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어머님께서 저희 집에 오셨답니다.
같은 동네라해도 걸어서 오시려먼 20분 가까이 걸리는데 그냥 아이들 보고 싶어서(아이들이 수족구에 걸려서 외출 삼가하고 있거든요) 오셨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떡볶기 해 먹자고 하시면서 재료를 한 가득 사서 오셨지요. 마침 신랑도 퇴근을 일찍 해서 같이 맛있게 먹고 이야기하다가 가셨지요.
저녁 8시가 넘어서 일어나시면서 차로 모셔다 드리겠다는 걸 그냥 가신다고해서 제가 따라나갔었답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아이들 놓고 어머님과 단 둘이 걸어보는 것 같았어요. 길 어두운데 위험하다고 나오지 말라고 하시는 걸 고집피워나왔답니다.
어머님과 두 손 꼭 잡고 걸어가는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춥다고 잡은 손을 주머니에 넣어주시는 것도 어머님 댁까지는 반도 못 왔는데 이제는 괞찮다고 그냥 가라고 하시는 어머니.... 저는 딸 밖에 없어서 며느리를 들이지 못하지만 제가 아들이 있어 시어머니가 된다면 어머니처럼 할 수 있을지 ...
제가 외며느리거든요. 어린 나이에 시집와서 아이 키우느라 고생한다고 항상 안쓰러워하시고 맘에 안드는 일도 많을텐데 예뻐해주시고 항상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형님들이 많으셔서 싫은 소리 한 번 안 하시고 저 참 복도 많은 며느리지요. 혹시라도 형님들께서 맘에 안 드는 일이 있어 어머니께 말씀하시면 울 어머니 우리 막내딸이라며 아무 소리하지 말라고 하시지요. 연세가 많으셔서 (올해로 72살) 많이 힘드실텐데 편찮으신 아버님과 단 둘이서 지내신답니다. 이번에 저희 이사하면서 같이 살고 싶었는데 아직은 싫으시다고 하시네요. 그냥 저랑 신랑이랑 편하게 지내라구요. 아직은 며느리 고생시키고 싶지않다구...
어제 어머님과 걸으면서 어머니가 계셔서 정말 좋다구 말씀드렸답니다. 어머님과 같이 할 수 있는 날이 길었으면하고 간절이 바랍니다. 화이트데이때 사탕 챙겨드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하시는 사랑하는 제 어머니십니다. 앞으로 어머니과 단 둘이 걷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어머님과의 데이트
하늘 조회수 : 1,063
작성일 : 2004-04-24 22:28:30
IP : 218.155.xxx.7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혜경
'04.4.24 10:33 PM (218.237.xxx.103)아름다운 고부세요...하늘님, 하늘님은 인상대로 맘씨가 너무 고우세요.
어머님도 하늘님 같은 며느님이 있어서 참 행복하실 것 같아요.2. 깻잎
'04.4.24 10:36 PM (198.53.xxx.232)정말 하늘같이 맑고 고운마음씨 잘 읽었어요.
가슴가득 훈훈해 오네요.
하늘님이 마음씨가 고와 시어머니가 그렇게 대하게 되신건지, 아님
시어머니가 원래 마음이 넓어 하늘님도 잘 하시는건지,
아뭏든 서로가 잘만난것같군요.3. 키세스
'04.4.25 12:40 AM (211.176.xxx.151)ㅜ,ㅜ 너무 좋으시겠어요.
어머님도 참 좋으신 분이지만 감사하고 챙기는 하늘님 마음씨가 너무 곱네요.
어머님도 행복하시겠어요.
부러워요.4. 핫코코아
'04.4.25 2:14 AM (211.243.xxx.125)너무 보기 좋은 고부간입니다
시어머님 오래 오래 건강하셔서 손 잡고 다니실 기회가 많길 바랍니다5. 장금이
'04.4.25 12:47 PM (211.196.xxx.45)요즘은 이런 기도를 합니다.
아들가진 에미로서 작은 욕심은 아들 앞날에 좋은대학도 좋지만 배우자 잘 만나기를 바랍니다.일하다 보면 신혼부부를 많이 만나게 되는데 마음이쁜 색시를 보면 부러워합니다.
하늘님, 어떻게 마음밭이 고운가요. 수족구에 걸린 아이들 빨리 낳기 바래요.6. 하늘
'04.4.25 5:03 PM (218.155.xxx.72)부끄럽네요.
어머님께서 맘이 넓으셔서 그래요. 다른 집으로 시집갔으면 매일 혼나고 있을지도 몰라요.
모두들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예쁘게 살께요.7. 믹스맘
'04.4.25 11:06 PM (61.79.xxx.141)그래도 아직은 살맛나는 세상이군요. 나도 이런 예쁜마음 가진 며느리 갖고 싶어요.
하늘님 많이많이 부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282529 | 드디어 떠납니다!! ^O^ 26 | 이론의 여왕.. | 2004/04/25 | 1,692 |
282528 | 어머나~~! 2 | 달빛아래 | 2004/04/25 | 878 |
282527 | 키조개 먹어봤어요^^ 2 | 크리스 | 2004/04/25 | 891 |
282526 | 초등생 백과사전에 대하여 5 | 이삭 | 2004/04/24 | 905 |
282525 | 오늘 코스트코에 다녀왔는데... 5 | 쿠우 | 2004/04/24 | 1,460 |
282524 | [re] 이런 경험 있으세요? | 그럴 때 있.. | 2004/04/25 | 880 |
282523 | 이런 경험 있으세요? 4 | 날마다행복 | 2004/04/24 | 1,142 |
282522 | 어머님과의 데이트 7 | 하늘 | 2004/04/24 | 1,063 |
282521 | 부동산114의 매매가는 믿을만한건지.. 4 | 집고민 | 2004/04/24 | 1,051 |
282520 | 계속 밥해먹기 2 | 안젤리카 | 2004/04/24 | 1,004 |
282519 | 저 자전거 생겼어요. ^^ 17 | 키세스 | 2004/04/24 | 898 |
282518 | 종교문제 7 | 고민중 | 2004/04/24 | 956 |
282517 | 어떻게 생각하세요? 5 | 커피앤드 | 2004/04/24 | 1,003 |
282516 | 저좀 구해주셔요!! 12 | 도전자 | 2004/04/24 | 1,105 |
282515 | 꼭 30명 안되도 되는데요.. 1 | 김새봄 | 2004/04/24 | 1,187 |
282514 | 기쁨이네님의 와인 이야기에 힘입어서..미련을 버리지 못한일.. 12 | 김새봄 | 2004/04/24 | 1,223 |
282513 | 중간결과... 6 | 김새봄 | 2004/04/24 | 880 |
282512 | 육아고민 9 | 귀차니 | 2004/04/24 | 1,053 |
282511 | 외로운 밤입니다... 10 | 두바이 | 2004/04/24 | 1,247 |
282510 | 지후야,,천천히 자라면 안될까? 12 | 꾸득꾸득 | 2004/04/24 | 1,137 |
282509 | 82가입 일주년.. 6 | 쭈야 | 2004/04/24 | 910 |
282508 | 비빔툰 아세요? 7 | 날마다행복 | 2004/04/23 | 889 |
282507 | 첫사랑을 보았습니다. 6 | 익명 | 2004/04/23 | 1,201 |
282506 | (구)아침편지.... 14 | Green .. | 2004/04/23 | 883 |
282505 | 적들에게 내 위치를 알리지 말라~~0421 상경작전 19 | 우렁각시 | 2004/04/23 | 1,127 |
282504 | 가장 큰 유산? 6 | koko | 2004/04/23 | 1,065 |
282503 | 남의 신분증, 어디다 쓸까요? 6 | 냔냐 | 2004/04/23 | 897 |
282502 | 혹시 성인용 바이올린 파실분 ~~ 2 | 오마니 | 2004/04/23 | 894 |
282501 |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작은엄마... 8 | 지혜를..... | 2004/04/23 | 1,319 |
282500 | 안동 맛집 좀 추천해 주세요^^ 9 | 냐오이 | 2004/04/23 | 9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