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하긴 귀찮지만 며칠 편한 [비빔밥]
어제 비빔밥 했어요.곰곰히 기억을 더듬어보니까 비빔밥을 위한 비빔밥을 한 건 다섯손가락 안쪽인 것 같아요. 늘 먹다 남은 나물 처리를 위한 비빔밥이었다고 할까??
경희농원 고사리 불려서 데쳐서 볶고...요건 아몬드오일에 볶았어요. 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다용도실에 있는 식용유 가지러가기 귀찮아서요.
평창 느타리버섯은 들기름에 볶았어요. '우리의 호프- 평창 느타리'는 데치거나 소금에 절이지 않아도 탱글탱글 쫄깃쫄깃...흐흐흐.
콩나물은 한 봉지를 왕창 소금 조금, 물 조금 치고 삶은 다음 ⅔쯤 건져내서 무치고, 나머지는 물 더 붓고 소금 간 하고, 파 마늘 넣어서 국으로 변신, 얍!! 콩나물 무침에는 소금 파 마늘 참기름, 그리고 고춧가루 조금, 요렇게 들어갔구요.
그담에 노각나물도 했죠~~. 노각 아시죠? 늙은 오이. 우리 친정아버지 이거 정말 좋아하시는데 요기 시댁은 이거 잘 모르시더라구요. 그래도 비빔밥엔 이거이 들어가줘야...전에 미련하게 이걸 칼로 살을 저며낸 후 채를 써느라 고생고생했는데 어제는 감자 껍질 벗기는 칼로 쓱쓱. 소금 뿌려 절인 후 꼭 짜서 고추가루 설탕 조금 파 마늘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김무침도 했어요. 돌김 다섯장 굽지말고 가능한 잘게 찢은 다음, 사실 굽지않은 김 찢는다는 거 성격테스트하는 것 같아서..., 어젠 간을 맛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식용유(아몬드오일) 1큰술로 했어요. 간장과 설탕을 따로 넣는 것보다 맛간장을 넣으니까 간이 잘 맞던데요.
그리곤 냉동고 안의 다진쇠고기볶음 꺼내고, 볶은 고추장도 덜어놓고, 그리고 들기름...
아, 죽이데요, 사실 저 제가 음식해놓고 맛있단 소리 안하거든요, 제가 먹어보면 다 그저 그렇고, 맛도 없는 것 같고, 아님 만드느라 질려서 먹기 싫고...그런데 어제 비빔밥은 죽음이었어요.
kimys, 맛나게 한 그릇 먹더니 "낼 저녁 아무것도 하지말고 요대로 먹자구"하네요, 그럼 저야뭐, 신나는 달밤이죠.
지금 보리쌀 불리구 있어요. 보리섞어서 밥 지어 어제랑 하나도 안틀리게 비빔밥 먹으려구요.
허긴 저도 좀 쉬어야 해요, 여지껏 매실 젓느라 어깨가 빠질 지경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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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jasmine
'03.5.26 6:07 PM묵 데쳐서 넣으면 맛있던데요. 돌솥에 할땐 걍 놓고요. 전 큰 비젼 같은것 데워서 가운데 놓고 여럿이 퍼먹게 합니다. 알밥도 그렇게 내고......
2. 박혜영
'03.5.26 7:38 PM노각나물 넘 맛있는데..
이제 입덧도 많이 가라앉고 입맛이 좀 돌거든요..근데 노각을 감자칼로 어떻게 썰으셨는지요?
몇번 해보았는데 잘 안되더라구요..
맛있게하는비법 알려주세용!!3. orange
'03.5.26 8:04 PM선생님, 아몬드 오일 어떠셨어요... 안그래도 궁금했었는데...
오일 종류가 점점 늘어서 궁금해 하고 있던 참입니다... 향이 좀 있을 듯도 하구요.....4. 김혜경
'03.5.26 9:23 PM아몬드 오일 하나도 특별한 것이 없던걸요...향 잘 모르겠고...포도씨오일처럼 묽지도 않고 보통 기름이더라구요.
노각은 요, 감자껍질 벗길 때 쓰는 필러로 겉껍질 벗겨낸 후 그냥 같은 방법으로 속살 벗긴 다음 절였어요. 절면서 얇아지니까 굳이 체썰기 하지 않아도 먹기 적당한 정도...괜찮던데요, 괜히 칼로 속살 벗기고 그걸 채썰고 하는 것보다 더 번거롭고...
그리구 저 땡떴어요. 낼 저녁도 우리 어머니랑 kimys이거 또 드신대요..저 반찬 또 안해도 되요. 만세 만세 만만세~~.5. 벚꽃
'03.5.26 10:38 PM아니? 감자 필러가 그런용도로 쓰일수가 있다니!!
저 작년에 노각무침 한번 하다가 힘들어 죽는줄 알았어요.
씨 긁고 편썰어 채썰려니 얼마나 힘든지..
그다음부터 슈퍼에 노각있으면 째려보고 다녀요~^^
제가 아는 감자 필러의 용도
* 맛사지용 오이 썰때 - 얇게 돼서 잘 붙는데요
* 감자나 당근 잘라서 부서지지 말라고 모서리 다듬을때
(칼로 다듬을땐 얼마나 힘들던지)6. 김혜경
'03.5.26 10:40 PM그 마사지용 오이썰듯 노각 벗겨내면 워낙 얇아서 채칠 필요없구요, 길이만 좀 끊어내면 O.K
7. 최경주
'03.5.27 1:02 AM음..예전에 울엄마하던거 보니까 무채만드는 강판이 있던데요... 필러로 깐후 강판에 걍 쓱쓱미니까 굵은 국수 가락처럼 돼더라구여...나물로만 따로 먹을 땐 이방법도 깔끔하구 간단하더라구여^^
8. 우렁각시
'03.5.27 7:27 AM저 요리하는걸 죽어라고 싫어하면서...
뭐 먹고 싶은게 떠오르면 그 날을 안넘기고 꼭 먹어야 하는 성격인데요.
지금 성격개조 중이죠~~~~으으윽,캑 !
요즘 저희 부부가 미치게 먹고 싶은게 향긋한 나물/산채 비빔밥이랍니다.
접때 고사리 얘기 하실때 저희 은장도 찾았잖아요?
참아야 하느니라~ 정신차려야 하느니라~~하면서요.
나이들수록 왜 특별한 음식보다 이전에 귀하게 여기지 않던 단순한 맛에 끌리는겐지...
친정엄마의 박나물도 그리워요...
도대체 이런 나물들은 뭔 맛으로 먹나 몰라..했는데.9. 최은진
'03.5.27 9:00 AM저두 어제 노각나물해먹었는데.... 어렸을때 엄마가 많이 해주시던 노각무침...
그거 하나있음 다른반찬없어두 밥한그릇 뚝딱이져...
전 그냥 과도로 넓게 포떠서 반정도 접어 과도로 쓰으쓱 채썰거든요...
tv잠깐 보면서 큰 노각 3개 후딱 채썰어 절였어여.....
전 넘 얇은건 싫어서요.... 좀 굷게 채썬듯이 쉽게 되는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