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식당에 가보니 4-완차이의 마파두부
오늘 저녁은 신촌의 완차이(02-392-0302)라는 중국집에서 밥을 먹고 들어왔어요.
벌써 몇달전부터 우리 아들이 하도 맛있다고 해서 가보고 싶었는데 여건이 허락칠 않아서.
오늘 벼르고 또 별러서 다녀왔죠.
오랜만에 신촌의 먹자골목에 가보니,
하, 제가 그 동네 주름잡을 때는 그 일대가 하숙촌이었는데 아웃백에 뭐에뭐에 먹자골목이 됐대요.
옛날 생각도 나고, 동네가 그렇게 변하다니....
하여간 완차이에서 류산슬이랑 사천탕수육이랑 굴짬뽕이랑 춘권이랑 먹었는데 (셋이서 엄청 먹었죠?)
다 맛이 좋았어요.
그런데 그중 젤 저를 열(?)받게 한게 마파두부밥이었어요.
어쩌면 그렇게 맛이 있는지..., 재료는 뻔한 거고, 과정도 뻔한 건데...손맛이라는 이렇게 차이 나는 거라니, 원..., 쩝.
결국 다먹고 나오다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주방에서 서빙하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내주는 곳에다 고개를 들이밀고는
"아저씨 여기는 두반장 뭐 써요?"하고 묻고 말았어요.
주방 아저씨들은 어이가 없는지, 아님 한국말을 못알아듣지(거기 종업원이 100% 중국인이더라구요) 멀뚱멀뚱 보고만 있더라구요.
"아저씨 두반장 만들어서 써요??"하고 다시 물으니
한국말을 젤 잘 알아듣는 듯 한 한 분이 앞으로 나서며
"두반장은 원래 만들어 쓰는 거 아니에요, 사서 써요"하더라구요.
"뭐 쓰세요, 하하 쓰세요? 이금기 쓰세요?"
"우린 하하 써요"
"저도 하하 쓰는 데 왜 이렇게 맛이 달라요? 아저씨넨 너무 맛있잖아요"
"... "
"왜 맛이 달라요? 어떻게 하세요?"
"그건 비밀인데..."
"가르쳐주세요~~ 중국집 차릴 것도 아닌데...네??"
이래서 배운 몇가지 포인트.
역시 불이 문제더라구요.
센불에서 돼지고기 다진 거 볶다가 두반장과 채소들을 모두 집어넣는데 센불에서 연기가 나도록 볶은 후 물녹말을 넣는다는 거죠.
완차이 주방장 아저씨 말은 불의 세기가 중요하고,재료를 볶을 때 연기가 나도록 볶는다는 거,
그러면서도 시간은 짧게 해야하고, 그리고 물녹말은 되게(묽으면 맛이 없대요)해서 넣어 완성된 요리가 빡빡하도록 해야한다는 거예요.
글쎄 말은 쉬운데...하여간 완차이의 마파두부를 먹어보고는 집에서 다시는 마파두부 만들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
하하 두반장이 뭐냐고 물으실 거죠?
이금기처럼 상표이름이에요. 북창동의 중국음식재료상에 가면 업소에서는 모두 그걸 쓴다며 권해주는 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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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ato
'03.3.17 10:31 PM그렇구나...
하하는 첨 들어봐여...
글구 마파두부...휴~~
얼마나 맛나길래...울 선생님이 주방까지 들어가셨을까나..
궁금하네요...
역시 맛난 거 많이 먹어봐야지.요리두 잘하게 된다니까요..
그쵸?
울 스머프는요~~외식하는거 싫어해요...
그래서 제 요리솜씨가 맨날 제자리 걸음인가봐여~~
헤헤~~
핑계두 좋쳐??2. 김혜경
'03.3.17 10:36 PM진짜 먹어봐야 요리가 는다니까요. 전 그렇다고 확고하게 믿고있어요.
정말 아내에게 맛난 요리를 얻어먹고 싶은 남편들은 일단 별미음식을 밖에서 사줘야한다니까요.
스머프님(저까지 이렇게 불러도 되는지...) 요글 꼭 보도록 하세요. sato님 솜씨가 안는다면 그건 스머프님책임이라니까...3. 김화영
'03.3.17 11:52 PM일밥 본뒤로 제일 달라진게 외식하다 먹는 음식 흉내내는 거죠.
오늘 모 백화점에서 알밥으로 점심 먹었는데
부엌에서 주방 아저씨가 어떻게 만드나 식탁에 앉아서 다 보고, 음식 나온 다음에 뭐넣나
뒤적뒤적 확인하고 먹기 시작했습니다.
달군 뚝배기에 밥을 퍼서 꽉꽉 누르시데요. 참기름 좀 붓고. 다음 꾸미처럼 얹은것을 살펴보니
날치알 생 것, 다진 김치, 다진 노랑 단무지, 다진 게맛살, 김 부스러트린 것 잔뜩에 무순이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퇴근길에 냉동 날치알 사서 퇴근. 나머지 재료들이 조금씩 냉장고에 있었거든요. 아이들의 저녁상에 근사한 알밥을 차려줬죠. 저로서는 점심과 저녁 메뉴가 똑같은 셈이었습니다만. 즐거웠습니다.4. orange
'03.3.18 12:44 AM중국요리는 역시 불맛인가봅니다....
아는 분은 결혼할 때 엘피지 가스통을 들여놔야겠다고 하시더군요.... 농담인지 진담인지... ^^
중국집에 있는 그 화력 좋은 버너를 들여놓겠다나요....
가정용 가스렌지에서는 그 맛이 안 난다구요...
하하 두반장... 저두 몰랐던 거네요.... 이금기꺼는 요새 슈퍼마다 있는데 하하꺼라....
북창동엘 가야겠군요....5. 김효정
'03.3.18 10:06 AM완차이에 매운홍합도 맛있다고 소문났어요.
저두 언젠가는 꼭 가서 먹어봐야지 벼르고 있는데
워낙 집이랑도 멀고, 그쪽으로는 갈 일도 없어서 여태 못가고 있네요.
먹고싶다~6. 꽃게
'03.3.18 10:48 AM맞아요.
중국요리는 불이 맛을 좌지우지 하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중국요리 몇가지 배웠는데 그럭저럭 맛은 나는데 재료가 살아있는 느낌이 없는거예요.
남편은 불이 약해서 우리집 가스로는 중국요리 안된다는 걸 알거든요.
그래도 맛은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마파두부는 한번 실패하곤 안하게 되네요.7. 빅젬
'03.3.18 10:58 AM어려운건 사먹읍시다!~~~
다 할줄알면 나가 먹는 맛이 없잖아요 호호 ^^
우리 떳떳한 양반도 외식을 별로 안하긴 하지만
저는 직장생활을 통해서나 친구들만나면 색다른걸 먹어보려 하거든요
그나마 다행이죠?
전.. 일식집에서 나오는 스끼다시 보고 많이 배워요..
어디다 써먹냐면? 초대음식에... ^^ 간단하면서도 때깔나잖아요 ^^8. jasmine
'03.3.18 6:44 PM우리집에 그 가스통있는데........
곰탕 끓일때 쓰는데, 두시간정도면 뼈가 거의 녹아버리고 뽀얀 진국이 됩니다.
근데, 그 불이 얼마나 센지 전 겁나서 켜지도 못합니다. 신랑이 해주죠.
더구나 옆에 서서 후라이팬 쓸 용기는 안나서 좀 맛없는 중국요리 해먹고 사는데,
함 해볼까나..........9. 딸기엄마
'03.3.18 8:54 PM매일 눈만 맞추다가 오랜만에 반가워서...
마파두부, 일.밥에 써 있는데로 했는데..가족들 입맛이 까다롭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집 마냥 센 불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맛있다고 엄마에게 용기를 팍 팍 주었거든요.
중요한 건 색다른걸 흉내내려는 용기와 그 용기를 북 돋아주는 가족들의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전에 나물님 말씀 맞다나 자꾸 맛있다고 해줘야 신나서 더 자꾸하게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외식도 퍽 중요하겠죠? 모든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가끔 외식을 해 주어야겠군요 ----하하하 아줌마의 자기 합리화였슴다.--10. 후추공주
'03.3.19 6:24 PM완차이의 매운홍합을 넘넘 좋아하는데.. ^^ 다음에 가시면 드셔보세요.
단! 마늘이 팍팍 들어간 매운음식(예:해주냉면, 서린낙지)등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 ^^11. 김혜경
'03.3.19 7:23 PM며칠내로 완차이 다시 갈래요, 홍합 먹으러요.
12. Irene
'05.7.15 11:27 AM저 완차이 홍합 너무 좋아하는데....
전 장이 약해서 매운거 못먹거든요. 근데 완차이 매운홍합은 너무 좋아해서
약먹으면서 먹는답니다.13. 잠비
'06.6.7 7:57 PM요즘도 완차이가 영업을 하는가?
의심이 되는 촌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