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올리브유 미역국 드셔보셨나요?

석촌동새댁 조회수 : 1,541
작성일 : 2004-02-25 17:02:36
오늘이 제 생일입니다.^^V
귀빠진 날이지요.결혼해서 두번째 맞이하는 생일입니다.
신랑네 집은 이벤트에 약해서!!! 결혼해서 처음 맞이한 생일은 서운하게 보냈습니다.ㅠ.ㅠ
내가 결혼을 잘못한게야 하며 후회를 했드랬지요 ^^;;
물론 그날 저녁에 이~따  만큼의 장미꽃으로 알랑방구를 떨어서 가정의 평화를 찾긴했지만
내심 다음번 생일에도 그러면 병풍치고 곡소리나게 해주리란 독한 마음으로 1년후를 별렀습니다.

드디어 2월24일 생일전날
어디서 가져왔는지 얇은 요리책자를 가방에서 꺼내더니만 미역국을 뒤적이더군요.
생일날 아침은 자기가 준비할테니 생일날 만큼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말라더군요.
'그래 피차 한끼 굶는다고 죽겠냐' 하는 마음에 속는셈치고 열심히 잤습니다.

새벽녁이 되쟈 부시럭 거리며 신랑이 일어나더군요.끝내 모른척하고 있쟈니 지지구 볶는 소리가
나고 떨어 뜨리고 뿌쉬는 소리까지 났습니다.얼추 준비가 끝났는지 저를 불러 나가 보았더니 제법
생일상 같이 차려 졌더군요.냉동 동그랑땡이지만 그것도 계란물 씌워 붙여내고 또한 생일의
하이라이트 미역국!!!!!!!! 까지 구색을 갖추어 차려 놓았길래 감동할뻔 했습니다.ㅠ.ㅠ

그런데 미역국에 겁나게 왕창 뜬 기름이 이상하여 물었습니다.
"자기야~ 미역국에 뜬 기름은 뭐예요?"
자신있게 대답하는 우리신랑 왈 "올리브유지"

헉~전 태어나서 서른 하고 조금 넘게 살면서 올리브 오일로 끓인 미역국 첨 먹어 보았습니다.
성의가 괘씸하여 암말 않하고 열심히 그릇을 비우고 있는데
" 자기 내가 끓인 미역국 진짜 잘먹네.한그릇 더 먹어"하며 또 한그릇을 퍼 주었습니다.

신랑이 출근하고 난 지금까지 창자까지(?) 니글니글한거 같아 죽을것 같습니다.
오늘밤 신랑이 돌아오면 요리책을 펴고 찬찬히 설명해 줄랍니다.
(담에 또 미역국에 올리브유 넣으면 병풍피고 곡소리나게 해줄꺼라고 ㅋㅋㅋ)
기억에 두고 두고 담을 엽기 미역국이었지만 우리 신랑 귀여웠습니다.

참,신랑이 들통으로 하나 가득 끓여 놓은 미역국 드시려면 석촌동으로 오세요.제가 쏩니다.
  
IP : 61.41.xxx.237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최은진
    '04.2.25 5:06 PM (61.74.xxx.203)

    저라면 그거 다 먹겠습니다....ㅎㅎ~
    눈물나게 고마워서.....
    미역국한번 얻어먹을날이 과연 있을지....
    부럽습니당.....
    그리구.... 추카드려요!!! ^^

  • 2. 깜찌기 펭
    '04.2.25 5:06 PM (220.81.xxx.162)

    올리브유만큼 느끼~한 신랑의 사랑아닐까요? ^^
    부럽습니다..
    가끔 내생일 까먹는 울신랑..
    올해는 기억할랑가?

  • 3. ripplet
    '04.2.25 5:32 PM (211.54.xxx.72)

    결혼 첫해에 남편이 끓여준 맛없던 미역국이 생각나네요.
    그땐 '뭘 넣은거야? ..에구...왜 그걸 넣어!!' 하고 타박만 줬지만...지금엔 그때 뭐가 잘못들어갔었는지 아무 기억도 안납니다. 그저 '남편이 새벽같이 부산떨어 미역국 끓여줬다'는 행복한 기억밖엔^^. 석촌동새댁님도 내년 이맘때쯤 그러실거예요. 생일 추카드려요!!!

  • 4. 키세스
    '04.2.25 5:46 PM (211.176.xxx.151)

    ^^

  • 5. 최미경
    '04.2.25 5:46 PM (210.206.xxx.3)

    우와!!!
    정말 대단한 신랑분을 두셨네요...
    기특하시겠여요^^행복이 넘쳐보입니당!!

  • 6. orange
    '04.2.25 6:05 PM (221.142.xxx.206)

    축하드립니다....

    마가린 미역국이라도 얻어먹어 봤음..... -_-;;

  • 7. 마플
    '04.2.25 6:31 PM (218.155.xxx.106)

    하루종일 기분 꿀꿀했는데 너무 상큼(?)하게 읽었네요
    정말 멋진 신랑이세요
    추카해요

  • 8. 아라레
    '04.2.25 6:39 PM (210.221.xxx.250)

    근데 맛이 그렇게 느끼한가요?

  • 9. ido
    '04.2.25 7:00 PM (62.134.xxx.241)

    저도 그 미역국 잘 끓이는데요. ^^;;; 저 생일초대 해 주실건가요?

  • 10. ido
    '04.2.25 7:02 PM (62.134.xxx.241)

    그 미역국....제가 다 먹어 드릴 수 있다구요..^^;;

  • 11. candy
    '04.2.25 7:05 PM (220.125.xxx.236)

    해피~

  • 12. 카페라떼
    '04.2.25 7:30 PM (61.106.xxx.44)

    석촌동 새댁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올리브유로 끓인 미역국이지만
    남푠님의 사랑이라 생각하시고 드세요..
    저도 미역국 정말 좋아하는데..
    전 오늘 아침에 홍합미역국 먹었답니다..^^

  • 13. 김혜경
    '04.2.25 7:57 PM (211.178.xxx.181)

    생신 축하드려요..
    올리브유에 끓인 미역국이라도 한번 먹어봤음 좋겠네요...kimys가 끓인 미역국...

  • 14. jasmine
    '04.2.25 8:17 PM (219.248.xxx.117)

    올리브가 들어가든, 버터가 들어가든,
    남이 끓여준 미역국 한 번이라도 먹어봤음 소원없겠네요....어흑....ㅠㅠ
    생일 축하합니다!!!!!

  • 15. 훈이민이
    '04.2.25 8:49 PM (211.51.xxx.37)

    지도 혜경선생님과 쟈스민님과 동감.
    인스턴트라도 사다 끓여주면 ....

    석촌동새댁님... 은근히 염장지르시네...ㅋㅋㅋ

  • 16. 석촌동새댁
    '04.2.25 11:02 PM (211.254.xxx.119)

    신랑이랑 저녁을 먹으러 훼밀리레스토랑에 갔습니다.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려야 한답니다.마침 컴퓨터가 보이길래 신랑한테 제가 쓴글과 함께 여러분들의 송구한 축하댓글을 보여 주었죠. 흐믓하게 웃더니만 "거봐 시집 진짜 잘 온거야 나 칭찬 많이 받았으니까
    내년 생일에는 진짜 잘해볼께"하더군요.82쿡이 파탄이(?) 날뻔한 가정을 하나 살렸습니다.
    더 기가 막힌건 이 글을 복사했다가 자기가 이렇게 칭찬받았다고 길이길이 남기랍니다.

  • 17. GM
    '04.2.25 11:52 PM (211.217.xxx.131)

    이걸 거꾸로 뒤집어보면..
    결혼초기에 이것저것 새댁들의 서툰 음식솜씨에도 머라하면 상처받을까 암말도 못하고
    먹어주는 남자들의 맘을 헤아릴수있을거 같군요 -.-

  • 18. 핫코코아
    '04.2.26 11:26 AM (211.243.xxx.210)

    하하하~ 너무 행복하신거 아닙니까~ 늘 행복하세요 참 보기 좋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10 급한 질문요...예쁜 유치원 찾고 있는데, 도움좀 주세요 1 안지선 2004/02/26 876
17109 꼭 관심을 기울여 주세요 12 샘밑 2004/02/26 1,076
17108 남편한테 속았습니다....... 15 비참... 2004/02/26 1,999
17107 제주도에 잘 다녀왔습니다. 6 지나 2004/02/26 955
17106 ido..... 2 제비꽃 2004/02/26 1,375
17105 불 낼뻔 했슴다..ㅜ.ㅜ 3 찌니 ^.... 2004/02/26 911
17104 정든 82cook. 25 ido 2004/02/26 2,155
17103 여러분! 3 이향숙 2004/02/26 894
17102 태몽인지 개꿈인지 3 세실리아 2004/02/26 891
17101 양재동에서 봄을 사려면요. 2 깜찍이 2004/02/26 886
17100 친정아버지 정년퇴임식때는.... 2 수선화 2004/02/26 878
17099 마음이 울적하야.. 7 카푸치노 2004/02/26 909
17098 작은 마음에 큰기쁨 김윤곤 2004/02/26 881
17097 줌인 줌아웃의 문어를 보다가 나온 얘기.. 12 솜사탕 2004/02/26 964
17096 엽기 혹은 비위상하실지도 모르니 조심하세요!!! 3 솜사탕 2004/02/26 887
17095 반갑습니다. 5 문광호 2004/02/26 874
17094 졸지에 엄마가 되다니.... 5 붕어 2004/02/25 985
17093 나누면 반이 된다구요.... 10 서영엄마 2004/02/25 933
17092 세상에 이런일이.... 15 아라레 2004/02/25 1,606
17091 문님께 10 이향숙 2004/02/25 940
17090 저 한잔했슴다. 7 박인경 2004/02/25 921
17089 사우나에서 경빈이를 만나다. 2 경빈마마 2004/02/25 950
17088 여행지 도움좀 주세요. 6 싱아 2004/02/25 873
17087 피말리는 연봉제 2 민들레 2004/02/25 878
17086 페레가모 구두 9 돈이웬수 2004/02/25 1,646
17085 [re] 페레가모 얽힌 얘기.. 4 쭈야 2004/02/25 961
17084 화초키우기 11 대충이 2004/02/25 917
17083 다른님들도 이런가요 14 홍이 2004/02/25 1,255
17082 올리브유 미역국 드셔보셨나요? 18 석촌동새댁 2004/02/25 1,541
17081 바람난 남편 어떻게 해야 할까요 12 오늘익명 2004/02/25 1,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