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장석주
최근 연애는 찬밥과 슬픔으로 부양되었다.
연애도 이별도 섣불리 하지 마라.
당신은 연애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새벽 양변기에 오줌발 소리,
조간신문 문앞에 던지고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
부엌 국솥에서 미역국 끓는 소리,
한낮 후박나무에서 까마귀 우짖는 소리…….
우리의 감정생활이 익어간다.
앞치마를 두른 당신이 팥죽 끓이는 가을 아침,
당신이 기르는 감정의 사치에
나는 울컥했다. 도라지꽃 피고 지는 동안 당신은
슬픔을 씻기려고 욕조에 온수를 받았다
연애는 연기 한 오라기 오르지 않는
굴뚝만큼도 숭고하지 않으나 고른 숨결이다.
당신은 자두가 익는 날씨에 감탄했다.
검정은 검정대로 검고 흰 것은 흰 것대로 희었다.
버드나무 잎과 작은 종달새들의 수런거림,
당신 정수리에 미모와 구운 빵 조각을 씹는
이 뿌듯한 날은 왜 이다지도 눈이 부신가?
나는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슬픈 시절은
끝내 오지 않았으나 우리 입술은 키스라는
노획물을 나눴다. 엽기와 잔혹극으로 계절이 망가질 때
언덕 위 텃밭에서 도라지 새싹이 돋아났다.
착한 소년의 생활 같은 텃밭의 도라지 새싹이
우리 무죄를 증명할 테다. 서교동 생활에
필요한 것은 담요와 갓 구운 빵과 생수들,
이제 어린 불행을 돌볼 시간들이다!
사랑은 오건만 그 사랑이 아니기 때문에
오늘은 자꾸 옛날 얼굴로 돌아왔다
-장석주 외, '시와표현' 6월호
가을로 가는 길에 피는 것은
꽃이라도 쓸쓸하다
연애에 쥐약이던 날들 돌아 보니,
연애만 그랬더냐 라는 돌멩이가..
사람과 관계한 일은
사기반 공기반으로만 기름지고
거기다,
사랑이 보태지면,
풍전등화
등화관제
관제데모
박사모꼴
쿨럭쿨럭
#한줄요약# 시는 어렵지 않으나,연애는 어렵더라#
**
사진 위는 시인의 시
사진 아래는 쑥언늬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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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쑥과마눌 |
조회수 : 1,234 |
추천수 : 1
작성일 : 2018-10-23 0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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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고고
'18.10.23 6:35 PM좌충우돌
인사불성~~
그래도 나 죽기 전에 연애 제대로 한번하고 가겄소^^쑥과마눌
'18.10.27 1:54 AM전 이번 생은 글렀다눈..^^
태도불량
짤림당연
언니응원
필시쟁취~2. 산이좋아^^
'18.10.26 8:48 AM사설은 늘 시처럼 멋집니다^^
활자가 좋지만
침침해진다는 핑게로 화면에 나오는 시들도 진수성찬처럼 황송하게 좋습니다.
늘 감사합니다.쑥과마눌
'18.10.27 1:56 AM칭찬 감사합니다^^
몸매가 고래라, 춤을 추고도 남음이..ㅎㅎ3. 쑥과마눌
'18.10.27 1:55 AM - 삭제된댓글칭찬 감사합니다^^
몸매가 고래라, 춤을 추고도 남음이..ㅎㅎ4. mamahelen
'18.10.28 1:21 AM제게는 사랑도 시도 어렵기만
이번생에는 좋아하는 시 읽는것만으로
다음생에는 좋아하는 시 쓸수 있도록
쑥님 재능을 탐합니다5. Harmony
'18.11.1 6:45 AM - 삭제된댓글쌀국에 계시더라도
등단하셔야 하는데...
사설을
여기서만 읽기엔 너무
아깝습니다.^^6. Harmony
'18.11.1 6:53 AM가슴뿌듯
미소충만.
사설이 주는 매력이 더 크다옹.
쌀국에 계시더라도
등단하셔야 함 ...
여기서만 읽기엔 너무~
대신 출판사를 알아봐야하나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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