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계획을 짜는 순간들, 그리고 실제로 떠나서 만나는 세상, 돌아와서 그 시간을 되살리면서 기록하는 순간
그리고 다시 어딘가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설레면서 계획을 짜기도 하고 다녀온 곳에서 본 그림들, 그 나라의 역사
혹은 전혀 예상치 못하게 생긴 호기심으로 발동이 걸리는 그런 순간 순간들이 다 소중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일본인 친구와 동행해서 온 서양인 여성이 미꾸지를 구해서 달아매는 장면, 여기서 보고 또 위로 올라가서 본
제단앞에서 머리 숙이고 손뼉을 마주치면서 친구와 둘이서 무엇인가를 비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따로 또 같이 앉아서 거의 많은 사람들이 기기에 빠져들어 있는 모습이 묘하더라고요.
빨간색 깃발이 나부끼는 저 곳이 무엇인고 싶어서 올라가 보았습니다.
아마 축제 기간이라서 각자 소원을 담아서 봉납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추측을 해 보았습니다.
다른 쪽으로 돌아가보니 밖은 속세인데 문 하나로 공간이 구별되는 또 다른 문이 나타나네요.
나이를 불문하고 여기서 미꾸지를 사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동하지 않더군요. 보람이 너도
사 본 경험 있니? 물었더니 없다고 하네요.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사람들의 행렬은 계속 이어집니다. 오늘의 행사는 이것이 끝이냐고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고 하네요. 이왕 마쯔리의 맛을 조금 보기 시작했으니 본격적으로 행사를 참가할 수 있으면
싶은데 여행객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조금 더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잔뜩 진열된 술통앞에서 글씨를 열심히 읽고 있는 분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신발에 무엇인가 들어간 모양인지
다시 신느라 몸을 움직이고 있는 두 사람의 포즈가 재미있어서 순간적으로 한 장.
꽃을 장식하고 있는 분들이 있길래 오늘 밤 무슨 행사가 있는지 물었지요. 우리들은 내일 행사를 위해서 장식하는
것이고 오늘 밤 사정은 모르겠네요 라는 대답입니다. 그렇다면 내일부터 마쯔리인가요? 오늘부터인데요 자세한
사정은 몰라요.
아래로 내려가보니 오늘 밤 무슨 제가 있는 모양이네요. 그렇다면 잠깐 요기하고 올라와서 이 행사만 보는
것으로 하자고 이야기를 맞추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신사 위에서도 둘이서 손을 잡고 돌아다니던 고등학생 정도의 두 사람, 표정이 행복해보여서 보기 좋았습니다.
개인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이 마쯔리를 통해 하나로 뭉치기도 하고, 전통과 실제 생활에서 접속하기도 하는
중요한 행사라는 것을 길거리에서도 실감을 했지요.
행사를 위해서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과 액수까지 적나라하게 적혀있네요.
시간이 되자 거리에서 다시 거꾸로 올라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보입니다. 그리고 신관들의 제가 끝나자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데 가장 좋았다고 느낀 다이코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팀은
상당히 오랫동안 서로 호흡을 맞추어 온 사람들인 모양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