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그린 그림을 그대로 옮겨서 인형도 만들고 가방도 만들고... 하셨던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좋아보였던지, 우리 코난군이 얼른 커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는 날을 학수고대 해왔어요.
그런데 막상 아이가 막 그림을 그려대는 시절이 왔지만, 둘째 아이 치닥거리와 직장일 등등으로 바빠서 웬디님처럼 다작은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존경심 더욱 상승!! :-)
각설하고, 부끄럽지만 제가 만든 인형 몇 개 보여드릴께요.
저희집 코난군은 남자 아이지만 어려서부터 포근한 봉제인형을 매우 좋아했어요.
누가 선물해준 것, 가게에서 새로 산 것, 야드세일에서 싸게 산 것, 등등해서 집에 봉제인형이 백 개도 넘게 있는 것 같은데 (너무 많아서 세어볼 엄두도 안나요. 코난군이 들어갈 정도로 큰 박스에 다섯 개 정도 가득차게 있거든요.), 그래도 또 엄마한테 인형을 만들어 달라고 조르곤 해요.
어느날 코난군이 화이트보드에다가 이렇게 수퍼 히어로 동물을 그렸어요.
![](https://www.82cook.com/imagedb/tmp/090ba071223abd6a.jpg)
와일드맨은 원숭이인데, 수퍼독의 사이드킥 (배트맨의 사이드킥은 로빈이죠) 이랍니다.
이걸 현실세계에서 구현해보니 이런 모습...
주인공이 아닌 사이드킥이라서 연습삼아 가장 먼저 만들었더니 바느질이 가장 허접해요.
하늘을 날 수 있는 수퍼파워를 가진 수퍼독. 등에는 에스 글자가 새겨진 망토를 입고 하늘 높이 씽씽 날고 있어서 귀가 뒤로 누웠어요. 네 다리는 앞뒤로 쭉 뻗어서 날아가는 모습이 늠름하지요?
귀가 팔락거리는 것이 포인트일 듯 해서 귀를 크게 만들었어요.
망토에 글자도 새기구요.
마지막으로 수퍼히어로 이야기에 빠지면 안되는 악당.
![](https://www.82cook.com/imagedb/tmp/504161e230c7fd86.jpg)
캣맨은 날카로운 발톱이 무기이지만 하늘을 날 수는 없어서 마술 구름을 타고 다닌다고 해요.
사납게 생긴 얼굴을 살려내려고 노력해봤습니다.
이 녀석은 반드시 이렇게 자주색과 갈색이 섞인 색깔이어야 한다고 코난군이 주문해서 만들기가 가장 까다로웠어요.
위의 다른 모든 녀석들도 코난군이 지정한 색상으로 만든 것이예요.
그리하여 마침내 완성된 녀석들입니다.
학기 중 바쁠 때라 주말마다 한 개씩 거의 한 달 걸려 완성했어요.
주말에 조금 쉬려고 아무것도 안하고 늘어져 있으면 코난군이 와서 "엄마, 수퍼히어로 인형 만들어야죠" 하고 닥달을 해서 그나마 한 달 만에 완성했다는... ㅋㅋㅋ
소년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