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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늘은 [肝煎]을 부쳤어요

| 조회수 : 7,471 | 추천수 : 381
작성일 : 2003-01-04 20:23:17
아까 kimys랑 같이 통증클리닉을 다녀오면서 소의 간(肝)을 사왔어요. 며칠전 ebs에서 간요리를 하면서 눈(眼)에 좋고 빈혈에 좋다고 해서...

아니 사실은 지난 신정 휴일에 친정어머니네는 간전을 붙였대요. 제가 무지 좋아하거든요. 특유의 비릿한 내가 나는 것이...
예전에 엄마네서 살때 명절 때가 되면 제가 간전을 참 많이 붙였어요. 저는 출퇴근이 일정한 편이었지만 당시 시간강사 하던 우리 큰올케는 명절이나 무슨날에도 퇴근이 대중없어서...

엄마가 정육점에서 얇게 썰어온 간에 밀가루를 묻히다보면 손가락은 밀가루와 피가 떡을 이루면 덕지덕지 들어붙어 괴롭기 짝이 없었지만 좋아하는 걸 먹는 재미로...
좋아하기는 하는데 저희 식구 먹이려고 부친 적은 없어요. 어느해간 제가 간전 좋아한다고 엄마가 잔뜩 부쳐서 싸줬는데 kimys도 별루고, 시어머님도 그렇고..., 그래서 혼자 간식으로 다 먹어버린 적 있거든요. 그래서 간요리는 할 생각도 하지않았어요.

그런데 말이죠, 신정때 친정엄마가 간전을 부쳤다고 하길래 당연히 저 주려고 얼마쯤은 냉동실에 싸놓았으려니 했는데 글쎄 동생네 식구 밥먹으러 왔을 때 실컷 먹이고 싸주기까지 했대네요, 글쎄. 강미중과 그의 일당들에게...

늙은 친정엄마 손만 바라보는 것도 그렇고 해서 오늘 병원에 다녀오다가 인왕시장의 정육점에 갔더니 마침 막 들어온 간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600g 한근에 5천원씩 3근 샀어요. 엄마는 갈현동에서 1근에 2천원 줬다고 하던데...

집에 오면서 전 내심 간전을 부치려면 저며 내야하는데 그게 자신 없어서 쑹덩쑹덩 썰어서 중국식 간볶음을 하려고 했는데 kimys가 "저녁 메뉴는 간전이겠네"하지 뭐예요.
허간 요새 kimys가 눈이 나빠지려는지 상태가 좋지않아 책 읽기가 싫대요, 아니  추리소설가가 책이 싫으면...

kimys 퇴직하지 않았더라면 밖에서 온갖 산해진미 다 먹고 다녔을텐데 요샌 제가 해주는 요리들이 거의 전부이니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니 눈시울도 좀 뜨거워지구요.

하여간 큰 맘먹고 간을 저미기 시작했는데 해보니까 할만도 하더라구요, 거죽을 살짝 얼려서 썰면 잘 될텐데 그냥해서 마음먹은 것보다는 좀 두껍게 썰어지긴 했지만...

썰어둔 간에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해서 밀가루 바르고 달걀물 무쳐서 프라이팬으로...

간전으로 오늘 한끼 잘 때웠구요, 내일 점심에는 중국식 간볶음을 해보려구요.

아참 간은요, 눌러봐서 탄력 있고 색이 선명한 것이 싱싱한 거래요

그럼 좋은 주말 보내시구요, 길도 미끄러운데 외식하러 나가시느라 애쓰시 마시고 김치찌개 하나라도 정성껏 끓여서 맛나게 드세요. 그리구 감기 조심하시구요...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ywoos
    '03.1.4 10:05 PM

    통증 클리닉이라니,어디 또 불편하신가요?
    자꾸 아프시면 어쩐대요?
    감기에 약도 못드신대서 오늘은 쉬시려나..했는데 글 올리셨네요.
    저라면 라면 끓여 저녁 한끼 떼우고 말았을텐데 전까지 부쳐서 그 얘기까지...
    간전 한접시,간볶음 한접시 제 코 앞까지 갖다 바치신것같아
    괜히 죄송한맘 들었어요.
    저는 고구마 삶아 김치 곁들여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밤고구마...

  • 2. mywoos
    '03.1.4 10:10 PM

    아,허리때문에 통증클리닉엘 ...
    몸조리 잘하세요...

  • 3. 김혜경
    '03.1.4 10:12 PM

    밤고구마에 맛나게 익은 김치 한조각 얹어서 먹으면~~ 크아아~~.
    통증클리닉은요, 우리집 kimys가, 지난 2001년 디스크 수술후 가끔씩 다니는데, 제가 요새 허리를 굽혀다 펼때마다, 서있다가 의자에 앉을 때마다 허리가 아프다고 하니까 오늘은 기어이 끌고 가네요. 좀 쉬면 나을텐데 괜히 가서 주사맞고 레이저치료하고 그랬네요.
    나을거라니까...
    걱정하지마세요, 제가 여간 건강한 체질이 아니랍니다. 작년 1월에 종합건강진단을 kimys랑 같이 받았는데 그 사람은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고, 전 의사 웃어요, 너무 깨끗하다고. 믿을 수 없는 건 그렇게 고기 초콜렛 좋아하고 과일 채소 안 먹는데도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혈압 당뇨 너무 깨끗한 거 있죠? 골밀도는 어떻구요, 제 나이 또래보다는 물론 20대의 골밀도보다 더 밀도가 높다나요... 의사가 저더러 웃으면서 통뼈는 이담에 골다공증 안걸린다고 하더라구요.

    이제 괜찮을 거예요, 사실 어제는 감기 걱정을 좀 많이 했는데 어영부영 넘어갈 것 같네요.
    별 일도 아닌데 걱정 끼쳐드려서 죄송해요.

  • 4. mywoos
    '03.1.4 10:29 PM

    죄송하다니 당치 않은 말씀..
    그런데,의사가 놀랄만큼 건강하시다니 좀 부러운 맘 들어요.

    전 몇년 전 한의원에 간 일이 있었는데
    "나이는 젊은데 몸은 할머니"라는
    말 듣고 왔거든요.
    수술해서 애 낳았냐,자궁 맥도 안잡힌다구 하고...
    벽에 티비 출연 사진으로 도배를 해 놨던데
    약 팔려고 괜한 말하는 돌팔이는 아닌것 같고..

    아닌게 아니라 할머니들처럼 자리만 보면 눕고
    기운 없고 항상 축 처지고 그래요.
    달거리땐 또 왜그리 잠이 쏟아지는지
    수면제를 병째 먹은것처럼 정신 못차리게 잠이 오고...
    특이체질인지 아님 진짜 할머니가돼서 그런지..

    양방 한방 양쪽 다 종합진료를 해보고 싶은데
    큰병 나올까 두려운 맘에(양방),죽을 날 됐다는 말 들을까봐(한방)
    겁나서 미루고 있지요.
    그것 말고도 당장 병원가야하는 일이 있지만
    것도 안가고 있는데
    종합진료라니..

    아이고...건강이 젤이라니까요..
    건강하세요.선생님...82식구 여러분....

  • 5. 빈수레
    '03.1.4 11:08 PM

    저 어릴 적 친정에서는 간을 회로 먹였었죠, 어머니가요.
    참기름+소금 찍어서 먹으면 참 맛있었는데....

    제가 결혼하구서는 "싱싱한 간"이란 것을 볼 수가 없어서(서울 단독주택단지서 살다가, 결혼해서 대전신도시 아파트단지서 사니깐 정육점이라고는 백화점에 있는 곳 밖에는 찾을 능력이 없었죠, -.-;;)...

    건 그렇구, 제 시백모님이 간전을 준비하시는 걸 보니까(준비만 하고 부치기는 며느리들이 합죠, 네..)

    간 덩어리를 끓는 물에 약간 데치시더라구요.
    그러니 저며썰기도 쉽고 핏물도 약간은 덜 나오는 듯...하더군요.

  • 6. 김혜경
    '03.1.4 11:11 PM

    데치라는 걸 알고는 있었는데 아깐 사오자마자 서둘러 부치려니까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하여간 여자 나이 마흔을 넘어 쉰을 바라보니 어찌 그리 기억력이 나빠지는지...
    왕년에 기억력 하나는 알아줬는데...

  • 7. 잠비
    '06.5.17 12:42 PM

    간을 슬적 쪄서 부치면 맛이 있습니다.
    순대를 사면 간을 조금 주잖아요. 그거 맛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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