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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하면서... 애들이란.

그냥... 잡담 조회수 : 1,942
작성일 : 2011-03-02 01:44:11
안녕하세요. 82에는 공부에 관한 글이 많지요...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글을 올려 봅니다.
저는 학원도 나가지만 과외도 해요...
학원선생으로서는... 아직 년차도 얼마 안됐고 (학원나간지는 얼마 안됐지요)
그리고 제가 성격이 내성적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걸 좀 무서워해서
그렇게 잘나가는 선생은 아니에요 ^^;
학원에서도 그걸 알아서 그런지... 개인교습이 필요한 학생들을 저에게 과외로 붙여주곤 한답니다;;;

제입으로 말하긴 쑥스럽지만... 저한테 과외받은 학생들은 대부분 굉장히 만족해요...
성적도 꽤 오르는 편이고요... 저와 과외하는 거 좋아합니다...
제 생각에 그 이유는... 학생한테 얼마나 정성을 들이느냐 하는 문제 같아요...
한꺼번에 과외... 많이 하지 않고요 보통 한두 명... 많아야 세 명 정도가 상한선이에요 저는.

과외를 시작하면 일단 애한테 관심을 가집니다... 단지 공부에 관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성격이나... 특히 애가 뭘 좋아하는지... 뭐에 자신감을 가지는지...
(이를테면... 내가 패션은 좀 알아! 내지는 내가 친구는 좀 많아! 이런 것들이요)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칭찬을 해줍니다... 공부는...
숙제 잘하고 시험 잘보면 물론 칭찬해주고요~~~ 하지만 그것 외에
오늘 신은 이 신발이 참 예쁘구나 네가 골랐니? 이런거라든가 너는 참 피부가 예쁘다든다
뭐 이런 소소한 것들을 관찰해서 칭찬을 해줍니다... 특히 초반에요

그리고
오래 해왔기 때문에... 과외준비에 큰 시간이 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에는 시중교재를 쓰기보다는
그 애한테 맞을 만한 교재를... 직접 만들어서 (사실 자료를 제가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만...
자료를 찾아서 편집만 새로 한다고 봐야겠지요)
그걸 애한테 주면서 말해줘요... 선생님이 널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고...

그리고 수업시간 중간중간에 처진다싶음 웃기는 얘기도 해주고...
그리고 한달이나 두달 지나면... 꿈이 뭐냐고 물어보기도 해요 (근데 꿈있는애들이 별로 없다는 거... 아시는지... ^^;)
전 진심으로 이 애가 뭘 하고 싶은지 그게 궁금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뭐... 특별히 강의력이 뛰어나다거나... 그런생각은 안해요
음... 설명을 쉽게 잘 하긴 합니다만... 그보다는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그게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공부에 관심있는 애들은 많지 않고요...
저도 사실 인생에 공부가 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하지만 공부를 잘하면 기회가 많다는 건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잘 하면 이 아이의 인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입시학원이에요)
아이한테도 그런식으로 접근하려고 해요...

그리고 해도 안 되는 아이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공부를 잘 하면 예쁜애... 못하면 미운애... 이렇게 접근하지 않아요
뭔가 모순됐다는 생각도 들지요? 어쨌든 애들 성적을 올리는 게 하는 일인데...
그치만 전... 아이가 저보다 많이 어리긴 하지만
그 아이들이 또 저의 스승도 된다고 봐요
애들을 보다보면... 대체로 애들이(모든 애들은 아니지만) 빛나는 부분들을 하나씩 갖고 있거든요
아... 나도 저런 성격이나 기질...을 배우면 참 좋겠다 그런 거요
끈기가 있는 애면 끈기가 존경스럽고
인간성이 참 좋은 애면 인간성이 존경스럽고
애교 있고 그런 애들도 있는데... 그런 애교도 사실 누구나 다 갖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어떤 애는... 딸 둘 있는 집 막내였는데 딸만 둘이어서 그런지 행동도 참 얌전하고
저 물갖다주는데 쟁반에 담아서 너무 예쁘게 내려놓는 거예요... 그게 참 예쁘고 좋아보여서
칭찬해줬지요^^ 저는 쫌 행동이 덜렁거리거든요 ㅋㅋ

신기한 건...
애들을 이렇게 대하면요...
막 혼내거나 그러지 않아도... 대체로 숙제 열심히 해 오고요 (물론 부작용... 안해놓고는 한번만 봐달라며 앵길때도 있어요... 이런 게 몇 번 반복되면 크게 혼내지요)
과외시간에 수업 열심히 들어요... 수업 분위기 즐겁고 화기애애하고요...
그리고 저는 늘! 숙제를 선물처럼 줍니다 ㅋㅋㅋㅋㅋ
널 위해 특별히 준비한 숙제야 으하하하 양이 이렇게 많아 그치만 풀어봐 널 위한 거니까 ㅋㅋㅋㅋㅋ
그러면 또 은근히 잘 애 옵니다 애들이...

사람이란... 자길 알아주는 누군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그런 마음을 갖고 있잖아요...

좀 외람된 말씀이지만... 애들한테 너무 공부공부 하지 마시고...
사실 스스로 공부하는 애들은 진짜 잘 없어요... 다들 딴데 관심 많고...
해야된다니까 하지요... 왜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고...
동기부여해주는게 제일 좋지만... 암튼 애정을 갖고 살살 구슬려주면서
혼날 때는 빡세게! 혼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즐거운 분위기에서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것도...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전 아직 애가 없어서 ^^;
이렇게 쉽게 말하는지도 모르겠네요

걍... 주절거려 봤어요. 좀 외람되네요;;;


IP : 14.36.xxx.21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3.2 1:50 AM (116.39.xxx.139)

    읽으면서 미소가 지어졌어요.
    초등 아이들은 칭찬이 잘 먹히지만
    사춘기 아이들은 혼내도, 칭찬해도 그닥 먹히지 않는다더군요.
    그 말이 먹히려면 '친한' 사람이어야한다네요.
    저도 아이와 친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중입니다.
    원글님 좋은 선생님이신 듯 해요^^

  • 2. 과외
    '11.3.2 1:58 AM (220.70.xxx.199) - 삭제된댓글

    지금 과외선생님 구하고 있는중인데..원글님 같은 선생님 만나면 저희 아이에게 좋을듯해서요..
    무슨 과목이신지..멜 주소 올리니 꼭 멜 좀 부탁드립니다
    hpcncc@naver.com

  • 3. ^ ^
    '11.3.2 1:58 AM (121.130.xxx.42)

    외람되긴요.좋은 글 잘 읽었어요.
    제가 20년 전에 속셈학원에서 초등학교 애들 가르친 적이 있어요.
    그때도 5~6학년만 되도 남자애들이 참 선생님이 만만해 보이면 기어오르려고 하더라구요.
    근데 전 절대로 말 안듣는 남자애들 때리거나 야단치지 않았어요.
    오히려 **야 수업 끝나고 남아라 부드럽게 한마디 합니다.
    그리고 관심을 갖고 아이와 대화를 했어요.
    그러니 천방지축 남자애들이 저라면 어려워하더라구요.
    ㅋㅋ 지금생각해도 넘 귀엽네요.
    사실 공부 열심히 안하고 개구장이인 아이들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얼마나 야단 맞고 매 맞고 벌 서겠어요.
    그런 애들 학원에서도 야단 맞고 매 맞으면 너무 불쌍하잖아요.
    반면 수학 선생님은 툭하면 매들고 야단치니 남자애들이 더 말을 안듣고
    수업 분위기 안좋더라구요.
    수업 하다보면 옆반에서 선생님이 소리 지르고 애들 떠들고...
    여자애들이 쟤네들 국어선생님한테는 꼼짝도 못한다고 하니 수학선생님은 더 화나셨을 듯 해요.
    헉~ 어찌 제 자랑 모드로??
    그게 아니고 나그네의 코트를 벗긴 건 바람이 아니라 태양이었듯이 애들도
    인간적으로 대해주면 따라오더란 제 개인적 경험담을 보태봤습니다만!!

    참 어려운게 그게 왜 내 자식에겐 안되냐구요???? ㅠ ㅠ

  • 4. ...
    '11.3.2 2:04 AM (118.221.xxx.209)

    좋은 과외선생님이시네요...아이들이 좋아하겠어요....^^

  • 5. 애들을
    '11.3.2 9:09 AM (121.147.xxx.64)

    좋아하시나봐요..
    적은글에 그런 느낌이 드네요.
    선생님같은분한테 애들 맡기면 아무리 못하던 공부도 애들도 다 잘따라갈거 같아요.
    애들이 선생님이 애정이 있는지 없는지 먼저 아는거 같아서요..

  • 6. 어머나
    '11.3.2 10:30 AM (112.150.xxx.18)

    저도 과외하는데 원글님하고 비슷한 과에요. 전 특히 여자애들하고 수업하는 게 잘 맞아요. 아무래도 여자끼리가 더 잘 통하네요. 제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지 중학교 여자애들이랑 수다 떨면 그렇게 죽이 잘 맞고 즐거워요.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과외하기 싫단 소리 안하고 숙제도 잘 해오는 편이고 그러면 성적도 오르고 결과가 좋네요. 이사를 몇 번 해서 그 때마다 가르치던 아이들과 헤어졌었는데 보고싶다고 문자도 오고 시험 잘 봤다고 문자도 오고 그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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