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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럭 참가기^^

커피앤드 조회수 : 1,473
작성일 : 2004-03-22 15:54:56
제가요, 어제의 포트럭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요,,,

제딴에는 튀어보일려고요,

그릇장 깊이 겨울잠을 자고 있던 저의 보물 2호,
전망좋은 집서 큰 맘 먹고 구입한 두개의 그릇 중 하나를 떡하니 꺼내어,
쓱쓱 닦으며, “흠, 이 그릇에 담으면 조금은 튀겠지?” 하는 회심의 미소를 머금고,
신문지로 겹겹이 싸고(혹여라도 깨지기라도 하는 불상사 방지),
홈쇼핑서 간고등어 살 때 따라온 얼음팩도 정성스럽게 비닐에 담아서,

물기 빼 놓은 야채 한 봉지 담고,(참, 제가 해 가기로 한 건 야채샐러드였답니다)
소스 한 팩 담고,
이렇게 짐을 꾸렸답니다.
아 참, 이것만이 아니랍니다.

서빙용으로, 푸른 접시에 어울릴 아크릴이나 스텐 집게가 있으면 좋으련만,
언제적 사놓은 집게는 하도 아기 젖병 삶는용으로 혹사 당하다 보니, 광택을 잃어,
선택의 여지없이 나무 주걱과 젓가락을 준비했습죠.
소스용 조그만 수저도 준비하구요.^^

이러다보니 짐이 한보따리, 어데 갈때마다 인형 중 하나를 가지고 따라 나서는 딸래미까지 한부조한다고, 제일 커다란 곰인형을 들고는, (곰인형이 옷까지 입었답니다, 바지에 배내저고리) 따라나섭디다.
이러다보니 짐이 한 가방.

그래도 없는 솜씨, 이렇게라도 튀어보인다면 후회없다며 먼 길 출발했습니다.
천호역에서 5호선으로, 동대문운동장에서 다시 4호선으로, 5살 딸래미와 짐 한보따리를 들고 가기엔 만만치 않은 길입디다.

하지만, 고지가 눈앞에 있다!!!
드디어 지미원 도착.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흐미, 기죽어. 암사동 촌동네 아줌은 그만 기가 딱 죽었다는거 아닙니까?

아파트 모델하우스처럼 깔끔한 시설, 럭셔리를 컨셉으로한 화이트 파티웨어들.....
번쩍번쩍 빛나는 수전(우리집에선 결코 볼 수 없업던,,,,)

아니, 내가 낑낑거리며 징허게 들고온 접시보다 훨씬 더 멋진 그릇,,,서빙용 집게는 24종 스텐인가 뭔가 어쩜 그리 휘황하게 빛나던지, 눈이 부셔 뜰수가 없었죠.

하지만, 정작 절 더욱 작아지게 만든건...
82쿡님들의 손맛과 정성이었답니다.

제가 짐작은 하였지만,
특히 미혼님들의 솜씨,,,정말 이래도 되는 겁니까?

일일히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현란하더이다.

아뭏든, 정신이 아득하여 꼼꼼히 먹지도 못하고 하던 중에
어느덧 마치는 시간이 되어, 민첩한 님들이 후처리를 하시는 동안에도 벌쭘히...^^

그 와중에 푸른 접시에 얌전히 놓인 샐러드는 왜 그리 찾는 손님이 뜸하던지,
반정도는 그냥 남아, 마음이 더욱 아련하더이다.

혹시나 다 드시면 꺼내놓으려고 냉장고에 고이 숨겨뒀던 야채봉다리를 들고,
유유히 돌아가려던 차에,

어디선가, 야채를 나눠달라는 반가운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저녁에 우리 식솔 먹일 것도 한 줌 안남기고 나눠드리고 돌아왔지요.
어찌나 고맙던지요^^

그런데 오늘 보니, 이 미천한 샐러드를 맛나게 드셨다고 하신,
미백님, 푸우님, 러브스토리님,,,,,

대문 활짝 열어놓으세요.
복,,,들어갑니다.^^^

저, 다시 탄력 받았습니다.

아뭏든, 어제의 포트럭은 정말 여러가지 문화 충격을 안겨주고 막을 내렸으며,
다음 기회에는 그릇보다는 음식에 열중하리란...ㅎㅎ
결심을 하며,

앞으로 더욱 82쿡의 문을 자주 두드리겠으며,
진정한 먹거리 창출을 위해,

땀나게 노력 할 것을 폐인님들 앞에 정중히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ㅎㅎ

참, 돌아오는 길, 말없이 가방을 들어주신 아라레님, 맛깔스런 글솜씨 만큼이나 맘씨도 고우십니다. 나란히 못앉아서 이야기는 많이 못나눠서 아쉽네요, 감사했습니다.
제 샐러드 사진은 집에 가서 올리겠습니다^^
IP : 61.33.xxx.16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라레
    '04.3.22 3:59 PM (210.221.xxx.250)

    ㅎㅎㅎ 그게 아기 배내저고리였군요. 연두색 곰인형... 어제 뵈어서 반가왔습니다. ^^

  • 2. 이영희
    '04.3.22 4:46 PM (211.192.xxx.136)

    ㅎㅎㅎ 가져가실려는 샐러드를 나누자고한 무시무시한 여인입니다. 아차 하는사이에 소스 못챙겼다는거아닙니까. 전부 고무봉지를 들여밀더군요.ㅠ.ㅠ 너무 음식이 호화찬란하니까 못먹었다가 집에오니 하나씩 생각 납니다. 그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샐러드 한줌 얻어온것이 어딥니까.ㅎㅎㅎㅎ수고 하셨어요.

  • 3. 이론의 여왕
    '04.3.22 4:53 PM (203.246.xxx.186)

    샐러드 맛있었어요!!

  • 4. 빨강머리앤
    '04.3.22 5:10 PM (211.171.xxx.3)

    저도 샐러드 맛있게 먹었어요. ^^

  • 5. 미백
    '04.3.22 5:19 PM (211.175.xxx.2)

    ㅎㅎ 제가 소스 두봉다리나 챙기는 바람에 이영희님이 소스도 없이 가셨군요, 죄송해라~~~
    소스 진짜 맛있어는데......
    덕분에 전 친정엄마께 무지 칭찬들었습니다.
    주말에도 애기봐주신다고 수고하신 어머니께 님의 힘을 빌려서나 효도했습니다...
    캄사~~~

  • 6. 하늬맘
    '04.3.22 5:41 PM (203.238.xxx.212)

    샐러드 진짜 맛있었어요.전 두번이나 갖다 먹었는걸요..상큼한 소스 레시피 공개하세요..

  • 7. 푸우
    '04.3.22 5:43 PM (219.241.xxx.59)

    진짜 맛있었구요,,복 많이 받을께요..
    샐러드 소스레시피요~~!!! 올려주세요,,

  • 8. 쭈니맘
    '04.3.22 6:35 PM (210.122.xxx.191)

    흑흑흑~~~못 먹어보았답니당...
    무너지는 내 가심.....
    환상적인 샐러드를 맛 못보다니....

  • 9. 카페라떼
    '04.3.22 6:55 PM (211.237.xxx.123)

    저도 샐러드 맛도 못봤어요..
    먹는다고 먹었는데 사진을 보니 못먹어본게 왜 이리 많은지..
    배고픈 지금 그 음식들 생각하면 침이 다 고이고 너무 아쉬워용...

  • 10. 김혜경
    '04.3.22 7:53 PM (211.178.xxx.248)

    커피앤드님 어제 반가웠어요...별로 이야기를 못나눠 섭섭했지만..

  • 11. 코코샤넬
    '04.3.22 10:05 PM (211.170.xxx.15)

    커피앤드님 샐러드 짱이었습니다.
    어제 고생 많으셨어요^^
    담에도 또 ㅎㅎㅎㅎ

  • 12. 태현모
    '04.3.23 9:11 AM (218.236.xxx.164)

    가볼 것을....낯설어서 맘을 못먹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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