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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를 업고...

며느리 조회수 : 1,246
작성일 : 2011-06-15 15:15:17
이전에도 여기에 글을 썼습니다.
시어머니가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을 했고...제가 5일을 함께 병원에서 자면서 간병을...
그런데 시어머니가 저를 못알아 보시고
아줌마는 어디서 왔냐...고 해서 저를 어이없게 만드셨지요.

병을 낫으셨지만 점점 걷지를 못하십니다.
결국은 집근처 요양원에 모셨습니다.
당신의 아들인 울 남편도 젊을 때 다친 다리가 안좋은데다
살짝 뇌경색이 와서 팔다리가 아주 조금 불편합니다.
기운을 못쓰지요.

저도 50대 중반...갱년기가 와서 우울증에 어깨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벗꽃이 핀 4월 어느 날...
날씨가 화창하길레...그냥 누워만 계신 어머니가 안쓰러워서 모시고 나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손을 잡고 걸으면 그때는 그래도 한 10m는 걸으신 것 같아요.
거의 안다시피해서 차에 태우고 서울대학교에 갔습니다.
진달래 개나리 벗꽃...
한 시간 정도 꽃그늘 아래 앉혀놓고 사진도 찍어드리고...
어머니는 몇 년만에 즐거운 하루였지요.

어제 또 어머니를 뵈러갔습니다.
답답하다고 데리고 나가 주었으면 하시더군요.
지난 번 정도로 생각하고 모시고 나가려는데...좀 더 못 걸으십니다.
요양원 휠체어를 챙겼습니다.
그런데 소형차인 제 차에 휠체어가 잘 안들어가더군요.
남편이 장애인이니...가스통이 트렁크에 있거든요.

어찌저찌 휠체어를 틀어넣고 공원에 갔습니다.
공원을 몇 바퀴 돌고...음료수도 사드리고 과자도 먹고...

어머니를 거의 떠안다시피하여 차에 앉히고 또 휠체어 넣기에 씨름씨름...
5시 못되어 돌아오는데 저녁먹고 가자 하십니다.
운전하면서 보니 근처에 설렁탕집이 1층이길래 차를 세웠어요.

현관 앞에 차가 한 대 서있고, 두번째 칸에 세웠어요.
아무리 1층이라도 계단이 두개는 있더라구요.
휠체어는 소용이 없겠고...차 앞에 내려 손잡고 세워드리니 꼼짝을 못하십니다.
현관까지 한걸음씩 가자니 천리만리길 같았구요.

결국 업었습니다.
저 58kg... 키도 작지않고 체구도 있습니다.
어머니 50kg 넘으시구요.
식당 사람들 다 쳐다보고...
싹싹 비우시고 설렁탕 한 그릇 잘 드셨습니다.

또 업고 나가 차에 태우고 요양원에 모셔다 드리고...인사를 했습니다.
좋으셨어요, 어머니?
그래 또 나가자꾸나....

우리 어머니...결혼 후 3년 같이 살다가 분가했습니다.
성질 급하고 억지 잘쓰고...요양원에서도 별난 할머니로 유명하지요.
원장님 왈,
할머니 무슨 복이 많아서 며느리는 그렇게 잘 보셨어요?
우리 어머님 왈,
무슨 며느리를 잘 봐?

저 인제 어머니 업어드리지 않아도 되겠지요?
오늘 몸살나서 종일 누워있다가 이제 일어나서 청소했습니다.
IP : 175.198.xxx.19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6.15 3:20 PM (210.121.xxx.149)

    저도 그거 해봤어요..
    작년 여름에요.. 압구정에 있던 제주항이었는데.. 직원들이 도와줘서 겨우 식사했지요..
    아버지 부축해서 자리 잡으니 정말 밥숟가락 든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구요..
    아버지 식사하는 모습 보면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다행히 약물 부작용에 의한 일시적인 거라 지금은 낫아지셨답니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원글님 정말 고생하셨어요..
    아마 장애등급이나 요양등급 나올겁니다.. 그러면 엘피지 차에도 실을 수 있는 휠체어 사거나 대여 가능하실거예요..

  • 2. ,,
    '11.6.15 3:56 PM (110.14.xxx.164)

    뭐하러 그렇게까지 잘하세요
    그냥 요양원에나 자주 찾아가세요
    님도 몸 생각하셔야지요

  • 3. 와..
    '11.6.15 4:16 PM (211.251.xxx.249)

    진짜 멋있으시네요...
    보면서 참 짠하네요.. 저라면 시어머니한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어요..
    대단하세요..

  • 4. ..
    '11.6.15 11:48 PM (210.121.xxx.149)

    첫댓글인데.. 아까 글 중간에 짤린것까지만 읽었는데..
    반전이 있었군요..
    어른들은 내 자식 칭찬하면 저렇게 해야하는 줄 아시지요..
    서운하셨겠어요..

  • 5. 네에
    '11.6.16 12:58 AM (118.36.xxx.195)

    하실만큼 하셨네요. 이제 그만하세요...

    그러다 원글님 허리라도 다치시면 큰일이에요

    내 몸 먼저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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