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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드가의 그림을 보다

| 조회수 : 1,195 | 추천수 : 0
작성일 : 2013-07-11 15:14:00

 

목요일 아침 비가 내리네요. 오늘 수업은 참석이 저조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10명이나 모여서 서로

 

웃었습니다. 이렇게 모이게 하는 힘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날, 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함께 먹는 날인데

 

각자 사정이 있다고 해서 그렇다면 하고 일단 집으로 들어왔지요. 그런데 사람 마음이 묘한 것이 일단 집으로

 

들어오니 한의원 가는 날로 정해놓고 꾸준히 가는데 슬며시 마음이 바뀌는 겁니다.  내일 강남 모임 가는 길에

 

조금 미리 나가서 한의원에 들렀다 가면 되겠다, (사실 내일이 되면 후회할 것이 눈에 보입니다.  어제 갈 걸

 

그렇다면 오전에 조금 느긋하게 시작해도 되는데 하면서 말이지요 )  그렇게 마음이 바뀌니 목요일 오후가 조금

 

널널해져서 점심먹고 설겆이도 하고, 그리고 조금 긴 낮잠도 가능한 날, 깨어 일어나니 몸이 개운합니다.

 

수업의   after로 고르라면 당연히 도나텔로를 보게 되겠지만 어제 영어수업시간에 민지가 읽었던 에드가 드가

 

모르는 것 질문받으면서 드가 그림을 몇 점 보고 나니 역시 손이 드가에게로 가는 것을 보니 이런 마음의 전환이

 

재미있어서 천상 선생인가 하고 웃게 되네요.

 

윗 그림이 드가 본인의 자화상, 그리고 아래 그림이 동생의 초상화입니다. 나중에 드가가 보여주는 세계와 상당히

 

다른 그림이지요. 어제 민지가 읽은 드가는 어린이를 위한 책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설명들이 아주

 

잘 드러나 있어서 어린이를 위해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저자를 부러워하면서 읽었지요. 잘 쓴 글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역시 큰 자극도 되어서 내가 드가를 설명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네요.

 

드가의 할아버지라고 하네요. 한 사람의 인생이 그의 얼굴에 자세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기분이 들어서 한참

 

바라보게 되는 그림입니다. 어제 한겨레신문에서 만난 한 장의 사진, 아주 인상적인 얼굴이어서 이름은 몰라도

 

사진속의 인상을 머리에 떠올리게 되는 사람이 있어요. 제천에서 동물병원을 하는 분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선우회라는

 

재가 불자들의 모임을 하는 멤버라고 하더군요. 60이 조금 넘은 나이에 이런 얼굴이 가능하게 살아온 사람에게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도 너무 고맙다는 느낌이 드는 묘한 시간이었지요. 그는 돈이 생기면 골동품을 열심히

 

사서 모으던 어느 날, 집안에 있는 귀중품때문에 제대로 편한 마음으로 외출도 못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고

 

어느 날  그렇게 귀하게 모으던 골동품들을 박물관에 기증하게 되었노라고 하더군요.

 

소유가 자신을 옭아매는 것을 느낀다고 해도 다 똑같이 행동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글을 읽고 생각했었습니다. 곧 있으면 그가 살아온 인생과 비슷한 나이가 되는 나의 얼굴은 어떤가?

 

초상화를 보는 일은 거의 언제나 그림 보는 일중에서 가장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이 되는구나

 

그래서 나는 유난히 초상화 보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일까?  이런 자문자답의 시간이 그림 보는 묘미중의

 

하나인지도 모르겠군요.

 

위 그림은 단테와 베르길리우스, 그리고 아래 그림은 스파르타 소년들입니다. 드가에겐 드문 소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조금 더 역사속의 소재를 재료로 해서 그림을 그렸다면 어떤 모습들을 볼 수 있었을까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이 그림의 제목은 다윗과 골리앗이네요. 이제까지 못 발견하던 그림이라서 흥미를 갖고 보게 되는 중이랍니다.

 

세상의 많은 화가들, 조각가들이 다윗과 골리앗을 표현했지요. 다 모아서 한꺼번에 비교하면서 읽어내는 책이

 

있다면 하고 아침 수업중에 이야기했었는데 오늘 오후에 바로 새로운 다윗과 골리앗을 발견할 줄이야

 

드가하면 무용수가 떠오르기 십상이지만 그의 다른 소재들도 여럿 있지요. 그 중 하나가 경마하는 장면이나 말

 

그림인데요 실제로는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제가 좋아하는 소재중의 하나가 말그림이라서 말그림이 나오면

 

일단 골라서 보게 되곤 한답니다.

 

아마 평소에 짜여진 일상에 묶여 있어서 반사적으로 말을 좋아하는 것일까요? 물론 그것만이 이유가 아니겠지만

 

묘하게 친화력을 느끼는 동물이고 가능하다면 타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적도 있지만 막상 탄다고 생각하면 무서워서

 

실천하긴 어려움이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이 정도 그림을 보고 나니 오늘의 그림보기는 충분하네요. 다음 날, 시간되면 나머지 그림들도 골라서 보고

 

싶다는 여운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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