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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밤입니다...
이름처럼 저는 지금 두바이에 왔답니다... 너무 먼곳이죠? 여기 온지 이틀이 됬네요..
회원가입도 아직 하지 못했고, 3개월간 눈팅만 열심히 하다가 오늘 처음 글을 씁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호텔에서 인터넷 연결한다고 씨름했는데,
연결된 담에 젤로 먼저 한게 남자친구랑 엠에쎈, 그담에 82cook 들어오기 였답니다...^^
같이 출장나오신 분들과 좀전에 저녁먹고 들어왔는데, 그냥 제 마음이 너무 허전해서요...
한국에선 없던 용기가 불끈 솟아오르더니, 그냥 제 얘기도 좀 하면서 글을 남기고 싶더라구요..
누군가 고민 털어 놓으면 잘 들어주시고, 카운셀링도 해주시는 멋진 분들이 많자나요...^^;
그냥....나는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나... 그런생각이 들더라구요...
가을에 결혼할려면 예식장 빨리 잡아야 한다고 해서 남자친구랑 이번주부터 알아보기로 했었거든요.
근데 갑자기 부장님이 "너 낼 모레 비행기 타고 두바이 좀 와라" 그러셔서 지금 여기 와 있는거예요..
저희팀은 해외파트라서 출장이 좀 잦아요...
저만의 계획은 절대 세울수가 없죠.. 언제 어디로 출장을 가야할지 모르니...
짧으면 2주, 길면 4~5주..
첨엔 공짜로 비행기 타고 다니고 출장가서 멋진데 구경하고, 이 얼마나 멋진가....
정말 환상에 부풀어 있었거든요. 남들도 다 부러워하고...
근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호텔과 사무실 이외에는 눈앞에 보이는 관광지도 가보기 힘들고, 매일 술먹고 야근하기...ㅠ.ㅠ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할까요... 딴팀으로 옮기기도 쉽지 않은데...
서론이 길었네요...
저는 TV 드라마에서 이병헌이 도면통 메고 다니는 거에 홀딱 반해서
약대 가라는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건축과에 가서 지금 건설회사에 근무하구 있어요.
(이 대목에서 딸 가지신 분들은 딸들이 건축과 간다고 하시면 웬만하면 말려주세요~아들도 당근 해당됨)
회사가 그렇다 보니 워낙 일도 험하고, 남자가 95%정도....
여자로서 이런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은 기본이고
폭탄주 10잔은 사양않고 마셔주는 음주가무실력이 뒷받침에 되어야 한다는....
결혼해서 계속 다니기도 어려운 점이 많다보니 자꾸 딴생각이 드는거예요...
경제적인 면은 그렇다치고 안정적인 면에선 공무원이 최고라는데 공뭔 셤이나 한번 쳐볼까...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엔 선생님만한게 없지...편입해서 다시 학교에 갈까...
영어실력 좀더 연마해서 영어과외 선생으로 나서봐? 등등....
그러다보니 정말 내가 하고싶은게 뭔지도 모르겠고, 그런 생각 가지고 회사에 만족할리 없고...
제 여자동기들은 다 그만두고 제 갈길 찾아서 잘들 가더라구요..
근데 저는 이런저런 잔머리만 굴리다가 정작 사표 확 던질 용기는 없어서 5년넘게 이러고 있네요...
현실도피 같지만 그냥 얼른 결혼해서 아기 가지면 집에 있고 싶은 생각 간절하네요..
요즘은 맞벌이 안하면 힘들다는데 말이죠...
정말 자기가 꼭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갖는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그런 분들 많이 계시나요?
요즘 취직하기 어려워서 난리라고 하는데 너무 배부른 소리같기도 하네요...
내가 하고싶은게 뭘까... 내가 잘 할수 있는건 뭘까.. 아직도 모르겠어요..
어릴적 모르고 지나갔던 사춘기가 지금인가 싶기도 하고...
하여간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서 주절주절 해봤습니다...
너무 길었죠.... 에궁...
엄마도 보고싶고, 울 오빠(남친)도 보고싶고... 외로운 밤입니다...
1. 새벽공기
'04.4.24 7:42 AM (69.5.xxx.107)어쪄죠? 전 님이 너무 부러운데...^^
도움 안되는 야그죠?
건축 기술사 시험이나 공무원 시험을 보시는 것도 좋을거 같네요..근데 공무원 시험이 무척 힘든거 같더군요..ㅜㅜ (되면 너무 좋던데....거의 고시 같더라는...)
이왕이면 건축을 버리지 마세요..그 안에서 잘...맞는 것을 찾아보시기를 권하고 싶어요..
사실은 지금 일을 사랑하시는 쪽으로 맘을 바꾸시는 걸..가장 권해 드리고 싶어요..
어떤 일이든..막상 하게 되면 다 힘이 드는 거니까...
주부는요..음 딱 1년? 재미나요..^^ 그 다음은 다들 노력하는 걸거예요..재미 없는 가사일 재미나게 해 보려구..^^2. 칼라(구경아)
'04.4.24 8:02 AM (211.215.xxx.75)그래도 82cook가 있어 덜외로운밤이랍니다.
3. 핫코코아
'04.4.24 12:10 PM (211.243.xxx.125)타지에서 외로워서 그런가봐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한국에 오셔서 엄마도 보구 오빠도 보구 ..
그래도 멋지자나요~전공을 살리셨는데~^^
요즘 자기 전공 살리기가 얼마나 힘든가요
힘든 시기라서 그럴지도 모르니까 조금만 힘을 더 내세요
두바이님 힘내라 힘!!! 화이팅!!4. 커피앤드
'04.4.24 1:49 PM (61.33.xxx.162)일하다보면 그럴때가 있더라구요,,,내가 왜 여기 있나,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 맞나,,,하는 질문,,,그리고 답대신 돌아온 허무함. 그래두 내 이름 석자를 홀로 세울 일이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된 일이에요,,,두바이님 힘내시구요, 홧팅입니다. 하나를 잘 하는 사람은 다른 것도 다 잘한다고 하더라구요^^
5. 도전자
'04.4.24 1:50 PM (211.109.xxx.46)두바이님!!! 일단 두바이에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부럽습니다요.
외로워마세요.
한국의 외로운 밤은 제가 지킬께요.6. 파파야
'04.4.24 1:53 PM (221.139.xxx.88)제 생각에는 아직 나이도 어리신 것 같고 결혼해서도 일 하시는 걸 권해드리고 싶긴 한데 그 직종이 그렇게 힘들다면 바꿔보시는 것도 생각해 보세요.물론 본인이 최종결정하는 거지만 제 주변엔 아이 낳고 키우다가 사대 다시 편입해서 다니던지 수능 다시봐서 약대에 들어가는 사람도 잇어요.
여자가 가정과 병행하기는 그런 직종이 아무래도 낫지 않을까..싶네요.제가 아는 사람들 다 서른 몇살 되서 그렇게 하는데 님이 고민되신다면 늦었다고 생각되는게 가장 빠른 거라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네요.7. 바바리언
'04.4.24 8:39 PM (218.37.xxx.14)정말 30대 후반에 할수 있는 일이 없을까요? 50대정도까지만이라도요.
요즘은 저도 한살이라도 어릴때 교대편입안한 것이 너무 후회되요. 꼭 그게 아니라도
다른 전문직에 도전할 것을.. 지금은 비정기로 일하는 것이라 불안정해서 저도
좀 안정적인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네요. 뭐 없나요?8. 김혜경
'04.4.24 10:43 PM (218.237.xxx.103)변리사같은 거 공부는 어떠세요?
전 여자 건축가도 참 멋진 것 같은데...직장 땜에 힘드시다면...변리사는 어떨까 잠시 생각해봤습니다.9. 솜사탕
'04.4.25 6:15 AM (68.163.xxx.39)음.... 두바이님 마음이 많이 와닿네요.
그리고 두바이님의 실력과 노력에 대해서 찬사를 일단 보냅니다.
멋지세요...
저는 지금 당장 무슨 해드릴 말은 없고...
제 책상 옆에 있는 글귀 하나 써드릴께요.
Follow your heart.
저는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가 뭐라고 해도요..
두바이 해서.. 신기해서 클릭해 봤습니다. 많이 외로우시겠어요.
지금쯤이면.. 돌아오셨을라나???10. kimbkim
'04.4.26 10:41 AM (61.251.xxx.100)전에 에미레이츠 항공 승무원 시험 친다고 한 6개월 공부했던때 생각나네여.
면세로 쇼핑천국에 유럽 어디든 뻗어갈 수 있는 교통 요지로 꿈에 그리던 곳이었는데...
직업에 따라 같은 곳이 이렇게 다르게 묘사 될 수도 있군요.
혹시 지금도 두바이에 계시다면 근처에 한국 승무원들 많잖아요.
지나다 말이라도 잘 해줄거에요. 잼있는 곳도 알려줄거고 ...
색다른 경험이 될듯 해여.
전 한동안 하고 싶은것이 암것도 없어 어찌나 사는것이 재미가 없던지..
무엇이던간에 꿈이라도 꿀 수 있는 것이 행복 아닌가 싶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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