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학교가는 길에 엄청 밀린다길래..
5시반에 일어나 6시 반차를 타고 학교로 갔어요..
버스타고..두시간 걸리더군요..ㅡㅡ;;..
세상에..그렇게 오랜시간 시내버스 타보긴 또 처음이네요..
다른 버스를 알아 보던지..강구를 해야지..새벽같이 나와서..
지각하지니..넘 억울해엿...T^T..
어제 아이들과 첫인사를 했어요..
첫인사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서..준비를 좀 했었지요..^^;;..
교실로 들어가서는..
칠판에 조그마한 동그라미를 그려요..
그리고 "이게 뭐 같아요?"하고 묻죠..
그럼 아이들은 "동그라미, 알, 단추.."등등을 말하더라구요..
그 조그마한 동그라미를 가운데 품은 타원형 동그라미를 좀 크게 그려요..
그럼 아이들은.."계란이요~등등.."(뭐라구 많이 얘기 했는데..기억이 안나네여..ㅡㅡ;;..)
그 큰 동그마리 아래로..그림을 더 그려서 원했던 그림을 완성해요..
그림은..화분..이구요..그 안에 조그만 동그라미는
"꽃씨예요.."
라구 얘기 해 주었어요..
그리곤 "선생님이 꽃씨를 사라지게 해볼께요 잠깐 눈을 감아보세요~"
라고 하고..얼른 손으로 꽃씨를 지웠어요..(얘기 드렸죠?신설학교라구..아직 저희반에 분필지우개가 없습니다..ㅡㅡ;;)
"꽃씨가 어디루 갔을까요???" 하구 물었더니..
아이들이 "선생님 손에요~ 선생님 손에 묻어있어요~" 하더라구요..
저는 손을 보여주면서
"제 손엔 꽃씨가 없어요~ 꽃씨는..
제가 여러분 마음속에 심었어요..
꽃씨는 무얼 먹고 자라나요? 물, 햇빛, 양분..
이것들을 먹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요..
저는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물과, 햇빛과 거름..양분을 듬뿍 듬뿍 줄꺼예요...
그것들을 받아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거나..그것들을 거부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다가
꽃이 피지도 못하고 싹이 시들게 만드는 것은..
모두 여러분이 제가 주는 양분을 얼마나 열심히 받아들이냐에 달렸어요~
1년 후에는..
여러분 마음속에 아주 커다랗고 예쁜 꽃을 피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대충..이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이게 효과가 좋았나봐요..
오늘 자기 소개 할때 선생님께 하고 싶은말도 해 보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겠습니다.."
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구요..
겨우 이틀인데두..너무 피곤해요..T^T..
지금 눈이 막 침침~해지며..감기려구 하는데..
에구 자지두 못하구..학교 교무관리 공문 작성두 해야하구..
할일이 어찌나 많은지요..
그래두..우리반 아이들이 점점 이뻐 보여 힘이 되네요~
아이들한테 초기에는 꽉 잡아야 된다구..무섭게 군기 잡아 놓으라구..많이 웃으면 안된다구 하는데..
오늘 웃음을 너무 남발하구 말았어요~
애들이 귀여운 짓 할때 마다 웃음이 나오는 걸 어찌할까요~~
누구 웃으면서 아이들 확~~휘어잡는 법 알려주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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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사..
아가씨선생 조회수 : 933
작성일 : 2004-03-09 20:47:05
IP : 218.52.xxx.21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푸우
'04.3.9 9:09 PM (219.241.xxx.87)그게 하루 아침에 안됩니다,,
근데,,그런건 있어요,,1년 지나면 그 반 선생님이랑 그 반 아이들이랑 똑같아 져요,,
밝고 명랑한 선생님반 아이들은 아이들도 밝고 명랑하구,,
개그맨처럼 웃기시는 선생님반 아이들은 다 개그맨 처럼 웃기고,,
그런게 있더군요,,
밀었다 당겼다를 잘 하셔야 됩니다,,,,,
너무 확 잡으면 아이들은 멀리 도망가구요,,
너무 풀어지면 아이들은 선생님 머리 꼭대기 위에 올라 있고,,ㅎㅎ
아가씨 선생님 글 읽으니까 저도 예전 생각납니다,,2. 쭈니맘
'04.3.9 11:42 PM (210.122.xxx.225)아이들에게 참 좋은 말씀을 해주셨네요..
아이들이 저마다 하나의 꿈 씨앗을 싹틔우지 않았을까요..??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세요...3. 솜사탕
'04.3.10 12:10 AM (68.163.xxx.54)좋은 선생님이시네요~~ 아이들 모두가 다 씨앗을 싹틔우진 않겠지만..
부디 하나라도 꽃을 피울수 있도록 선생님께서 초기 마음을 잃지 말아주세요~
선생님! 멋지십니다!!!4. 김혜경
'04.3.10 12:49 AM (211.215.xxx.61)분명,훌륭한 선생님이 되실거에요...
5. La Cucina
'04.3.10 1:02 AM (172.140.xxx.147)분명히 잘 해내실거에요 ^^
아이들은 분명히 사랑 받는 만큼 자라게 되어 있는거 같아요.
첫인사 읽고 마음이 뭉클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해서 여러 학생들 마음에 길이 길이 남는 선생님으로 계세요~6. 수풀
'04.3.10 1:20 PM (218.239.xxx.71)좋은 선생님 되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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