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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합니다.
김치 2종류(배추김치, 알타리김치)담그고 거의 몇년(^^)만에 냉장고도 비우고 청소하고,
그러는데만 하루를 다 보냈네요.
나이 50이먹도록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집안일에 허리아프다고 엄살피우며 잠깐 소파에 누워있자니
그동안 시엄니가 담가주시던 김치가 그리워집니다.
앞동에 사시며 김치담가놨으니 가져가라던 예전의 그 목소리가요...
병석에 누우신지 이제 5년차에 접어드셔서 치매기도 있어서 때때로 알아보지도 못하시는 울 시엄니.
담가놓은 김치도 큰소리치며 받아먹던 그 시절. 짜네, 싱겁네 툴툴대면서 귀찮듯이 가져다 먹었던
그 김치가 당연한 줄로 알았습니다.
괴팍하고 정말 정말 심성 고약한 아버님과는 대조적으로 어머닌 한없이 베풀기만 했어요.
지금도 치매환자지만 얼마나 예쁜 환자인지...
"엄마, 나 김치떨어졌어요"하면 지금도 거동도 못하는 환자면서 " 낼 담가줄게" 하십니다.
80이 넘으셨는데도 쓰러져 자리에 누우시기 전까지 항상 김치며 장류는 해 주셨읍니다.
애들에게 파는 장은 먹이지 말라는 어머니가 그때는 구식으로만 보였는데 지금은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오늘 하루,
배추를 사다 다듬고 절이고 김치를 만드는 과정 내내 어머니 생각으로 가슴이 무겁습니다.
제가 좀 더 일찍 철이들어 어머닐 도와드릴걸...
정말 반성하고 후회합니다.
맛이 있던 없던 오늘 담근 김치 어머니 드실것도 따로 한통 담아놨읍니다.
우리 어머니는 다른 시어머니완 다르게 며느리들에게 단 한번도 싫은 소리 안하셨어요.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살면서 스스로 깨닫는 날이 올거다라고 하셨어요.
제가 너무 늦게 깨달았나봅니다.
반성합니다. 어머니...
1. ...
'11.5.24 11:50 PM (119.196.xxx.251)시어머니가 그렇게 베푸시니 님도 좋은 며느리되시는거죠.
부럽네요. 님도 부럽고 님 시어머님도 부럽고..2. caelo
'11.5.24 11:51 PM (119.67.xxx.161)님의 따뜻한 글에 저까지 그 온기가 전해집니다.
아직까지 저도 시어머니께 김치를 얻어 먹고있거든요..
"해줄수 있을때 얻어가라.. " 하시면서 바리바리 싸주시는 반찬이며, 야채....
새댁일때 그게 그리 손이 많이 가고 귀한줄을 모르고 함부로 다뤘던 미안함까지 합쳐져서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시어머니 정성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제게도 님과같은 시간이 오겠지요..?
그시간이 왔을때 저도 지금의 제 어머니를 생각하며 잘해드리고 싶네요..3. ㅠ
'11.5.25 12:00 AM (14.52.xxx.162)슬퍼요,전 아무도 김치 안 챙겨주다가 새시어머니가 김치 담궈주셨는데..
그분도 지금은 안계시거든요,
김장때 툴툴대는 며느리글 올라오면 정말 제가 가서 도와드리고 얻어오고 싶은 심정이에요
전 지금도 김치는 정말 배추 한꼬다리도 안 버려요,담근 사람 마음이 느껴져서요4. ,,
'11.5.25 12:09 AM (112.168.xxx.65)요양원에서 근무한적 있는데..거기 요양보호사 아줌마들이 그러시더라고요
사람이 치매 걸리니까 본성이 나오는거 같다고요 착하게 젊잖게 얌전하게 사신분들은 치매 걸려도 얌전하고 뭐랄까..이쁘달까요..가끔 너무 치매끼가 심해져서 소리소리 지를때 조차도 그렇게 밉다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그런데 정말..정상일때 성정이 못된던 어르신들은 치매 걸리면 그게 더심해져요 치매 걸려서 저러나? 하고 보면 자식들이 그러는데 원래 성격이 괘팍했는데 치매 걸리니까 더 심해졌다..라고 하는게 대부분이에요
저희 엄마도 새언니한테 한달에 두세번씩 꼭꼭 김치 담가서 택배로 보내주셨어요
저같으면 김치 담그는거 힘드니까 엄마 하지 말라고 돈도 잘버니까 그냥 사먹게 하라고..하는데 엄마는 그게 아닌가 봐요 진짜 원글님 시어머니처럼 맞벌이 하는데 힘들지..하면서 한없이 새언니한테 베풀어만 주시거든요 ㄷ이건 새언니도 인정하는 부분이에요
그런데..그렇게 김치 보내줘도 택배 받으면 좀 감사합니다..라고 전화 한통 할수 있잖아요 그냥 당연하게 여기더라고요 그리고 더 정말 싫은건 김치 보내주면 자기 친정엄마꺼랑 틀리다고..-당연히 틀리잖아요 = 맛없다 짜다 싱겁다 젖갈이 많이 들어갔다..등등..
정말 제가 조금만 성격이 독하면 그 김치 집어 던지고 싶을 정도였어요
이제 님의 시어머니는 더이상 님 곁에 없다고 보심 되요
그렇게 잘해주셨으면 정상이셨을때 좀 신경 쓰지 그러셨어요..
우리 새언니도 나중 님 나이때 왠지 그럴꺼 같네요..5. ㅠㅠ
'11.5.25 1:12 AM (121.130.xxx.42)원글님이 인복이 많으신 분이군요.
며느리에게 단 한번도 싫은 소리 안하셨다니 정말 고운 분이시군요.
그런 시어머니의 며느리였으니 원글님 글에도 고운 마음이 묻어납니다.
시어머니는 원글님께 김치 담가주던 그 시절이 정말 행복하셨을 거예요.6. ..
'11.5.25 5:00 PM (222.109.xxx.12)돌아 가신 친정 엄마 생각에 눈물 나네요.
아낌 없이 모든 것 베풀어 주시던 엄마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