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빛의 교회, 안도 다다오의 건축으로 여러 권의 책에서 미리 보고 상상하던 공간에 드디어 찾아갑니다.
고오베에 갔다가 짐을 놓고 다시 오사카로 오다니 참 비효율적인 방식이 아닌가 싶어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건축가가 고오베에서부터 동행해서 함께 가고 싶다고 강하게 원했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코우시마 유스케씨와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가 책을 출간한 이후
일을 도쿄와 고오베에서 동시에 진행하느라 상당히 바쁘다는 것, 둘 다 민간 주택 일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을
안내하는 동안에도 휴대폰의 통화가 계속 연결될 정도로 바빠 보여서 이런 시간을 내는 것 자체가 상당히
성의가 아니면 이런 시간을 내는 것 자체가 무리한 스케쥴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차를 여러번 바꾸어 타야 하니, 초행인 사람은 혼자서 찾아가기도 어려울 것 같고, 빛의 교회가 늘 개방되는
공간이 아니라서 약속 시간을 정하고 가야 하는 모양이더군요. 뭔가 시간상의 문제가 있는지 고우시마상은
계속해서 그 곳 교회 담당자와 연락하느라 바쁘기도 했습니다.
교회를 찾아가기 바로 전 버스 정류장 곁에 있던 진자 옆 공원, 그곳에서 비로서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했지요.
찾았다 여기야 이런 소리가 나서 바라보니 밖에서 보이는 교회입니다.
막연히 이 곳의 교회 이름이 빛의 교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 교회이름은 다른 이름이네요.
설교 제목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어서 한 장 찍었습니다.
내부 공간을 보기 전에 우선 밖을 찬찬히 구경했습니다.
일본은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 아니더군요. 크리스찬 인구가 많지 않은 나라여서 그런지 교회라고 해도 조용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도쿄 여행에 이어 안도 다다오의 콘크리트 건축물을 보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디자인 21 21이나 오모테 산도의
건물을 볼 때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마음에 담아가지고 가게 될까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드디어 안으로 들어가니 갑자기 어두운 공간안에 이미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있거나 앞으로 나가서 교회당안을
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기상조건에 따라서 이 공간은 얼마나 다양한 변신을 경험하게 될까요?
교회의 측면을 바라보니 보이는 공간에도 빛이 비칩니다.
두 분이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여기까지 왔으니 건축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이 공간을 느껴보자고
서원지기 소년님이 권하시더군요.
이 공간안에서 앉아서 서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이 각각입니다, 각자 마음속에 어떤 느낌으로 이 공간을
느끼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이 공간이 어떤 작용을 하게 될까요?
아주 가까이 다가가니 밖에 있는 나무가 보이네요. 사계절이 바로 이 틈을 통해 이 공간과 어우러져 하나의
장면을 구성하게 될 것 같더라고요.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 대한 설명을 하는 코우시마상 그의 모습을 찍은 그녀, 그녀의 모습을 담는 저
이렇게 겹겹의 인연의 고리가 재미있어서 한장 올려 보았습니다.
아주 작은 교회였습니다 .그런데도 아래에서 본 모습,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모습, 그리고 말하자면 목사님의
설교단이 가장 아래에 위치한 것이 인상적이더군요.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이런 이미지라고 하면 너무 지나친
해석일까요?
이번 여행의 전 멤버가 한 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들어올때부터 눈길이 가던 그녀, 알고 보니 이 안을 스케치하고 있더라고요.
안도 다다오라는 이름을 알게 되면서 참 여러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동영상을 찾아서 보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무래도
직접 그 현장에 가서 보고 느끼고 다시 책을 보는 것은 느낌이 새롭네요. 돌아와서 가끔은 그의 화보를 뒤적이면서
이 곳은 또 어떤 느낌일려나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을 보면 본다는 것이 주는 자극은 사뭇 강력한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곳은 어디인가 물었더니 아이들을 위한 예배당이라고 하네요.
마침 옆에 있던 건축가와 둘이서 이 분에게 여러가지를 물었습니다. 알고 보니 목사님은 아니시고, 오늘이 당직이라
나와 계신 분이라고요. 이런 저런 설명을 듣고 두 분이서 한 컷 찍어볼 것인가 물었더니 나란히 포즈를 취해주었습니다
서원지기님이 오셔서 세 사람의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이야기를 듣던 중 밖에 있는 십자가 보이는 곳이 바로 이 곳에서 목회하시던 분들의 무덤이라는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안에서는 이야기가 한창입니다 .안에서는 어두워서 표정을 잡기가 어려웠지만 오히려 밖에서 보니 더 선명한
느낌이네요.
떠난다는 말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에 다시 안으로 들어왔더니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고 계속 스케치중입니다.
그녀만이 아니군요.또 다른 한 사람도 열심히 스케치중, 이렇게 자신의 감동이나 감상을 스케치로 담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갑자기 부러운 마음이 솟구치지만 그것은 제가 갖지 못한 것, 부러워한다고 뭐가 달라질
것이 없으니 그냥 마음으로 느껴보자 싶었습니다.
교회를 나와서 다시 고베에로 가려는 길에 만난 두 그루의 나무가 인상적이어서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