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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지금 어느 섬에 와있는가

달콤한 흑설탕 조회수 : 181
작성일 : 2011-07-14 01:15:26

열네살 무렵에 노은의 청소년소설을 읽은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저마다 섬이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로 가까와지지 않는 섬이다라는 대목이 있었어요.. 제목부터도 키작은 코스모스,푸른 언덕 등등의 멋을 낸듯한 소설들이 많은 편이라, 그때에도 작위적인 표현들이 싫어서 그 이후로 안읽었어요. 그런데, 살다보니 사람들은 각자가 섬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이 게시판에 와도 무겁고 (처음 들어와서 본 게 암에 걸린 분이 카드빚이 많다고 이혼까지 하게되는 상황에서 딸도 두고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분들의 냉담했던 반응)에 놀랐거든요.
그것 뿐이 아니고, 친구와의 관계에 맘고생하다가 올려놓은글에도 적지않은 비난이 쇄도하는 걸 보면, 역시 내가 처해보지 못한  극한상황은  공감대를 얻어내기가 참 힘든거구나,,하는 것을 느꼈어요.

전 평소에도 남들에게 이러저러한 말을 잘 안해요.
게다가 일찍 조실부모한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그다지 경제적으로 넉넉하질 못해서 이사를 또 팔년동안 세번씩 하다보니, 아는 엄마들도 없어지고 그전의 학교친구들하고도 연락이 닿는 친구가 없어요.
게다가 공자가 한말도 있었잖아요.
빨리 누군가의 관심을 얻거나, 친구를 얻기위해 너무 자신의 신세한탄을 많이 하거나 이러저런 말을 많이 늘어놓게 되면 반드시 손해를 당한다고도 했잖아요.
전 근처에 사는 친언니에게도 잘 말을 않하는데요.
우리 언니도 좀 그런게 있어요.

"언니, 우리애가 오늘 같은반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가보니까 집이 58평이고 너무 너무 넓고 좋더래. 게다가 집에 올때는 엄마가 아우디를 끌고 왔어.."
"그러거나 말거나. 나하곤 상관없어."
"난 언제 그렇게 살아볼까?"
"오늘 담근 김치가 맛있다. "
"창문으로 내다보니까 아우디가  굉장히 크더라.
"조금 더 양념을 넣을걸 그랬나"

우리 언니와 대화를 하다보면 늘 이렇고요, 결국은 상호소통적인 대화를 기대하기 힘든편이라 여지없이 잘라지게 되곤해요 .그런데 언니는 늘 저를 보면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아프고, 시어머니가 어떻고..하면서 하루가 넘치게 푸념을 하는데 언니의 이런 습관을 우리 남편도 알아요.

우리 엄마나 언니는 제게 그래요.
얘는, 굉장히 현명한 애다. 그렇게 힘들었으면서도 한번도 내색도 안하고 빗자루질을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맘을 다스리는 걸 보면서 내 딸이지만 현명하다라고 생각했다고..

성경을 보면 우물가의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의 말씀에 기뻐 뛰며 물동이도 내던지고 갔다잖아요.
그 일례뿐이 아니고 예수님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카운셀러였던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원더풀한 카운셀러좀 만나봤으면 좋겠고, 그런 친구 한명 있으면 좋겠어요..

IP : 110.35.xxx.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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