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최승자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디다
내 문간에 낙엽 한 잎 떨어 뜨립디다
가을입디다
그리고 일진 광풍처럼 몰아 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 칩디다
- 문학과 지성사, ' 내 무덤, 푸르고' 중에서
개같은 가을이라 썼던 최승자 시인이
그 십년후에 쓴 시
그리 간 세월은
낙엽 한 잎으로 시인의 문 앞에 오고..
가라 할 자격도 없고
오라 할 권리도 없는 거 같은
오갈 길 없는 나는
말릴 길 없어
계절만 바라 봅니다.
아..
늘 사진 위는 시인과 시
사진 아래는 쑥언니의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