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맞는 이튿날 아침 .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여전히 흐린 날씨 .
신통방통한 적중률을 자랑하는 날씨앱에 의하면 점차 맑아진다니 ,
감사하게 생각하며 제일 먼저 에펠탑으로 향했습니다 .
이른 아침에 한산한 사요궁 앞에서 에펠탑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요량이었거든요 .
( 저희 일행이 맘잡고 사진 좀 찍을라치면 엄청 소란스러워서 , 되도록이면 사람 없을 때 해치우는게 좋습니다 ㅋ )
그런데 …!!! 트로카데로 광장에 떡 ~ 하니 공사천막이 쳐져서 에펠탑 절반쯤이 보이질 않네요 ;;
날씨도 흐려서 에펠탑 상부는 구름에 가려 있고 ㅠㅠ
( 우리가 원하는 에펠탑은 이런 것이었다 …. 이건 셋째날 아침에 찍은 사진 )
하 / 지 / 만 /
날씨에 굴할 저희가 아니죠 .
시간이 이른데다 날씨도 안좋아 인적 드문 에펠탑을 배경으로
비둘기떼까지 날려가며 사진찍기 놀이를 했어요 .
그 다음 향한 곳은 몽마르뜨 언덕 .
이른 시간에 가면 악명높은 흑형들도 피하고
사크레 쾨르 성당도 차분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발길을 서둘렀어요 .
아직 거리의 화가들도 나와 있지 않은 시각 .
한가한 몽마르뜨도 좋네요 .
다시 봐도 숙연하게 만드는 사크레쾨르 .
이상하게 다른 대성당들과 달리 이곳 천장화를 보면 저는 두려움이 앞서요 .
마치 제 맘속을 다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일까요 ;;
사랑하는 이를 위해 초 하나 봉헌하고 …
그 다음은 저희 오전 일정의 마지막 목적지인 오페라 가르니에 .
< 오페라의 유령 > 이 이곳을 배경으로 창작되었다는데 … 정말 그럴 듯 .
다음에 파리에 오게 된다면 꼭 이곳에서 발레공연을 관람하고 싶어요 .
( 그러려면 이 정신없는 시스터들을 떼어놓고 와야 하는 것이 함정 ㅎㅎ )
오리지널 천장화 위에 덧대어 1964 년에 처음 선보였다는 샤갈의 천장화 .
14 명 작곡가의 오페라에서 모티프를 따온 것이라고 하네요 .
화려하고 고전적인 오페라 극장에 이런 모던하고 발랄한 작품을 덧댈 수 있는 것도
프랑스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 하고 생각해 봅니다 .
( 하지만 이 작품도 처음 공개했을 때는 유치하다고 엄청 욕먹었다고 하네요 ㅎㅎ )
오페라 가르니에까지 구경한 저희 일행은 두 팀으로 나뉘었어요 .
베르사유 팀과 쇼핑팀 ㅎㅎ
베르사유팀은 어제 그 가이드분의 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고
쇼핑팀은 쁘렝땅백화점을 거쳐 마레지구로 향했습니다 . ( 제가 쇼핑팀인건 안비밀 )
아기자기한 숍들과 예쁜 카페들이 늘어선 마레지구는 … 유후 ~
근데 배고프네요 ㅠㅠ
제법 유명해 보이는 이곳 Breizh Cafe 에서 먹은 크레이프는 키톡방에 .
배도 부르겠다 , 눈도 즐겁겠다 …
유유자적 이곳 저곳의 숍들을 구경하고는 노틀담 성당으로 향했어요 .
종탑에 올라가는 줄을 오래 서야 한다고 들어서 베르사유팀이 오기 전에 먼저 가서 줄을 서려고요 .
오후 4 시경 저희가 도착하니 역시 꽤 긴 줄이 늘어서 있었어요 .
일단 줄을 서고 , 뒷사람에게 합류할 일행이 더 있다고 양해를 구하고 …
근데 줄이 생각보다 팍팍 줄어들고 , 우리 일행은 안오고 ㅠㅠ
아마 한 번에 스무 명 정도를 종탑에 올려 보내나봐요 .
저희가 올라갈 차례였으나 베르사유팀이 도착하질 않아서
뒷사람을 먼저 올려보내고 다시 줄을 …
새롭게 저희 뒤에 선 사람에게 합류할 일행이 더 있다고 또 양해를 구하고 ㅠㅠ
그러기를 한 서너 번 반복했을까요 ?
5:30 정도가 되자 줄을 마감해 버리더라고요 .
아마 종탑 폐쇄하기 한 시간 전부터는 줄을 설 수 없나봐요 .
베르사유 팀은 그제야 콩코드광장에 도착해서 메트로 타고 오는 중이라고 소식을 보내오고 …
그래서 할 수 없이 쇼핑팀만 노틀담 종탑에 올랐어요 . 엉엉 ㅜㅜ
찾아보니 387 계단이라네요 . 게다가 아주 좁고 미끄럽고 빙빙 돌고 @.@
다 올라가니 심장이 목구멍으로 나올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
근데 … 멋찌다 ! 바로 이거였어 !
종탑의 가고일 ? 키메라 ? 얘네가 아주 포토제닉 합니다 .
석양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파리의 지붕들 .
올라온 보람이 있었어 !!!
기쁨도 잠시 . 다시 무시무시한 하강을 …. 내려갈 때가 왠지 더 힘드네요 ㅠㅠ
노틀탐 성당 앞에서 다시 만난 일행들 .
성당 앞 광장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서로 자초지종을 나누고 메트로를 타고 개선문으로 ~
노틀담 종탑을 오른 후라 이백 몇 계단 하는 개선문쯤이야 …
해질 무렵의 개선문에서 바라본 파리 시내 전경은 … 말을 잊게 합니다 .
석양을 배경으로 키스를 나누는 연인들을 훔쳐본 건 뽀너스 ㅎㅎ
그리고는 샹제리제 거리로 내려오니 어느 새 어둠이 내려앉고 가로등이 켜져 있네요 .
왕복 8 차선은 족히 되어 보이는 샹제리제 거리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
당근 길 한가운데가 제일 잘 나오겠죠 ㅎㅎ
개선문을 배경으로도 찍을 수 있고 , 저 ~ 멀리 콩코드 광장의 대관람차를 배경으로도 찍고 .
보행자 신호등이 켜지면 잽싸게 중앙선까지 달려가서 포즈를 잡다가
빨간불 켜지기 전에 다시 인도까지 달려오기를 여러 차례 반복 .
그 날 저녁 샹제리제 거리를 운전하던 파리시민들은 이 아짐들의 주책을 고스란히 목격했겠죠 ?
아 … 부끄러워라 . ( 저희도 홈그라운드에서는 우아해요 ㅠㅠ )
그날 밤 ,
이런저런 사건으로 저희 일행은 늦은 시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
다음날은 정오 경 기차를 타고 리옹으로 떠나야 해서 짐도 싸고 이래저래 바쁘지만 … 버뜨
모처럼 화장하게 맑은 날 파리의 새벽풍경을 놓칠 수 없어 또 부지런을 떨었어요 .
비라켕 다리
비라켕 다리에서 찍으면 이런 구도가 나와요.
전날 사고친 타짜의 실루엣 ㅋㅋ
세느강변
짧은 파리 일정이었지만
아쉬워야 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며 위안을 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