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반찬이 없어도 그럴싸한 핑계가 있잖아요, 눈때문에 나갈 수 없었다, 미끄러져 다치면 더 손해다, 뭐 이런거요.
전요, 그저께부터 먹고 있는 꼬리국에, 코스트코에서 산 깻잎(이건 밤채를 얹은 이라고 써있는게 1천원쯤 비싼데 훨씬 맛있어요), 너무 비싸서 눈물을 머금고 산 명란, 구워서 파는 돌김, 제사때 쓰다 남아서 락앤락통에서 새들새들해지고 있던 느타리와 역시 제사때 쓰고 남아서 씨가 까맣게 변해가는 풋고추 홍고추에 굴소스(이것도 거의 바닥이 드러나 알뜰하게 쓰고 버리려고 뒤집어 놨던것이죠)와 참기름으로 볶고, 그리고 메인디시 가자미를 기름에 지져었어요.
반찬이 너무 많다고요, 글쎄 써놓고 보니 그런 것 같은데 막상 식탁에 차려진 걸보니 맨 산 것뿐이라 좀 미안하더라구요. 손길이 제대로 간 거라고는 느타리 볶음 뿐인데 이것도 거의 재활용요리라...
오늘은 제가 가자미 얘기 해드리려구요. kimys가 생선좋아한다고 소문이 나서 보통 명절엔 조기 아니면 갈치 고등어세트가 들어오는데 오늘은 가자미가 배달됐더라구요. 제가 가자미를 좋아하거든요, 제가 눈을 좀 잘 흘기는 편인데 그래서 '가자미 눈된다'소리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가자미랑 친한가?!
들어온 조기 고등어 갈치를 먹다보면 가자미 사먹기 참어려웠는데 너무 반갑더라구요. 그래서 이걸 바로 프라이팬에 지진거죠.
그게 바로 요거 에요.

요거요, 속에 알도 있고 간간한 것이 아주 맛있더라구요.
고등어나 삼치 같은 건 손질해서 간까지 한 거 자주 먹어봤지만 가자미는 저 오늘 첨봤어요. 그래서 여러분들 보여드리려구요. 그냥 포장찢어서 프라이팬이나 석쇠에 탁~~.아, 여러분들은 다 아시는데 저만 몰랐던 거 아닌가 몰라요.
어른들 요새 여자들 너무 편하다고 걱정하실 지 몰라도, 요즘같이 바쁘고 복잡한 세상, 이만한 호사쯤은 누려도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