아니고 대화하는거라고 말해도 아이는 벌써 기가 죽어 있고 눈치 보면서 방으로 사라져요
참 무능력한 부모구나 싶어 아이가 무슨 죈가 내가 잘못햇다 반성되더라구요

전 이제껏 실제적으로 사회나가서 돈 벌어 본적이 없어요
그냥 용돈 삼아 아르바이트 좀해서 내가 좋아하는거 사고, 먹고 , 쓰고 치장하는데 썻지
생계를 위해서 뭔가를 해본적도 없구요
남편한테 기대서 편하게 살았는데 남편이 이렇게 실망시킬 줄은 몰랐네요
쓴웃음 밖에 나질 않아요

친정이고 시댁이고 기댈 처지가 못돼서 지금 너무 막막하네요
빚을 갚을 작정이긴 하지만 솔직히 너무 어마어마해서 엄두도 나질 않구요
그래도 남편은 조금씩이라도 갚아나가면 된다고 걱정말라고 하네요
남들 평생 벌어도 될까 말까한 빚을 어느천년에 갚는단 말인가요
천문학적 숫자에 입이 딱벌어지구 막상 살아가야할 현실에 기가 막히네요

며칠동안 몸살로 끙끙 앓고 나서 오늘에서야 정신좀 차리구 살 길을 찾아보는 중이에요
남편은 너무 미안해서 저한테 얼굴도 못들고  
아이는 다니던 유치원도 접고
우리집 꼴이 왜 이렇게 됏는지...

그래도 착실하게 살면 옛말하면서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겟지...
오로지 그 생각뿐이에요
나도 예전엔 그렇게 맘고생했어도 지금은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는 그런 옛말하는 날이 오겟지...

그나마 이일로 남편이 정신 차린걸로도     수확은 있었네요
근데 너무 큰 수업료를 치르는 바람에....

카드 정말 무섭네요
이 정도가 될줄은...
이게 다 이자에 이자에 불어서 늘어난 빚이거든요

님들 제 경우 봐서 카드사용 현명하게 하시길 바래요
IP : 220.64.xxx.23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깜짝놀란이
    '04.5.10 9:57 PM (211.227.xxx.254)

    어머.. 제 얘긴줄 알았네요..
    정말.. 한줄한줄 틀린 부분이 하나도 없어요..
    우린 4년전부터 빚을 갚았구요..
    지금은 친정에서 살구있어요..
    빚은 7천 정도였는데.. 지금은 천만원 남았네요..
    애둘키우면서 이를 악물고 갚았어요..
    남편이 그래두 좌절하지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서..
    열심히 갚아나갔죠..
    전세도 뺐구요..
    다달이 내는걸로 돌린게 천만원 정도 남았네요..
    원금이자 빠져나가는게..
    휴.. 언제 전세금 마련해서 나가나..
    빨리 해결하셔야 돼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집을 옮겨서라두요..

  • 2. 깜짝놀란이
    '04.5.10 10:03 PM (211.227.xxx.254)

    아.. 그리고 애들앞에서 싸우지 마세요..
    처음엔 열받아서.. 엄청 해댔어요..
    그래두 분이 안풀려서..
    전.. 첫째애 유치원두 그냥 보냈어요..
    우리 빚땜에 좋아하는 유치원을 그만두게 할순없었어요..
    아.. 그런데..
    우린.. 시어머니하고 친정엄마, 시누.. 도움을 좀 받았네요..
    그렇게 주위에 도움주실분이 없으시면..
    그리고 남편분이랑 같이 갚아나갈 생각이시라면..
    맞벌이를 하시는건 어떨까요?

  • 3. hite
    '04.5.10 11:15 PM (220.64.xxx.235)

    벌써 그만큼이나 갚으셨다니 너무 부럽네요
    전 그 정도면 될지 안될지도 모르구
    아마 두배는 더 걸리지 않을까 싶네요
    전 친정이구 시댁이구 도움 바랄 처지가 못돼서 어떡하든 저희 둘이 이겨내야하거든요
    지금 땡전 한푼 남은거 없는 상태에서 막막해요
    어떤 식으로 갚아나가셨는지 상담이라도 받고 싶어요
    절박하네요

  • 4. 깜짝놀란이
    '04.5.10 11:39 PM (211.227.xxx.254)

    님네 갚아야될 금액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저희는 7000이었어요..
    매일매일 카드독촉에 시달리고..
    그래두 연년생 아이둘이라.. 기저귀값에 분유값에..
    기본으로 들어가는것두 꽤 되었지요..
    일단은 월급을 받으면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할걸 빼놓고요..
    나머진 무조건 갚았어요..
    물론 빼놓은것에서 많이 모자랐구요..
    전 비자금이 천만원 가량 있었어요..
    그것두 넣었구요..
    시누가 천만원 가량 해줬구요.. 계부어서..
    시어머니가 급할때마다 몇백만원.. 몇십만원..
    엄마네 들어오면서 쥐꼬리만한 전세빼서 모조리갚고..
    집에서 팔수있을만한건 다 팔아서 빚 갚았어요..
    결혼 예물은 좀 괜찮은걸 받아서 그것도 팔고..
    남편 목걸이도 팔고..
    애들 돐반지도 팔고..
    일단은 급한순서대로 갚다가..
    정말 결정적인 순간엔.. (빨간딱지를 붙일지경이라던가)
    어떻게 어떻게 다 해결이 되었어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구..
    다행히 무사히 그 고비를 넘겼네요..
    친정이나 시댁에 도움바랄 형편은 저희도 아니었는데..
    아무래두 우리보다는 나으시니까..
    정말 급할때는 도움 주시더라구요..
    시작도 안해보구 너무 좌절하지 마시구요..
    집을 어떻게 줄여보시는 방향으로 하면..
    많이 도움이 될텐데..
    정 거기서 빼기도 힘들다면..
    전세대출이나 뭐 이런것두 알아보시구요..
    잘 생각해보면..
    길이 나올거예요..
    힘내세요..

  • 5. 요조숙녀
    '04.5.11 11:36 AM (61.79.xxx.155)

    여러 금융기관중에서 적은돈부터 갚으세요. 사정상 이자는 못주겠다하시구요. 대부분의 금융기관에서는 (악덕사채업자아니면) 원금도 깎아주던데요. 그이자까지 다쳐주면 언제 끝날지모르잖아요.
    아주떼이는거보다 조금이라도 받는게 그쪽에서도 나을테니까요. 대신 남편명의로 된게 없어야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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