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첫사랑을 보았습니다.
에스칼레이터로 내려가면서 그가 전화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순간, 저는 눈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그도 저를 보았겠죠.
제 앞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전화하는 그를 두고
저는 떨어진 곳으로 갔습니다.
같은 칸에 타지 않기 위해. 옆칸에 타기 위해.
제가 타고 그가 제 옆을 지나 저만치 서 있습니다.
우리 둘은 서로 쳐다보지 않고 서로 다른 모니터만 쳐다보았습니다.
창으로 그의 모습이 비춰지네요.
그는 여전히 청바지에 운동화군요.
오늘따라 너무나 지치고 옷도 초라한 나의 모습.
화장도 다 지워진 내 얼굴.
오늘따라 보따리장수처럼 큰 가방.
아는 척 할 수 없었습니다.
창으로 비춰지는 그의 모습을 간간히 쳐다보며
그도 나를 봤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도 나를 봤을까요?
제가 내릴곳이 되어서야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연히 보게된 남편의 핸폰 메세지.
"날씨 추운데 따뜻하게 입어. 오빠도 잘 있지. XX도 잘 있어."
일주일에 한번 정도의 통화내역.
어찌 보면 친한 후배같은 메세지.
이런 고민때문인지 첫사랑을 그냥 보낸것이 지금은 무척 아쉽네요.
그러나. 지금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것이 더 좋겠지요.
그렇겠죠?
휴.
여기에 털어놓으니 한결 마음이 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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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보았습니다.
익명 조회수 : 1,201
작성일 : 2004-04-23 21:11:17
IP : 220.93.xxx.10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혜경
'04.4.24 12:19 AM (218.237.xxx.143)그럼요...첫사랑은 맘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이 훨씬 아름다운 것 같아요.
2. 쵸콜릿
'04.4.24 1:02 AM (218.235.xxx.240)^^.......그런 추억이 가끔 우리를 설레게 하죠.
3. 나르빅
'04.4.24 1:51 PM (211.160.xxx.1)아....... 지하철역에서 첫사랑을 만나다니.. 영화같네요.
저같으면 심장이 멎어버렷을듯..ㅎㅎ..
근데 그런 무방비상태엿다면 저같아도 모른척햇을거 같아요.
안그래도 여자는 세월이 흘러서 예전모습이 아닐진대..
제 변한 모습에 실망할까바 무서워요.
심란하시겠어요. 마음 잘 다독이시길..^^4. 도전자
'04.4.24 1:52 PM (211.109.xxx.46)첫사랑.......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일 중에 하나죠!!
첫사랑이랑 계속 연락하고 만나는 것 좋지 않은 일인거 같아요.
그 때는 안그랬는데 지금은 이렇게 변했네 모 이런 느낌이 들면 우울하잖아요.
그냥 그 때 내가 좋아했던 느낌만 가지고 있으면 구우웃~~~~~5. 첫사랑
'04.4.24 9:33 PM (218.155.xxx.72)첫사랑.....
저는 가끔 눈물나게 보고 싶을 때가 있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어디에서 근무하는지 쉽게 알 수 있겠지만 만날 자신이 없어 망설이게 되네요. 인연이 있다면 죽기전에 다시 한 번 볼 수 있겠지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가슴이 아프네요.6. 익명;;;
'04.4.30 7:18 PM (210.216.xxx.21)첫사랑과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생각땜에 꼬질꼬질하게는 절대루 외출안한답니다...
10년이 넘었는데도...
지금남편이 첫사랑보다 훨 나은데도 왜그런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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