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뉴스에서 퍼왔습니다.
얼짱, 몸짱이 넘쳐나는 세상에 숨겨진 얼짱이나 몸짱인 분이라 생각됩니다.
" 지선 " 이란 이름의 여자분도 생각나네요.
그분도 같은 화상환자지만, 밝고 건강한 미소를 지닌 분이셨는데..
" 화상 "이요? 아무렇지 않아요"
"
3.6명만 건너면 온 국민이 서로 아는 사이가 된다고 한다. 인터넷 미니 홈페이지를 몇 번이나 건너고 건넜을까.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아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아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홈페이지를 건너 다녔다. 그리고 만난 사람이 송계생(24). 그는 분명 시쳇말로 코드가 맞는, 아니 필자가 코드를 맞추고 싶은 그런 사람이었다.
밤새 자란 뾰루지에 하루 종일 투덜거리고 다녀도, 살짝 비켜나간 점 위치에 평생을 ‘점백이’란 별명으로 놀림을 당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세상 가운데 얼굴 전체와 오른손, 발등에 화상으로 심한 상처를 입은 그가 서 있다.
‘외모에 심한 열등감을 갖고 있지 않을까’하던 편견은 그의 홈페이지를 보는 순간 깨지고 말았다.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내밀고 환하게 웃으며 찍은 그의 사진은 천진난만한 청년 그 자체였다.
그의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울퉁불퉁한 상처 뒤로 환한 빛이 얼굴 전체를 감싸고 있다. 웃을 때마다 살짝 올라가는 눈꼬리와 꾸미지 않은 행복한 미소에 20대 청년의 순수함까지 묻어나온다.
그가 태어난지 100일이 채 되기 전의 일이었다. 난로가 넘어지면서 방 안에 화재가 났다. 그 때 어린 계생씨를 보고 있던 할머니는 너무 놀란 마음에 먼저 불길을 피했다. 집 밖으로 뛰쳐나와 겨우 정신이 든 할머니는 그때서야 어린 손자가 집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할머니를 뒤로 하고 옆집 청년이 불길로 뛰어들었다. 양동이로 물을 뿌리고 또 뿌리고 다시 한번 불길을 향해 물을 뿌렸을 때 자지러지듯 울고 있는 계생씨를 찾을 수 있었다. 작은 생명체를 덮친 3도 화상. 그렇게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생겨났다.
“1도가 가장 심한 건가요?” 정작 그는 화상 따윈 관심 없다는 투로 말을 한다. 화상의 상태는 1도, 2도, 3도로 나눌 수 있고 면적과 깊이로 봤을 때 3도가 가장 심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화상으로 인해 붙어버린 오른손 손가락 3개를 펴는 수술을 받아야 했고, 발등에도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반복되는 성형 수술은 그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참아내야 했던 고통이었다.
대학에 들어온 후 소주를 싫어하게 된 이유도 바로 알코올 냄새에 있다. 수없이 많은 치료를 받으면서 맡아야 했던 바로 그 냄새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오른손에 검게 남은 피부 이식 수술 자국. 아직 깊은 사정까지 모르는 친구들은 밥 먹을 때 “손 좀 씻고 먹어라”라는 말을 던진다. 그럴 때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씨익 웃고 만다.
오른손 피부 이식 자국을 만져 봐도 되냐고 넌지시 건네 봤다.
“만져보세요. 근데 지금 제 엉덩이를 만지고 계신 겁니다.”
엉덩이 살을 떼어 피부이식을 받았다는 얘기다.(웃음)
그런 넉살과 환한 미소는 어디서 샘솟는 걸까. 전라북도 김제 4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겨울에 밖에서 벌을 세우시던 엄한 아버지와 차별 없는 세상을 보여주신 다정한 어머니의 보호를 받으며 자라났다.
처음으로 조심스럽게 세상에 고개를 내민 순간은 7살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였다. 그때서야 비로소 친구들이 쉽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깨우치게 됐다”고 말한다.
그때부터 그는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환한 미소로 반가움을 표시하고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갔다. 지금 이 자리에 서기까지 남모를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던 그였다.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는 방송계와 연극계를 주름 잡는 극작가를 꿈꾼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친구들의 이야기를 종이에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문학 소년이 이제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의 소수자들을 위한 글을 쓰고 싶다는 머리 굵은 청년으로 자란 것이다.
“우선 자기 자신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자신을 인정할 때 비로소 남들도 나를 인정해 주기 시작하니까요. 자기하기 나름이란 말 이럴 때 하는 말이겠죠.”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송계생군. 소수자들의 평범한 삶을 진심으로 이해할 줄 아는 작가가 되어 아름다운 글로 세상을 표현해 주길 기대해 본다.
/김수강 기자 (skk60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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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얼짱 몸짱 !!!
깜찌기 펭 조회수 : 1,480
작성일 : 2004-02-13 09:28:20
IP : 220.81.xxx.16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딸기짱
'04.2.13 10:32 AM (211.224.xxx.223)자기 자신부터 인정해야 한다...끄덕끄덕..-_-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데....^^2. 사랑화
'04.2.13 11:50 AM (61.42.xxx.23)대단하세요...
환한 미소만으로도 충분히 얼짱이시네요^^
남들이 보기에 외모는 멀쩡해도
속으로 이상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3. ripplet
'04.2.13 12:47 PM (211.54.xxx.125)생태학교를 운영하는 E.T할아버지도 생각나네요.
재건성형에 드는 비용, 얼굴화상으로 인한 경제적 곤란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선 국가가 이 분들을 '장애인'으로 인정해야하는데...아직까지 안면화상환자들은 '법적인 장애인'이 아니랍니다.
계생씨 못지않게 어려움을 겪는 이지선씨의 경우, 할수없이 손가락 부분의 기능장애를 갖고 '지체장애'(3급) 판정을 받았을 뿐이죠. 또다른 계생씨,지선씨를 위해 빨리 개선돼야할 부분입니다 --;4. 김혜경
'04.2.13 3:22 PM (218.237.xxx.45)인상이 참 편안하고 좋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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