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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워]....보세요.

jasmine 조회수 : 1,207
작성일 : 2004-01-07 18:29:46


역시, 노희경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습니다. 배종옥이 캐스팅 후 무조건
노희경을 믿는다고 한 말도 기억에 남는군요.
  
거짓말(백상 극본상), 바보같은 사랑 (방송기자단 선정 2000, 최고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가( PC통신 시절에도 우정사 동호회 발족), 화려한 시절,
고독 등 독특한 색깔로 매니아를 몰고 다니는 유일한 작가 노희경.
그녀의 새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첫회부터 좋았습니다.  
뻔한 줄거리임에도 상투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언제나 편견의 벽을 깨면서
작은 사랑까지도 소중하게 풀어내는군요.

이혼한 큰딸(배종옥)을 축으로 주현, 고두심, 한고은, 김흥수가 구성원인
이 집안은 평범하다 못해 콩가루에 가까운 안쓰러운 가족입니다. 평생 바람피다
자식까지 둔 아버지, 생선장수 딸과 삐끼 아들에, 구멍가게의 고모, 치매 노인 등
노희경식 드라마의 소재인 평범한 소시민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시청율 보다는 작품성에 공들이는 작가라는 평을 받아온 그녀지만, 이번
작품은 곳곳에 흥행에 신경 쓴 흔적이 보이네요. 화려한 배경과 트렌디풍의 변신을
시도했는데, 첫회부터 태국 후아힌의 이국적인 풍경으로 시선을 잡더니, 황태자풍의
김명민과 한고은의 키스신은 역대 최고의 수중키스신이라는 평입니다. 저도 짜릿하더군요...ㅎㅎ
외제차와 잘 생긴 외모로 무장한 재벌 2세 강인철역의 김명민이 첫회부터 강하게
여성시청자를 압박하며, 권상우를 능가할 새로운 왕자로 등장할 조짐을 보입니다.
아, 김명민은 혀가 짧지 않더군요.

하지만, 그녀의 드라마는 여전히 인간에 대한 따스한 눈길을 곳곳에 보내고 있습니다.
바람 난 아버지는 니 엄마가 이뻐봐, 내가 딴여자를 쳐다보냐, 난 적어도 이혼은 안한다며
떳떳하고. 착하다 못해 바보같은 엄마는 아버지 잊고 선을 보라는 딸의 요구에 못이겨
만난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은 여자의 욕망을 가엽게 표현합니다. 꽃을 사달라, 커피를 타달라....
지난 주는 이 부분이 압권이었습니다. 평생 남자에게 대우받지 못하고 산 가엾은 여자....
고두심씨의 그 어리버리한 연기에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역시, 이 드라마의 백미는
주연과 조연이 없다는 것. 작은 배역 모두가 주연입니다.

하나 하나의 배역이 사회적 잣대로는 용납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름대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빠진 인간군상의 모습을 세밀하게 보여줄 것 같습니다.
거짓말과 바보같은 사랑, 푸른 안개 처럼 어쩌면 사회제도에서 이탈한 이들이지만,
그 속내를 파헤치면 더 없이 가여운 인간임에 돌을 던질 수 없을 것 같은 예감.
어쨌든, 누구의 노랫말처럼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지 않을까요?

MBC의 천생연분도 황신혜와 안재욱의 연기가 출중하고, 탄탄한 대본(박예랑), 톡톡 튀는 설정과
빠른 화면전개로 한 번 보면 채널을 돌리기 힘든 드라마지만.........재방 볼렵니다.

힘들고 세상이 각박하다고 느낄때, 가슴이 따뜻해지는 드라마 봅시다.
IP : 218.238.xxx.19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풀
    '04.1.7 6:44 PM (218.235.xxx.13)

    저도 재방으로 드라마 봤어요. 괜찮을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드라마는 잘 안보는데, 하던일 멈추고 한참을 봤네요. 고두심과 배종옥 연기 좋네요.
    작가 지망생이신가요? 글도 잘 쓰시고 작가에 대해서도 잘 아시는군요.

  • 2. 꾸득꾸득
    '04.1.7 6:58 PM (220.94.xxx.46)

    제 새해 결심을 흔드는 드라마 ,,,,벌써,,,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요일 오기만을,,
    두심이 아줌마,,정말 대단해요.~~`
    이번엔 정말 눈요기거리도 많은듯하야 더더욱 즐거우니 저두 노희경팬!!
    더더욱 노련해지고 있는듯,,,,
    이쁜 황신혜는 재방송으로 ㅎㅎㅎ --;;;;

  • 3. 때찌때찌
    '04.1.7 7:07 PM (61.248.xxx.173)

    저도 고민이예요..
    천생연분은 신랑이 폭 빠졌네요...
    한동안 찔찔 짜는거 본다고 못보게..하더니 채널 고정입니다. (천생연분 2회 잠시 보고는)
    꽃보다 아름다워... 재방으로 3번은 봤네요..
    본방 못보더라도 재방 꼭 보려구요........ 사람냄새가 나서 좋은거 같아요.. 노희경작품은.

  • 4. 푸우
    '04.1.7 7:56 PM (219.241.xxx.148)

    저두 갈등이 심하네요,,
    노희경작가의 왕팬인데,,
    자꾸 황신혜의 미니스커트가 아른거려서,,
    황신혜의 다리를 보면서,, 반성을 하려니,, 노희경작가님이 걸리고,,
    꽃보다..를 볼려니 ,,황신혜가 오늘은 어떤 의상을 입고 나왔을까,,궁금하고,,

    이 이야기를 우리 남편에게 하니,, 고민할것이 그리두 없냐?? 드라마 가지고 고민하게~~!!
    라고 하네요,,
    역시 우리 남편과는 잘못된 만남이었을까요??
    무슨소리를 하는지,,쩝,,,

  • 5. 꿀단지
    '04.1.7 8:10 PM (221.142.xxx.247)

    jasmin님 !
    저두 천국..., 천생.. 보다 "꽃보다 아름다워"를 택했지요
    아직 배종옥의 연기보다 고두심씨의 연기에 빠졌다고나 할까?
    한고은도 여지껏 봐온 모습보다 더 정이 가는 캐릭터구..
    전 영화도 프랑스쪽이 훨씬 좋더라구요
    왠지 줄거리도 없구 뭘 말하는지도 모른채 화면만 응시하다 언제 끝난지도 모른채 앉아서 보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가끔 비디오라도 볼 기회가 되면 좋으련만..
    (잠시 딴 얘기)
    음 이 드라마 고두심씨 때문에 계속 볼 것같네요 (결론 임다)
    ^&^

  • 6. 뽀로로
    '04.1.7 9:41 PM (210.223.xxx.244)

    오랜만에 글 보니 방가방가^^
    자주 글 올려주세요. 새해엔 쟈스민님 레시피 잔뜩 받아놓은거 해먹어야할텐디...

  • 7. 로사
    '04.1.7 10:47 PM (210.206.xxx.124)

    저두 지난주 두심이 아줌마가 선보러 나가서
    너무나도 순진하게 "영자씨 라고 불러주세요~ 설탕,프림 넣어주세요~ 꽃사주세요~"
    이러면서 상대방 아저씨한테 "모자란가부다.. " 이런말 듣는데
    갑자기 울컥 하더라구여.. ㅠ_ㅠ
    보면서.. 가슴아픈 구석이 조금씩 보여지는 그런 드라마 같아요..

  • 8. 경이맘
    '04.1.8 10:05 AM (220.124.xxx.154)

    저두 고두심씨 연기가 좋아요.. 눈물 찔끔...^^

  • 9. 열쩡
    '04.1.8 12:27 PM (220.118.xxx.159)

    남편은 천생연분, 저는 꽃보다 둘이 싸우다가 수요일은 천생연분, 목요일은 꽃보다 보기로 했어요..ㅎㅎ잘한건가 모르겠다

  • 10. 트루
    '04.1.9 9:46 AM (220.123.xxx.227)

    노희경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이별 생각나요..
    나문희 주연 주연이고..좀 오래됐죠?
    책으로도 나왔죠..
    꺼이꺼이 울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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