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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하면서... 애들이란.
저는 학원도 나가지만 과외도 해요...
학원선생으로서는... 아직 년차도 얼마 안됐고 (학원나간지는 얼마 안됐지요)
그리고 제가 성격이 내성적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걸 좀 무서워해서
그렇게 잘나가는 선생은 아니에요 ^^;
학원에서도 그걸 알아서 그런지... 개인교습이 필요한 학생들을 저에게 과외로 붙여주곤 한답니다;;;
제입으로 말하긴 쑥스럽지만... 저한테 과외받은 학생들은 대부분 굉장히 만족해요...
성적도 꽤 오르는 편이고요... 저와 과외하는 거 좋아합니다...
제 생각에 그 이유는... 학생한테 얼마나 정성을 들이느냐 하는 문제 같아요...
한꺼번에 과외... 많이 하지 않고요 보통 한두 명... 많아야 세 명 정도가 상한선이에요 저는.
과외를 시작하면 일단 애한테 관심을 가집니다... 단지 공부에 관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성격이나... 특히 애가 뭘 좋아하는지... 뭐에 자신감을 가지는지...
(이를테면... 내가 패션은 좀 알아! 내지는 내가 친구는 좀 많아! 이런 것들이요)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칭찬을 해줍니다... 공부는...
숙제 잘하고 시험 잘보면 물론 칭찬해주고요~~~ 하지만 그것 외에
오늘 신은 이 신발이 참 예쁘구나 네가 골랐니? 이런거라든가 너는 참 피부가 예쁘다든다
뭐 이런 소소한 것들을 관찰해서 칭찬을 해줍니다... 특히 초반에요
그리고
오래 해왔기 때문에... 과외준비에 큰 시간이 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에는 시중교재를 쓰기보다는
그 애한테 맞을 만한 교재를... 직접 만들어서 (사실 자료를 제가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만...
자료를 찾아서 편집만 새로 한다고 봐야겠지요)
그걸 애한테 주면서 말해줘요... 선생님이 널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고...
그리고 수업시간 중간중간에 처진다싶음 웃기는 얘기도 해주고...
그리고 한달이나 두달 지나면... 꿈이 뭐냐고 물어보기도 해요 (근데 꿈있는애들이 별로 없다는 거... 아시는지... ^^;)
전 진심으로 이 애가 뭘 하고 싶은지 그게 궁금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뭐... 특별히 강의력이 뛰어나다거나... 그런생각은 안해요
음... 설명을 쉽게 잘 하긴 합니다만... 그보다는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그게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공부에 관심있는 애들은 많지 않고요...
저도 사실 인생에 공부가 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하지만 공부를 잘하면 기회가 많다는 건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잘 하면 이 아이의 인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입시학원이에요)
아이한테도 그런식으로 접근하려고 해요...
그리고 해도 안 되는 아이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공부를 잘 하면 예쁜애... 못하면 미운애... 이렇게 접근하지 않아요
뭔가 모순됐다는 생각도 들지요? 어쨌든 애들 성적을 올리는 게 하는 일인데...
그치만 전... 아이가 저보다 많이 어리긴 하지만
그 아이들이 또 저의 스승도 된다고 봐요
애들을 보다보면... 대체로 애들이(모든 애들은 아니지만) 빛나는 부분들을 하나씩 갖고 있거든요
아... 나도 저런 성격이나 기질...을 배우면 참 좋겠다 그런 거요
끈기가 있는 애면 끈기가 존경스럽고
인간성이 참 좋은 애면 인간성이 존경스럽고
애교 있고 그런 애들도 있는데... 그런 애교도 사실 누구나 다 갖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어떤 애는... 딸 둘 있는 집 막내였는데 딸만 둘이어서 그런지 행동도 참 얌전하고
저 물갖다주는데 쟁반에 담아서 너무 예쁘게 내려놓는 거예요... 그게 참 예쁘고 좋아보여서
칭찬해줬지요^^ 저는 쫌 행동이 덜렁거리거든요 ㅋㅋ
신기한 건...
애들을 이렇게 대하면요...
막 혼내거나 그러지 않아도... 대체로 숙제 열심히 해 오고요 (물론 부작용... 안해놓고는 한번만 봐달라며 앵길때도 있어요... 이런 게 몇 번 반복되면 크게 혼내지요)
과외시간에 수업 열심히 들어요... 수업 분위기 즐겁고 화기애애하고요...
그리고 저는 늘! 숙제를 선물처럼 줍니다 ㅋㅋㅋㅋㅋ
널 위해 특별히 준비한 숙제야 으하하하 양이 이렇게 많아 그치만 풀어봐 널 위한 거니까 ㅋㅋㅋㅋㅋ
그러면 또 은근히 잘 애 옵니다 애들이...
사람이란... 자길 알아주는 누군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그런 마음을 갖고 있잖아요...
좀 외람된 말씀이지만... 애들한테 너무 공부공부 하지 마시고...
사실 스스로 공부하는 애들은 진짜 잘 없어요... 다들 딴데 관심 많고...
해야된다니까 하지요... 왜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고...
동기부여해주는게 제일 좋지만... 암튼 애정을 갖고 살살 구슬려주면서
혼날 때는 빡세게! 혼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즐거운 분위기에서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것도...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전 아직 애가 없어서 ^^;
이렇게 쉽게 말하는지도 모르겠네요
걍... 주절거려 봤어요. 좀 외람되네요;;;
1. ^^
'11.3.2 1:50 AM (116.39.xxx.139)읽으면서 미소가 지어졌어요.
초등 아이들은 칭찬이 잘 먹히지만
사춘기 아이들은 혼내도, 칭찬해도 그닥 먹히지 않는다더군요.
그 말이 먹히려면 '친한' 사람이어야한다네요.
저도 아이와 친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중입니다.
원글님 좋은 선생님이신 듯 해요^^2. 과외
'11.3.2 1:58 AM (220.70.xxx.199) - 삭제된댓글지금 과외선생님 구하고 있는중인데..원글님 같은 선생님 만나면 저희 아이에게 좋을듯해서요..
무슨 과목이신지..멜 주소 올리니 꼭 멜 좀 부탁드립니다
hpcncc@naver.com3. ^ ^
'11.3.2 1:58 AM (121.130.xxx.42)외람되긴요.좋은 글 잘 읽었어요.
제가 20년 전에 속셈학원에서 초등학교 애들 가르친 적이 있어요.
그때도 5~6학년만 되도 남자애들이 참 선생님이 만만해 보이면 기어오르려고 하더라구요.
근데 전 절대로 말 안듣는 남자애들 때리거나 야단치지 않았어요.
오히려 **야 수업 끝나고 남아라 부드럽게 한마디 합니다.
그리고 관심을 갖고 아이와 대화를 했어요.
그러니 천방지축 남자애들이 저라면 어려워하더라구요.
ㅋㅋ 지금생각해도 넘 귀엽네요.
사실 공부 열심히 안하고 개구장이인 아이들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얼마나 야단 맞고 매 맞고 벌 서겠어요.
그런 애들 학원에서도 야단 맞고 매 맞으면 너무 불쌍하잖아요.
반면 수학 선생님은 툭하면 매들고 야단치니 남자애들이 더 말을 안듣고
수업 분위기 안좋더라구요.
수업 하다보면 옆반에서 선생님이 소리 지르고 애들 떠들고...
여자애들이 쟤네들 국어선생님한테는 꼼짝도 못한다고 하니 수학선생님은 더 화나셨을 듯 해요.
헉~ 어찌 제 자랑 모드로??
그게 아니고 나그네의 코트를 벗긴 건 바람이 아니라 태양이었듯이 애들도
인간적으로 대해주면 따라오더란 제 개인적 경험담을 보태봤습니다만!!
참 어려운게 그게 왜 내 자식에겐 안되냐구요???? ㅠ ㅠ4. ...
'11.3.2 2:04 AM (118.221.xxx.209)좋은 과외선생님이시네요...아이들이 좋아하겠어요....^^
5. 애들을
'11.3.2 9:09 AM (121.147.xxx.64)좋아하시나봐요..
적은글에 그런 느낌이 드네요.
선생님같은분한테 애들 맡기면 아무리 못하던 공부도 애들도 다 잘따라갈거 같아요.
애들이 선생님이 애정이 있는지 없는지 먼저 아는거 같아서요..6. 어머나
'11.3.2 10:30 AM (112.150.xxx.18)저도 과외하는데 원글님하고 비슷한 과에요. 전 특히 여자애들하고 수업하는 게 잘 맞아요. 아무래도 여자끼리가 더 잘 통하네요. 제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지 중학교 여자애들이랑 수다 떨면 그렇게 죽이 잘 맞고 즐거워요.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과외하기 싫단 소리 안하고 숙제도 잘 해오는 편이고 그러면 성적도 오르고 결과가 좋네요. 이사를 몇 번 해서 그 때마다 가르치던 아이들과 헤어졌었는데 보고싶다고 문자도 오고 시험 잘 봤다고 문자도 오고 그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