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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내용이 긴데... 속 풀 이

월요일 조회수 : 898
작성일 : 2003-11-10 18:10:57

경험과 말씀 주신 것들 잘 읽어봤읍니다.
맞습니다. 저의 시어머님 손녀 손자에 하얀 새 씽크대에 하우젠세탁기에 살림 너무 재미있어 하십니다.
하우젠 샀더니 하시는 말씀 " 얘야 너무 좋다. 내가 죽기전에 언제 이런거 써보겠니 ? 나죽으면 돈드니까 그대신에 이거 샀다치자. " 울 신랑이 샀거든요. 너무 비싸서 저는 몇일동안 신랑하고 말도 안하고요.  
.
.
.
전 사무실에 혼자 거의 혼자 있읍니다.
말상대도 없이 e-mail correspondence 만 하고 혼자 점심 먹고.. 뭘 하다가도
빈백지같이 멍하게 앉아 있읍니다.

제가 한심해보여서,
뭘 배워야지 하며 혼자 사무실에서 뜨개질도 하고 홈페이지 만드는 것도 여러가지 해보지만,
경쟁자도 없고 동행자도 없고 혼자 맘 다스리기가 너무 힘들고 그렇읍니다.

댓글쓰신 분들처럼 내가 아닌 많은 며느리들 더 속쓰리며 살텐데하며 주어진 상황 좋게 생각해보려 하지만, 자주 내 살림들과 애기들은 할머니 차지가 되고 나는 밖으로 내몰린다라는 일차적인 생각들이,
장금이를 어머님과 다정히 보고 있는 신랑을 보면 내가 없어도 이집은 문제될 것이 없다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들을 하곤 합니다.
정신적인 문제가 제게 있는 듯합니다. 때로는

오늘 월요일 저때문에 같이 우울해하진 마세요.
글을 쓰면서 또 회신들 보면서 많이 좋아졌답니다. 감사 드려요.

이젠 퇴근시간도 가까워오니 딸아들 보러 가야죠.

말씀주신 것처럼 저를 진정으로 위하고 이성적인 생각들 끊임없이 해야되지만,
솔직히 암생각없이 살림하고 시포. 어머님은 어쩌다 오시고. (아~~ 나쁜 며늘)

IP : 61.84.xxx.20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도 곧 사십대
    '03.11.10 8:48 PM (211.169.xxx.14)

    차라리 그 상황을 즐겨보는 방법도 어떨까요?
    주말에 남편분께 시장보러 가자던가 볼일을 만들어서 아이들 시엄니 한테 맡겨버리고
    한번씩 외츨도 하자고 하시고..
    들어가는 길에 맛있는거 좀 사다드리고요.
    아이들 데리고 야외로 나가버리시고,,,,
    그럼 시엄니 왕따인 줄알고 난리가 날라나?
    남편분을 먼저 월요일님 편으로 확 만들어버리시는 게 먼저 일거 같네요.

  • 2. myoung
    '03.11.10 10:47 PM (211.191.xxx.187)

    으~ 보기만 해도 화가 납니다 -.-+ 저같으면 절대 그렇게 못삽니다!! 제가 좀 한 승질하거덩여!~
    저는 친정부모한테도 그렇게 못합니다.. 좀 못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자기 주장을 죽이고 산다는건 너무 불쌍한것 같아요..
    물론 한국에서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자기 하기 나름인것 같아요..
    저는 욕먹어두 지하고픈데루 하구 삽니다^^;;
    뒤에서는 욕해두 우선은 제가 편하구 좋자나여!~ 어차피 제인생인데..
    누가 대신 책임져줄것두 아닌데..
    글구 이제는 다들 그려려니 하는것 같구여!~
    하지만 여기에 남편의 도움이 큰게 가장 중요한것 같아여..
    우선 남편을 구워삶는게 우선인것 같아여...
    남편을 엄마에게서 벗어나게 하는것이 가장 큰일일것 같은..^^;;;

  • 3. 재영맘
    '03.11.11 2:22 PM (211.204.xxx.98)

    자꾸 나쁜 며느리란 생각은 하지 마세요.
    누구보다 좋은 며느리시구요, 그입장에선 누구라도 싫을테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시길....
    그리고 용기를 내시고요, 하고 싶은대로 밀고 나가시란 말씀드리고 싶어요.
    밖에나가서 성취하는 것도 좋지만 집안 살림하며 이루는 성취감도 얼마나 행복인데, 하고 싶으면 하셔야죠,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내 맘을 알아주길 바란다는것은 정말 힘든 일이거든요.
    특히 시댁식구에게 그걸 바란다는건...
    부디 용기내시고 꿈(?)을 이루세요!!!!!

  • 4. vampire
    '03.11.11 4:12 PM (211.182.xxx.6)

    월요일님 속상한 거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시어머니와 같이 살지는 않지만 저도 막내 며느리 거든요.
    직장에 다니고, 아이가 없고, 주말부부지만, 아이를 낳으면 시어머님께서 들어와서 살라고 하실것 같아요.
    저는 아이를 돌봐주신다 해도 시어머니와 사는 것은 싫을 것 같아요.
    월요일님이 만약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시어머니와 따로 살게 될까요?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정도 되면, 시어머니는 다른 곳에 가서 사실 생각인가요?

    저는 결혼하고 알았는데, 어머니 모실 생각이 전혀 없는 저희 큰형님은 제가 애를 낳으면 어머니가 애도 봐주시면서 결국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게 될거라고 예상하셨나 봐요.
    어머님도 그럴 심산이셨구요.
    (우연히 시댁 식구들 얘기하는 거 엿들고 알았는데 그때 참 함정에 빠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남편과 저와의 결혼을 굉장히 서두르셨거든요.
    제가 직장에 다니는 게 그런 면에서는 반가우셨겠죠.
    친정 엄마는 당연히 장남인 형님이 어머니를 모실 줄 알았지만, 남편이 저와 결혼한 후 지금까지 시어머니는 혼자 사십니다.

    월요일 님은 아이 봐줄 분을 구하고, 어머니와는 분가를 할 생각은 안 해보셨는지요?
    한동안은 경제적으로는 힘들어도 장기적으로 직장에 계속 다니실 생각이라면...
    저는 아이를 낳으면 제 월급의 반을 주더라도, 애 봐줄 분을 구해 맡길 생각입니다.
    시어머니는 77세나 되시고 몸도 안 좋으시거든요.
    친정 엄마는 애를 봐줄 생각이 있지만, 저는 엄마 고생시키기 싫거든요.
    아무리 힘들어도 육아는 부부 두 사람이 책임지고 해결을 해야지, 그 가정에 시어머니든, 장모든 제 3자가 끼여들면 반드시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해지네요. 사무실에 혼자 계신다니.
    느낌으로는 좋은 직장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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