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레가모 하니까 전에 어디서 들었던 재미난 얘기가 떠올라서요...
한 남자가 간만에 큰 맘 먹고 거금을 들여 페라가모 구두를 샀습니다.
마침 친구들 모임도 있고 해서 구두 자랑도 할 겸 어깨에 힘주며 참석했는데
아무도 자신의 구두를 봐주지 않자 발을 쭉 내밀고 앉아 있었더니 한 친구가
"야 임마 너 구두 새로 샀구나..." 하더랍니다. 이 남자 내심
'옳거니!! 드뎌 내 페라가모가 빛을 발하는구나..' 하던 찰라 친구의 충격적인 말!
"야! 근데 요즘엔 농협에서도 구두 잘만드네~~"
그렇습니다. 페라가모의 그 상표 로고를 잘 보면 농협 꺼와 거의 유사합니다.
제가 결혼전까지 의류쪽에서 일하면서 비싼지도 모르고 명품 사고 다녔습니다. 주변에서도 그랬구요.
물론 한 달 월급 탈탈 털어서요.. 의류회사 대체로 월급 무지 짭니다. 제가 집에 돈이 많아서 그러냐
하면 것두 아니구요. 암튼 그땐 그게 나한테 그만큼 가치가 있었습니다.
내가 동경하는 디자이너가 만든 데다가 디자인도 간지도 마감도 훌륭해서 언청난 가치를 부여한거죠.
그야말로 가격이 눈에 안들어오고 그거 사서 내가 행복해지는 꿈만 꾸는거죠.
실지로 행복했습니다. 그때는 꿈도 많았고 그것들이 나의 꿈의 일부라고 느꼈어요.
그게 50만원이든 100만원 이든 자신에게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면 그리구 자기가 책임만 질 수 있다면
사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생각해보면 자신이 인정하는 가치를 채우려는 욕심에는 한계가 없어서 이번 달 월급으로는 벌써 써버렸는데 더 사고싶은 것이 나타나서 괴로워 하기도 해서 그전에 느꼈던 가치들을 지워버리기도 한답니다. 저 지금은 그냥 싸고 이쁜 거 사서 기뻐할 줄 아는법을 배웠습니다.
결혼해서 집안의 경제(돈버는 것 말고 관리)를 책임지다보니 관념이란 게 생겨서...ㅋㅋㅋ
암튼 내가 구두를 봤는데 너무 맘에 들고 봤더니 그게 페라가모라면 사는 것도 괜찮지만 남이 신었는데 옷은 뭐고 신발은 페라가모더라..멋지더라 그럼 난 신발이라도...이건..좀..
이태원가면 짝퉁이 정말 잘나오긴 하지만 짝퉁도 싸지 않구요.(면세점 세일가격이랑 별 차이 없슴) 요샌 우리나라 신발들도 잘나오는데 그 신발의 멋진 디자인이 부러운것이 아니라 페라가모라서 부러운 거라면 앞으로 바깥분께 물건 사드리기 힘들 거 같습니다~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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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페레가모 얽힌 얘기..
쭈야 조회수 : 961
작성일 : 2004-02-25 23:58:03
IP : 211.205.xxx.4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모아
'04.2.26 12:19 AM (211.207.xxx.213)농협! ㅎㅎㅎ
2. 소도둑&애기
'04.2.26 2:18 PM (168.154.xxx.60)맞아요 정말 농협이랑 꼭 닮았어요.
제가 그걸 직접 겪었다는 거 아닙니까. 웃으시면 안되욧!!
몇 년 전..대학 졸업 후 첫 월급을 타고 엄마한테 무언가 선물을 하나 해드리고 싶어서 귀금속 가게에 갔습니다.
거기 언니가 '이거 진퉁 디자인이예요!' 하며 귀걸이,목걸이,팔찌 풀세트를 내놓더이다.
저는 '진퉁'의 뜻을 몰랐기에 무슨 브랜드인 줄 알았습니다. 머.. 그런 사람이 페라가모, 샤넬 이런거 알았겠습니까.....그래서 이렇게 말했다는 거 아닙니까!
"언니~저는 그 진퉁이라는 브랜드가 넘 맘에 안드네요. 농협모양처럼 디자인해서요. 복고 바람인가...???? 언니 다른 브랜드 없어요?? 엄마한테 선물하는 건데 세련된 모양으로 사고 싶어욧!!!"
저는 그 때 그 점원이 왜 한대 맞은 표정으로 절 봤는지 몰랐습니다.
그 후.. 직장생활 하면서 그런 쪽을 알게 되었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 달아오릅니다. ㅡ.,ㅡ;;3. 마플
'04.2.26 3:05 PM (218.148.xxx.128)저 웃을랍니다 ㅋㅋㅋㅋㅋ
4. 햄토리
'04.2.27 1:14 PM (218.51.xxx.61)하하..울 신랑두 신혼여행 갔다오면서 싱가폴 면세점에서 페라가모 상표 보더니
"딱 농협마크네 농협..."하면서 막 웃던데. 정말 사람 눈은 다 비슷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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