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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출가외인이잖아

우린시누.. 조회수 : 1,199
작성일 : 2011-03-06 10:16:49
[아무짝에 쓸모없는 딸년들..
니네가 남동생 하나 있는거 저거 없었으면 어디가서 고개라도 들고다닐 수 있는 줄 아냐?]
라는 소리를 10살이전부터 듣고 자랐습니다.

버스를 두번 타야 갈 수 있었던 학교길을..엄마는 왕복 한번 차비만 줬죠.
아침시간에 바빠서 버스 두번을 다 타버리면 하교 시간엔 고스란히 걸어서 귀가해야했습니다.
남동생은 아버지가 학교앞까지 자가용으로 모셔다 드렸구요..

학비 스스로 벌고 생활비 스스로 벌어서 대학에 다니던 저는 돈 더 벌어오라는 엄마의 종용으로 대학을 중간에 그만둬야 했고..
동생은 일주일에 차비+식대 포함해서 2만원 받으며 대학에 다녔습니다.  그나마 방학때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은 몽땅 부모님께 드렸구요.
고생해서 대학까지 보내줬더니.. 라고.. 지금도 저와 동생에게 말하더군요.  

남동생은 차 끌고 다니면서 봉사회랍시고 전국에다 해외까지 돌아다니면서 대학 마쳤죠.

남아선호 사상 갖고 계신거 다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남동생이 막내니.. 우리때보다 형편이 나아져서 그랬겠거니.. 그러고 살았습니다.
부모돈인데 부모님이 알아서 쓰는데 우리가 먼 소리 하겠냐 하면서요.

다들 결혼해서
제가 2명, 둘째가 4명, 셋째가 3명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 9번동안 단한번도 출산비라고 보태준적 없고, 단 한번도 애 낳느라 수고했다 맛있는거라도 사 먹으라고 만원 한장 준 적 없고, 산후조리 한번 해 준 적도 없으며, 산후조리에 보태라고 돈 한장 준 적도 없습니다.
우리 애들은 [외손자] 니까요.

셋째가 막내를 낳은지 이제 6개월이 안됩니다.
남동생네는 막달이라 오늘내일 하고 있죠.
셋째의 미역을 제가 마련해 줬습니다.. 친정엄마가 [그건 시엄마가 해 주는거다.  그렇지만 돈 주면 사다는 줄게] 라고 했답니다.
설날에 친정에 갔더니 며느리 먹일거라고 미역을 말리고 있더군요..

여동생들이 출산준비물 사라고 돈 봉투도 건네줬고 왠만한 출산준비물은 현품으로 거의 다 넘어간 상태에..
어쩌다 친정엄마가 말 실수를 해서..
출산 병원비며 산후조리 비용까지 친정엄마가 다 댄다는 걸 알았네요.
그애는 [친손자] 니까..
생활비며 이것저것 현금이 없다고 막내여동생에게서 돈 500을 빌려간지 얼마 안되는데 말입니다. (막내여동생 애 낳을땐 미역한오라기 안 사줘 놓고..)

할머니가 돌아가셨을때,
아버지의 칠순에..
거의 모든 비용 딸들이 대고 준비하고 진행하고 뒷처리 까지 딸들이 다 했습니다.

제사에도 딸들이 가서 같이 음식 준비하고 정리하고..
김장때도 딸들이 가서 미리 배추 절이고.. 담날 다시 가서 다같이 김치하고..

엄마는 여행을 갈때면.. 모임이 있을때면.. 혹은 친척 결혼식이 있을때면
딸들한테 전화를 합니다.
내가 입고갈 옷이 없다.  여행에 가서 쓸 돈이 없다.
그러고선 어느날 친정집에 가 보면  남동생의 차가 바껴있고..

엄마.. 엄마 말대로 우린 출가외인이잖아.
엄마 귀한 아들이랑 며느리랑 있잖아.  이젠 귀한 친손자까지 생기겠네.
돈 필요할때, 일해야 할 때  그럴때만 [딸도 자식이다] 라고 하지마.
우리도 이제 지치거든?

논 팔아서 집 사주고  밭 팔아서 차 사준 아들한테 해 달라 하고
딸보다 더 귀한 며늘한테 해 달라해.
엄마.. 우리 친정 없이도 살아.  우리끼리만 만나도 충분히 행복하고 잘 살거 같아.
IP : 118.223.xxx.22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1.3.6 10:30 AM (121.138.xxx.244)

    제발 그 맘 변치마시고
    그 친정어머님...
    아들하고만 잘 사시게 도와주세요.

    아무리 잘해도 딸은 못해준 딸 밖에는 안되는
    그런 사고방식 가진 어머니시구요.
    아들(동생)은 그게 너무 당연한 일인거예요.

    더 속터지시기 전에 자매들끼리 뭉치세요.
    다음엔 속시원한 얘기 듣고 싶네요.ㅠㅠ

  • 2. 토닥토닥
    '11.3.6 10:34 AM (118.218.xxx.174)

    해드려요.....등도 쓸어드리고요....( 이게 참 위안이 되더군요...--; )

    저두 얼마 전에 -나한테잘하는사람한테 나도 잘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의무감...도리...이런 거 개나 물어가래....이럼서....--'
    좋은 마음으로 살기에도 비쁘니까...아닌건 털어버리고 살게요...--;

  • 3. ..
    '11.3.6 10:36 AM (175.114.xxx.126)

    정말로 왜 그러구 사세요... ㅠ.ㅠ.
    읽는 제가 속이 다 터집니다.
    낳았다고 길렀다고 다 부모가 아닙니다.
    이제 그런 부모님에게서 완전히 독립하세요.... 님 , 나중에 화병나실 거 같아요... ㅠ.ㅠ

  • 4. ..........
    '11.3.6 12:42 PM (175.119.xxx.3)

    왜 우리 엄마도 딸들이랑 합심해서 아들내 잘 살게 해주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잘 해주고도 큰소리도 못치고 눈치보세요. 아들내외한테.
    서운한 딸들 마음 헤아리지도 않고.............
    딸에게는 너무 거저 먹으려고 하는 마음이세요. 서운해요.

  • 5. 저와
    '11.3.6 1:23 PM (121.131.xxx.107)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아서 일부러 로그인해서 댓글답니다.
    님 어머니가 남아선호사상이 심하시긴 한데
    어머니또래 분들이 대부분 그렇습니다.(표 안내실려고 하실 뿐이죠)
    어릴때 받아보지 못한 어머니 사랑을
    성인이 된 지금에라도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지요?
    제 경우는 저도 모르는 무의식 깊은 곳에 그런 맘이 있었다는 걸 알게됐어요.
    어릴때 사랑을 주지 못하는 부모는 커서도 사랑을 줄수 없다네요.
    그래서 전 엄마와 거리를 두었어요. 엄마에게 끌려다닐 필요가 없어서요.
    하지만 씁쓸하고 허전하네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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