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속의 정원에서 보낸 멋진 시간, 그런데 다음에 찾아갈 미술관이 근처인 것을 알겠는데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네요. 길에서 물어보는 사람들마다 말이 조금씩 달라서 결국은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가까우니 기본요금이니 되겠지 싶어서요. 빈 택시를 잡고 물어보았더니 이 쪽에서 타는 것이 맞다고 하네요.
기사분은 제 말투가 아무래도 외국인 티가 나니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봅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걸그룹의
이름을 대면서 자신이 팬이라고 소개하더라고요. 사연인즉슨 자신티 택시에 그 그룹의 가수들이 탄 인연으로
그 그룹을 좋아하게 되었노라고요. 문제는 제가 그 가수들을 모른다는 것, 그래도 이야기는 다른 곳으로 흘러
다양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금방 목적지에 닿았습니다.
우키요에의 다양한 매력을 만날 수 있는 곳이란 소개글을 읽고 작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인데 드디어 찾아왔구나
기대가 가득한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특별전 기간이라 역시 제가 예상하고 있던 몇 작품은 전시가 되어 있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본 것과 관련된 다른 우키요에 화가들의 몇 작품을 보게 된 것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우타가와 히로시게, 이렇게 읽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포스터를 보고 생각한 것인데
갑자기 화가 이름이 맞는지 자신이 없지만 아무튼 호쿠사이와 더불어 우키요에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그의 작품을
원없이 본 날이었습니다.
전시장을 다 둘러보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보니 우키요에 작품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이 곳도 역시 사진 촬영이 금지라서 그저 마음에 작품을 새기고 나왔습니다.
택시로 이동한 덕분에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네요. 그렇다면 근처의 오모테산도를 그냥 두고 갈 수가 없지요.
한 번 본 곳이긴 해도 역시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어지더라고요.
한 번 둘러보고, 그 다음에 간 곳이 바로 가부키 극장, 그런데 대낮에도 얼마나 사람들이 많은지 가부키 열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친절해보이는 여성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을 보러 왔는지,그리고 전체가 아니고 일부만 보려는 사람은 어떻게
하는지요. 그녀가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덕분에 그렇다면 하고 마음을 먹었지요. 그래서 표를 사러 올라갔는데
문제는 줄을 잘 못 서게 되었답니다. 스탠딩은 2000엔이라고 알고 있는데 800엔이라고 하네요. 무엇이 문제인고
하고 다른 곳으로 가려는 찰나, 여러 명이 나란히 선 중에서 한 여성이 말을 겁니다. 왜 그냥 가는가 하고요
그래서 아무래도 티켓 값이 달라서 다른 줄로 가려고 한다고 설명을 하니 지금 자신들이 보려고 하는 것은
요시와라의 참새라는 아주 재미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중 한 명을 가르키면서 그녀는 홋카이도에서 바로
이 장면을 가르치는 선생인데 일부러 비행기타고 보러 온 것이라고 재미를 보장한다는 겁니다 .그래요?
귀가 얇아져서 우선 그것을 먼저 보았습니다 .20분간인데 제겐 새로운 경험이 되었지요. 얼굴 표정과 몸짓 만으로
두 사람이 보여주는 장면이 북소리와 장단에 따라 소리를 넣는 네 남성의 보조로 서로 어우려진 세계를 보여주더라고요.
좋았다고는 해도 이것으로 가부키를 보러 온 목적이 해결이 되지 않으니 고민을 하게 되었지요. 바로 이어서
두 시간 공연을 볼 것인지 아니면 그 다음 막으로 기다렸다가 볼 것인지, 조금 생각해보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쉬다 생각하니 아무래도 일막을 보지 않으면 무슨 내용인지 알기 어려울 것 같네요. 그래서 힘이 들어도 그냥
일막을 보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는데요 문제는 두 가지, 과연 내용을 잘 알아 들을 수 있을까 , 다른 하나는
두 시간 내내 서서 보는 것은 견딜만한 일일까?
다른 공연을 소개하는 포스터, 사실 제가 보고 싶은 것은 이것이지만 표가 다 팔렸다고 하더라고요.
이것은 처음 본 공연의 포스터입니다.
두 시간 공연 내내 서서 보는 것도 내용을 알아듣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가부키 공연을 현장에서 본 것은
상당한 문화적 경험이 되더라고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제대로 자리에 앉아서 전체를 다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이왕이면 미리 어떤 내용인지 조금 더 알아본 다음에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과연 생각대로
기회가 올지 그것은 장담하기 어렵네요. 그렇게 서서 보고 나니 밤에 진보초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은 이미
달아나고 (너무 피곤해서 ) 들어가는 길에 잠깐 쉬면서 피로를 풀고 도청사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야경을
보러 갔지요. 마침 그 곳이 숙소와 가까워서요. 그런데 야경은 작년에 모리 미술관 전망대에서 본 것이 더
인상적이라서 아니 유료와 무료의 차이인가, 이것은 무슨 현상인가 고개 갸웃거리고 보았습니다. 수요일 밤
이제 여행은 하루하고 반 나절을 남기고 또 하루가 지나가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