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초에는 남편의 맛있다는 그 소리가 그렇게 듣기 좋았어요.
사실 그 때 자신있게 할 줄 아는게 카레라이스정도여서 다른 음식들이 별로 맛있을리가 없었지만, 남편에게 새로운 음식을 만들었을 때 맛있다고 해야 다음에도 또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 거의 윽박지르다시피 했었거든요.
그래서 덕분에 매일 맛있다는 찬사를 들으며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방심했는지 글쎄 수저 들면서 아직 한입도 맛보지 않은 채 '아, 맛있다'하는거예요.
설마, 그렇게까지 무심할 줄이야...그때의 배신감이란.
저희 첫 부부싸움이었답니다.
'뭐야, 수저가 맛있어?', '네 강요탓이야', '나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서지' 라고 티각태각했지요.
그 후로는 남편이 맛있다는 소릴 무척 아끼더라구요.
저는 한동안 심술이 나서 새로운 음식 안 만들었구요.
몇개 안되는 빤한 메뉴로만 살았으니, 얼마나 지겨웠을지 상상해 보세요.
남편이 '매일저녁 오직 카레라이스'에서 면해 보고자 항복할 때까지 싸웠어요.
이젠 저도 연륜이 쌓여서 수저보다는(?) 맛있게 음식 해요.
요즈음은 가끔 그때가 그립네요.
그런 귀여운 주제로 심각하게 몇일씩이나 싸움을 하다니....
아직도 남편은 자신이 마누라의 압제에 눌려사는 불쌍한 남편이라며 늘 그 예를 들어요.
저같은 경험 하신 분들 또 있으시지요?
여기서는 제 선배, 동지, 후배들이 많아서 참 든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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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이 맛있다니...
보글보글 조회수 : 894
작성일 : 2003-01-17 10:50:13
IP : 152.149.xxx.13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혜경
'03.1.17 10:56 AM (218.51.xxx.37)하하하.
주부들이라면 누구나 밥상에서 가족들에게 맛있다는 소리를 은근히 강요하지 않나요? 저도 그런 편인데...2. 때찌때찌
'03.1.18 11:31 AM (218.146.xxx.46)울아저씬 맛있단 말을 마니 아끼는 편인거 같애요.
맛있다는 말이 없을땐 은근히 걱정도 되고...얼굴 한번 쓰윽 쳐다보고..
수저가 몇번정도 가나..하고 신경쓰고... 어휴... 언제쯤 전 이런신경좀 안써도 될까요?ㅎㅎ
가끔 신랑이 시어머니 모시고 병원엘 가시거든요.. 집에서 밥먹고 가라고 그러면 마누라가 해주는밥이 요즘 입맛에 맞다며 거절하고 온데요... 시어머니 전화오셔서 대뜸"애기야! 밥에 꿀타니?" ??? 음하하.. 그얘기듣구 울아저씨가 넘너무 보고싶은거 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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