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리빙데코

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깨진 바가지

| 조회수 : 8,613 | 추천수 : 10
작성일 : 2013-08-12 21:18:28

 

언제쯤이었는지
농장에서 일을 하다가 쉬고 있는데

마님께서 무언가를 코앞에 불쑥 들이 미네요.

 

ㅋㅋㅋ

올해 4년째 쓰고있는 바가지가 깨진것을

아내가 줄로 엮었습니다.

 

이름하여 흥부네 바가지~

 

달구들 청치밥하느라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

송곳을 달궈 구멍을 뚫고

고추줄로 탄탄하게 엮었네요.

 

둘이 마주보며 한참을 웃다가

갑자기 정색을 하시며 마님이 한마디 던지십니다.

 

"우리아파트 쓰레기장에

이따금 우리 소파보다 더 깨끗한 것들 종종 나오던데

우리거 버리고 그거 주워다가 쓸까?"

 

또 다시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뭐가 그리 우스운지 눈물이 나도록......

 

"그건 됐고

그거 줄 풀리면 얘기해.

철사로 딴딴하게 동여매줄게~"

 

 

.....................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내가 너무 고맙다는......

폭삭 망해 거지꼴이 된 이후에도

아내의 타고난 알뜰함 덕에 다시 재기할 수 있었고

큰 부자는 아니어도 부족함 없이 이만큼 먹고살 수 있게 되었으니......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playalone
    '13.8.13 8:27 AM

    추천을 드리지 않을수 없네요 ^_^

  • 게으른농부
    '13.8.15 3:31 PM

    에구~ 감사합니다. ^ ^

  • 2. 진선미애
    '13.8.13 9:36 AM

    마지막 몇줄 ... 감동입니다
    자게에보면 경제가 무너지면 부부사이도 함께 기울던데 농부님네는 전혀 해당안되는 얘기네요^^

    저런 바가지 제가 어릴적엔 흔하디 흔히 볼수있었지요

  • 게으른농부
    '13.8.15 3:35 PM

    음~ 그게 결혼전 열애중인 시절에 제가 폭싹...... ㅠㅠ
    무고를 당해 유죄가 인정되었다면 최하 무기징역받고 징역살이 아주 잘 해야 10년쯤 지나 특사로 나올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아내가 그랬습니다. 늙어 죽을때까지라도 기다리겠다고......
    다행히 무죄추정으로 4개월만에 보석으로 출감했지만 덕분에
    마님과 마당쇠의 관계로 발전?인지 퇴보?인지를 했다는...... ㅠㅠ

    맞습니다. 저런 바가지 예전에는 흔했죠. 아니 사실 저런것도 없어서......
    우리가 마치 패망직전의 로마시대를 되풀이 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3. 밥퍼
    '13.8.13 11:39 AM

    부인의 알뜰함을 알아주시는 농부님 짱이세요 대부분의 남편들은 몰라주고 당연한걸줄 알더라고요

    바가지 참 정겹습니다

  • 게으른농부
    '13.8.15 3:36 PM

    아마 대부분의 남편들도 그 고마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저 남자들은 직접 표현하기가 쑥스럽고 해서 ...... ^ ^

  • 4. 보티블루
    '13.8.13 9:57 PM

    이런게 꼭 어때서가 아니고 마음자세가 나오는거죠.
    소파 줏어다 쓰세요. 뭐 어때서요?

    필요한 사람 쓰라고 내놓은건데요....늘 행복하세요.

  • 게으른농부
    '13.8.15 3:37 PM

    ㅎㅎㅎ 뭐 주워올 필요도 없습니다.
    아내가 그냥 농으로 던진 얘기이고 그냥 쓰던것 조금 고쳐서 더 써도 충분합니다.
    조금 덜 쓰고 덜 낭비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니까요. ^ ^

  • 5. 애블린
    '13.8.13 11:40 PM

    우리 부부도 농부님네처럼 나이들어가고 싶어요..농부님 글읽으면 늘 행복해진답니다.

    두분 행복하세여~~

  • 게으른농부
    '13.8.15 3:38 PM

    감사합니다. 더 행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

  • 6. 화안
    '13.8.14 7:44 AM

    알뜰하십니다~^^

  • 게으른농부
    '13.8.15 3:39 PM

    어찌보면 궁상인디...... 아내의 알뜰함에 저도 물이 드는 것 같습니다. ^ ^

  • 7. 월요일 아침에
    '13.8.16 11:04 AM

    플라스틱 바가지 자체는 값없어 보이는데 저렇게 정성들여 기운(?) 자국이 있는 바가지는 귀한 대접 받는 당당한 세간살이로 보여 함부로 대할 수가 없어요.

  • 게으른농부
    '13.8.16 9:52 PM

    ㅎㅎㅎ 맞습니다. 새바가지보다 더 소중한 느낌인걸요~ ^ ^

  • 8. 장마물러가
    '13.8.28 12:04 PM

    소소한것에도 행복을 느끼시면서 여유롭게 사시는거같아요. 배우고싶어요 ^^

  • 게으른농부
    '13.9.1 7:07 AM

    에휴~ 배우실게 뭐가 있나요~
    그냥 아내와 함께 일하며 지내는 것이 즐거울 뿐이예요~ ^ ^

  • 9. 포로리얌
    '13.9.14 3:36 PM

    정말 행복해 보이세요.
    저런 바가지는 나중에 정말 인생의 보물이 될 거 같아요
    부인되시는 분도 너무 좋으신 듯해요 두 분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

  • 게으른농부
    '13.9.17 4:28 AM

    바가지가 언제까지 버텨줄지 모르지만
    아마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함께 고생한 시절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내의 헌신덕에 지금의 저도 있다고나 할까요?
    말씀처럼 이후로도 쭈욱 행복하도록 하겠습니다. ^ ^ 감사합니다.

  • 10. 리에논
    '13.9.23 4:26 AM

    문명인 현대인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을 한 대씩 치시는 것 같은 느낌이...
    고맙습니다.
    저는 상품은 넘치고 광고는 사라고 외치고 쓰레기는 넘치고
    사실 우리의 문명과 자본주의가 무섭거든요.
    게으른 농부님의 바가지,
    제게는 우리에게 주는 경고로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 게으른농부
    '13.9.23 9:55 PM

    정말 그런것 같습니다.
    소비지향적인 세상...... 어떤 시대에서도 타락한 소비는 사회를 망치곤 했었죠.

    마음을 알아주시니 제가 더 감사한 마음입니다. ^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603 코바늘 밀린 얘기 계속~ 25 열무김치 2014.02.18 10,014 6
2602 키홀더 지갑 2 예쁜꽃님 2014.02.18 4,940 1
2601 민들레옷 만들기 9 소금빛 2014.02.18 6,511 2
2600 코바늘 아직 안 질렸냐구요 ? 20 열무김치 2014.02.17 8,081 5
2599 부끄럽지만 저도 저희집 한컷 올려봅니다~ 9 딸기맘 2014.02.16 12,863 5
2598 씰리매트리스 샀어요~ 19 룰루랄라 2014.02.06 12,356 0
2597 딸네미 돌복 지었어요. 23 버터링 2014.01.27 9,266 4
2596 소나무 원목 다과상 14 시골아저씨 2014.01.20 9,913 0
2595 미싱 구매하고픈데 어떤게 좋을지 모르겠어요 7 뉴지봉 2014.01.15 6,999 0
2594 다릅나무로 만든 옷걸이입니다 4 시골아저씨 2014.01.12 7,021 1
2593 반짝이 수세미 시리즈 2 6 진이네 2014.01.07 10,432 0
2592 퀼트로 만든 그린 침대보 17 니둘러부 2014.01.02 13,859 1
2591 아들옷 6 면~ 2013.12.30 6,690 2
2590 반짝이 수세미 21 진이네 2013.12.29 12,973 1
2589 유와원단 가방 ..그녀의 구두랍니다 4 주니엄마 2013.12.23 9,491 2
2588 X-마스 양말 만들기(컷트지 활용) 잠맘보 2013.12.17 5,216 1
2587 작업실에 마련한 작은 커피하우스 공간...^^ 6 잠맘보 2013.12.16 12,345 1
2586 빨강머리앤 가방~~ 2 달빛 2013.12.16 8,496 1
2585 엄마에게 선물한 목도리와 모자 13 또마띠또 2013.12.13 9,111 1
2584 클립형 반지갑 만들었어요~~ 16 달빛 2013.12.06 8,287 3
2583 유와원단 가방 4 니둘러부 2013.12.02 8,428 1
2582 제가만든 목공예품 10 시골아저씨 2013.11.30 7,670 2
2581 파티플래그? 5 놀며놀며 2013.11.29 5,360 0
2580 커텐을 달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8 무명씨 2013.11.26 7,949 0
2579 크리스마스 오나먼트 12 blue violet 2013.11.26 7,598 2
2578 대나무 바구니 옷입히기 3 보리네 2013.11.24 8,114 2
2577 롱스커트 3 면~ 2013.11.22 7,913 2
2576 연아 실루엣과 눈꽃 9 쑥송편 2013.11.21 7,114 7
2575 시골집 축사 리모델링 공사 내용 및 원가 공개 23 낮에나온반달 2013.11.20 24,790 2
2574 외출복 2 면~ 2013.11.20 5,676 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