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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남편이긴 하지만

힘드네요 조회수 : 1,458
작성일 : 2011-05-18 00:01:22
저도 가끔은 힘드네요.

남편은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에 와요.
주말에도 근무하는 날이 많죠.
저는 맞벌이인데 남편보다는 늦게 나가고요.
저녁에 돌아와 아이 챙기고 식사 만들고 부엌치우고 청소하고 빨래까지 하면
겨우 82 잠깐 할 정도의 여유가 제게 주어집니다.
아이 숙제 같은 거 봐주다 보면 시간이 없어지고요.

연봉은 남편이 높습니다(제가 더 가방끈은 길지만요).
가끔은 제가 집안일이니, 바깥일이니 다 하면서 이렇게 동동거리고 살고있는 게
남편보다 연봉이 낮기 때문인가..싶기도 해요.

저는 회식 이런 자리 거의 안 갑니다.
직장 분들이 배려를 해 주세요. 아이 볼 사람이 없다고 하면 이해해 주시죠
그래서 저는 저녁 때 늘 집으로 옵니다.
친구를 만나 본 게 언제인지도 모르겠네요.

남편은 회식 없는 날은 야근, 야근 없는 날은 회식입니다.
도대체 무슨 회식을 그리도 해 대는지 정말 이해가 어렵습니다.
그 회식 정말 다 그렇게 참가해야 하는 걸까요?
아이가 집에서 기다린다. 이런 말, 왜 남자는 못 하는 거죠?
매일 그러라는 게 아니고요. 모든 회식이라는 자리가 정말 그렇게 우리 남편이 가야만 하는 걸까요?
저는 이렇게 살면서 친구 만나 차 한 잔 마실 여유도 없는데
우리 남편은 오랜만에 친구가 서울 왔다고 친구 만나고 늦게 오고
거래처 직원들 만나 회식해야 한다고 늦게 오고
부서 누구누구가 승진했다고 회식 가서 늦게 오고
매일 매일 늦게 오네요. 정말이지.
남편도 무척 피곤하다고는 합니다.
그러니까 어쩌다가 집에 일찍 오는 날에는 거의 시체놀이 수준으로 누워있습니다.
그럴 걸 뭐하러 일찍 왔냐구요.....제 속만 터지고요..

어쩌다가 제가 부득이 늦게 되면 아이 때문에 남편이 일찍 올 수밖에 없는데
그 때마다 뭔가 큰 일을 해 주는 느낌이에요.
저는 매일같이 당연히 하는 일인데 말이에요.

뭔가 억울하다고 할까요?
남편이 잘못한 건 아닐텐데(일이 바쁜 거니까요.)
남편이 밉습니다. 곱게 봐지지가 않아요.

남편은 시간 있을 때는 거의 가족과 보내고 자상하고 집안일도 많이 도우려 애쓰는 편입니다만
제가 원하는 것은
일주일에 두 번만이라도 저보다 먼저 와서
집에서 아이 밥도 해 먹여보고 부엌도 다 치워보고
청소도 해 놓고 빨래도 해 놓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전 매일같이 그 일을 퇴근후 집에 와서 하니까요.
집으로 다시 출근하는 기분이랄까요.

바꿔서 살아보고 싶어요.
남편 잘못 아닌데..남편도 직장일 하느라 힘든데
남편 얼굴도 보기 싫습니다.

이유도 모르고 제 눈치보는 남편이지만
이제 미안하지 않아요.
미안함을 느끼기 전에 제가 너무 힘든 걸요...ㅜㅜ
그냥 넋두리 했어요..

IP : 211.108.xxx.3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5.18 12:04 AM (216.40.xxx.149)

    남편에게 님의 이런마음 자꾸 알려주시는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회식자리..반드시 필요한 자리이기도 한데 님 남편 본인이 또 찾아다니고 즐기는 사람일수도 있구요. 회식가보면 꼭 마지막까지 남고, 2차3차 가자고 유도하는 유부남 상사들 많아요.
    다들 집에 가정이 있고 애가 있는데도 기를쓰고 집엔 안가려 해요. 노골적으로..애보는거, 살림 도와주는거 힘드니 돈내고 놀다 가는거죠..
    님 남편은 그런 부류가 아니길 바라지만. 님도 혼자만 다 하려고 하지도 마시고요.
    일주일에 한두번, 가사도우미나 베이비시터 도움 받으세요. 남편 월급서 제하시구요, 직접 못도와주면 돈으로라도 하라고 하세요.
    님도 같이 벌잖아요. 님 몸은 님이 아껴야죠..

  • 2. .
    '11.5.18 12:11 AM (218.49.xxx.165)

    대한민국 맞벌이맘 80% 정도는 님이나 저나 마찬가지일거예요. 매일 시간에 쫒겨 동동거리고 직장에서 눈치보고,,,그런 힘든 맘이라도 남편들이 알아줘야하는데,,힘들다 하면 나도 힘들다 하며 투정 받아줄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고,,,그만두라고 한마디로 일축하고 그럼 그만둘테니 돈 더 벌어다 줘라 하면 은행 털으리? 하며 힐난하고,,,
    전 이만 포기요~
    될데로 되라 하는 심정으로 반찬사다먹고 공부 못하면 공장가서 일해라 하는 심정으로 회식있을때 안빠지고 늦게오고,,,그러니 편해요...애들도 나름 열심히 할려고 하고,

  • 3. .
    '11.5.18 12:12 AM (122.42.xxx.109)

    굳이 불필요한 학벌 얘기를 하시는 걸 보니, 연봉때문에 은근히 남편분에게 자격지심이 느껴지시나봅니다.
    그리고 아무리 이러니 저러니 해도 육아를 위한 빠른 퇴근하는 엄마, 아빠를 바라보는 두 시선은 온도차가 큽니다. 차라리 일주일에 2번 도우미분의 도움을 받으세요.

  • 4. 힘드네요
    '11.5.18 12:23 AM (211.108.xxx.32)

    학벌이야기는 진짜 불필요한 거 맞는데요.
    제가 이렇게 늘 동동거리고..남편은 어쩌다 도와주는 것이 큰 일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분위기가
    결국 남편의 경제력인가보다..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가방끈 길면 뭐하나, 결국 돈의 가치가 위치를 결정하는 모양인데 하는 자괴감이..ㅜㅜ
    제가 좀 오버인가봐요.
    제 살림 남이 만지는 것은 정말 내키지를 않아서...도우미도 싫구요...
    도우미의 협조보다는 남편의 협조를 원하거든요. 같이 이룬 가정인데 집안일에 대해 갖는 마음가짐이 너무 다른 게 싫어요.즉, 남편만 저렇게 편하니까 제가 억울한가봐요(제가 많이 어리석지요..)
    늦은 시간, 따스한 댓글 감사해요. 이제 그만 감정 추스르고(울었어요)
    내일을 위해 휴식해야겠죠.
    여러분 모두 안녕히 주무세요.

  • 5. ..
    '11.5.18 12:52 AM (125.135.xxx.44)

    돈이라도 챙기세요..
    남편은 답이 없어 보여요..
    남편 회사에도 맞벌이 중에 정신 못 차리는 남자들 많아요..
    오히려 외벌이 남편들이 더 성실해요..
    돈 아끼려고 회식 잘 안해요.
    원글 보니 정신 나간 그 아저씨들이 생각나서..
    좀 화나요..
    마누라 애 키우랴 일하랴 죽어나는데..
    술집에 보태주느라 정신 없는 넋빠진 놈들 ..

  • 6. 해결
    '11.5.18 9:28 AM (220.78.xxx.202)

    오랜만에 리플다는데요 맞벌이등 뭐든 결국 다 좋을 수는 없다는 거죠
    어느 것 하나는 포기해야 해요 장기간 직장맘인 저라면 돈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해결하는거도
    좋은 방법이다 입니다.
    일주일에 두세번 도우미의 도움을 받고 그 비용은 반드시 남편이 지불하도록 하시고
    님은 아이와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세요 그게 장기적으로 보면 가족들에게 좋은 거에요
    전부다 내가 해야 하고 살림도 잘하고 직장일도 잘하고 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면
    두루 두루 편안해 집니다 포기할 건 포기하고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택하고 장기전으로
    생각하고 직장생활 해야 건강을 그나마 유지하게 되거든요 직장생활 30년 한 결론입니다.

  • 7. 가사도우미를
    '11.5.18 10:33 AM (115.178.xxx.253)

    사람은 잘 안변합니다. 대한민국 남자들 사람마다 다르지만 아직 가부장적인 의식이
    남아있습니다.
    가사도우미를 쓰세요. 아이가 어리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가사도우미가 내가 한것처럼 해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훨씬 낫습니다.
    힘들면 아이에게 짜증 부리게 되고, 남편과도 관계 나빠집니다.
    그리고 가끔은 회식도 참석하셔야 합니다. 2차까지는 아니어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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