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줌아웃 최근 많이 읽은 글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내 인생의 영화 10편
저로 하여금 "영화"라는 매체에 푹~ 빠지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이걸 처음본게 1981년도, 제가 국민학교 6학년때 동네 재개봉관에서 였는데...
브레이크 타임도 없어서 마려운 오줌 참아가며 단 한순간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한채 발 동동 굴려가며 봤었습니다.
지금도 스칼렛이 전쟁으로 검게 변한 아버지의 땅 타라의 흙을 한움큼 쥐고 "다시는 내 가족을 굶기지 않으리라~"하던 장면이 눈에 생생하군요.
2. 아라비아의 로렌스 ;
인간의 가시거리를 꽉 채우는 70m/m 대형화면, 이 얼마나 멋진 광경인지...
이 영화는 이만한 크기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될 것도 같습니다.
광활한 사막, 굵은 남자들의 이야기, 온갖 술수와 장엄함과 우정과 사랑과 믿음이 모두 제자리에서 빛을 발하는 걸작입니다.
그때도 사막 저편 아지랭이 가물거리는 지평선에서 뭔가 점점 다가오며 모습을 드러내는 오마 샤리프의 등장 장면이 서구 영화의 역사에 주는 가장 큰 충격이라 했듯이, 지금 당장 이 영화가 21세기 현재 상영되도 그 장면은 여전히 21세기 영화 역사의 충격이 될 것도 같습니다.
영화감독이라면 누구나 꼭 한번쯤은 70m/m 필름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을 것입니다.
제임스 캐머론도 그 열망 때문에 "타이타닉" 감독 개런티까지 포기했었던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타이타닉은 처음엔 35m/m필름을 블로우-업(blow-up)하는 방법으로 70m/m같은 효과를 낸 프린트로 영화를 상영했지만 결국 6개월여 후에 진짜 70m/m필름으로 재상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헐리기 전, 단관시절 국내 유일의 70m/m상영관으로 입지를 굳혔던 대한극장에서 상영을 했습니다.
3.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
역사가 짧은 미국, 제대로 뼈대갖춘 전설 하나 없는 그네들의 정서로는 '옛날옛적...'하는 것이 무척이나 흥분될만도 합니다.
이탈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언제나 미국인이라 생각하면서도 언제나 알듯모를듯 차별의 눈길을 받았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으로서는 그 자신의 정체성과 더불어 미국에서 살아가면서의 철학, 조국 이탈리아에 대한 정서 모두를 아우르는 인생의 고백서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그에게 미국은 자기의 분신과도 같은 이 걸작을 시간의 연대순으로 재배열하고 내용도 반 이상 들어먹는 등 난도질을 일삼아 걸레쪼가리로 만들어 그해 아카데미 출품작 중에서 가장 한심한 졸작으로 추락시켰습니다.
결국 제대로 된 프린트는 조국 이탈리아에서 처음 상영되었고 드디어 세계적으로 명예회복하기에 이릅니다.
지금 미국은 그에게 조금은 미안했는지 비디오는 제대로 만들어 팔고는 있습니다.
4. 동경이야기 ;
오즈 야스지로는 제게 있어 영화의 모든 것입니다. 그리고 최고의 영화입니다.
일상은 전혀 과장됨 없이, 영화가 오히려 현실을 압도하는 유일한 작품을 그는 만들어 냅니다.
또한 오즈 야스지로 영화의 영원한 히로인 하라 세츠코, 전형적인 그 시대의 동양 미인의 모든 이미지를 다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5. 감각의 제국 ;
이 영화, 처음엔 하드코어 포르노인줄 알고 봤습니다.
그런데 포르노중에 이렇게나 심오하고 균형잡힌 작품이 나오다니... 알고 봤더니 말로만 듣던 이 영화지 뭡니까.
일본에서조차 원본이 정식 상영되지 못하고 미국에서 편집된 인터내셔널 버전만 인정됩니다.
원본은 오직 프랑스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본 버전이 바로 이 프랑스판이었는데 좀 정신 사나웠습니다.
일본어 대사에 프랑스어 더빙이 같이 들리며 영어자막이 나오는...;;;
(지금 소장하고 있는 비디오는 인터내셔널 버전입니다. 화질이 깨끗하다는 이유로~)
많은 비평가들은 이 영화에서 정치적 은유만을 캐내지만 저는 이 영화에서 진짜 사랑과 그 사랑의 표현 방법을 전달받습니다.
완전한 소유를 위해 그들은 죽음도 불사하며 서로가 하나되기를 원하고 극단적인 오르가즘을 결국은 성취합니다.
그런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표현방식을 좋아합니다.
어쩌면 전후 일본의 체제저항 정신의 대표적인 좌파적 인물이기도 한 오시마 나기사 감독은 또 다른 그의 걸작 "교사형"으로 우리 나라 제일교포 2세들의 삶과 정신의 혼란에 대한 일본 사회의 책임을 묻는 한편 종전후 아직도 꺼지지 않았던 일본내의 군국주의에 대한 환상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6. 허공에의 질주 ;
제게 있어서는 시드니 루멧 최고의 걸작이자 리버 피닉스의 최고의 걸작입니다.
이 영화의 해피 엔딩도 멍청한 헐리웃방식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안일함이 아닌, 긴장과 행복이 공존하며 진짜 인생을 그리는 것이라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7. 박하사탕 ;
21세기의 벽두에 20세기 한국사의 어두운 그늘을 폭로하듯 외친 영화 한편.
그러나 그 20세기의 그늘은 2009년 현재도 여전히 제 자리에서 떠날줄 모르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영화는 과거로 회귀한 것이 아니라 우울한 21세기 한국사의 반복을 경고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배우 설경구, 많은 작품에서 극단적인 성격을 워낙 날카롭게 드러내는 바람에 제가 그다지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이 영화에서의 설경구는 정말 위대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최고의 배우였습니다.
윤도현밴드 - 박하사탕
8. 대부 2 ;
대부 시리즈 중에 저는 2편이 제일 좋습니다.
젊은 시절의 비토 꼴리오네를 연기한 로버트 드니로가 볼수록 멋집니다.
러닝타임도 제일 길지만 언제나 끝나면 제일 아쉬운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가 또 나올 수 있을까요...
9. 아마데우스 ;
모짜르트의 음악만큼이나 이 모티브를 영화로 요리한 밀로스 포먼 감독의 역량도 빛을 발합니다.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게 천재와 보통 사람과의 갈등의 진실이 교묘히 소설로 둔갑하고, 그것이 다시 한 편의 영화로 둔갑하여 그 어떤 사건보다 흥미진진하게 뇌리에 꽂힙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많은 비평책들이 있으니 참고하면 그만이지만 저는 그저 이 자체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훨씬 빼어난 작품일테니까요...
10. 성난 황소 ;
1980년작 흑백 영화, 1980년대 헐리웃에서 만들어진 작품중 최고작이란 영광의 칭호를 헌정받은 걸작입니다.
마틴 스콜세지와 로버트 드니로, 조 페시 이 호흡 잘맞는 콤비세트가 가장 빛을 발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야 말로 영화의 근본적인 속성, 인간과 인간성 그리고 인생을 말하는 가장 역설적인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
위의 글을 한번 찬찬히 읽어본 자평 ;
나는 헐리웃 영화를 너무 좋아하는군, 아니면 너무 많이 봤군, 내지는 죽어라~ 미국영화만 봤군...
나는 로버트 드니로를 너무 좋아하는군, 혹은 이 사람 나오는 영화는 무턱대고 많이 봤군.
나는 미국영화 아니면 일본영화에 너무 열광하는군...
앞으로는... 다른 영화들을 보려는 노력도 좀 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 [줌인줌아웃] 국민의 당은 홍보담당자.. 3 2017-04-14
- [줌인줌아웃] 안철수 후보의 역사관 2 2017-04-14
- [줌인줌아웃] (스압) 벚꽃잎 흩날리.. 1 2017-04-12
- [줌인줌아웃] 아기젖꼭지 판매회사의 .. 1 2013-12-19
1. 오늘은 익명^^
'09.6.18 11:53 AM마지막 자평 재미있었습니다.
저 또한 일본영화를 좋아합니다. 감각의 제국 - 무거운 영화지요.
동경이야기는 꼭 찾아서 보아야 겠습니다. 요즘의 영화들이 영화적 기법을 너무 맹신하는 나머지
비주얼 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에 강한 불만을 가진 지라 제 인생의 영화 10선도 아마 다 옛 영화
들이지 싶어 집니다. 따뜻한 공감 나누면서... 잘 보았습니다.^^2. 다꽁맘
'09.6.18 9:46 PM저두 기억에 남는 영화들...
1. 바그다드 까페
2. 구름속의 산책
3. 안토니아스 라인
4. 화양연화
5. 냉정과 열정사이
6.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7. 원스
8. 러브액츄얼리
9. 가위손
10.뻐꾸기 둥지를 날아간 사나이3. 좋은소리
'09.6.19 12:17 AM흠...
제 취향은...곰곰히 생각해보니..
영국풍의 영화를 좋아하네요..
요근래...푹..빠진..영화들이..
물론...콜린퍼스를 러브액츄얼리에서 보고...빠져서..
오만과 편견...등등...영국풍...이 좋네요..
얼마전...오래전..봤던..제 8요일이란 영화를 다시보고...
정말 좋더군요..4. momo
'09.6.19 9:29 AM1) le chateau de ma mere
2)europa europa
3)english patient
4)서편제
5)라쇼몽
6)쉰들러스 리스트
7)the scent of green papaya
8)용호상박
9)the pianist
10)바그다드 까페
저도 제가 감명 깊게 본 영화들 적어봤습니다 ^^5. 해뜨는 인상
'09.6.19 11:12 AM1, 닥터 지바고
2, 벤허
3, 미션
4, 나라야마 부시꼬
5, 순수의 시대
6, 남아있는 나날들
7, 8월의 크리스마스
8, 올드보이
9, 러브레터
10, 잉글리쉬 페이션트
제가 본 감동의 영화들입니다.6. 행복만들기
'09.6.19 5:40 PM영화 못본지도 오래 되었네요~
저도 기억에 남는 영화들이 몇편 있어요.
사관과 신사
죽은 시인의 사회
벤허
아웃 오브 아프리카
시네마 천국
타이타닉
레인 맨
최근에 보고 싶었던 영화는 천사와 악마입니다..7. nayona
'09.6.22 2:08 AM전 레비앙로즈.....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거의 혼자 통곡을 하고 울어서....
에디쁘 삐아프의 슬픈 인생에.....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는 그 아픔이 공감이 되어서....견딜 수 없던 영화였죠.
그 배우의 연기가 너무 절절해서....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추천 |
---|---|---|---|---|---|
11551 | 부처꽃 3 | 안나돌리 | 2009.06.19 | 1,588 | 139 |
11550 | 속초해수욕장의 파도소리 8 | 어부현종 | 2009.06.19 | 1,359 | 61 |
11549 | 이츠륵 살아 가랜마씀 5 | 소꿉칭구.무주심 | 2009.06.19 | 1,462 | 50 |
11548 | 소쇄원 다녀왔습니다. 6 | 금순이 | 2009.06.18 | 1,778 | 35 |
11547 | 지난 5월의 채석광 4 | 레먼라임 | 2009.06.18 | 1,785 | 49 |
11546 | 어느 회사의 홈페이지 인사말! | 분당댁 | 2009.06.18 | 1,535 | 13 |
11545 | 내 인생의 영화 10편 7 | 회색인 | 2009.06.18 | 2,500 | 90 |
11544 | 우리집 왕자 주방에서 열공~~ 4 | 아리시아 | 2009.06.17 | 1,863 | 9 |
11543 | 비보름에 데와지멍 7 | 소꿉칭구.무주심 | 2009.06.17 | 1,394 | 28 |
11542 | <벙개모임>르노와르전및 박물관 관람 벙개입니다. 4 | 안나돌리 | 2009.06.17 | 1,985 | 131 |
11541 | 바닷가 굴비.. 3 | 국화굴비 | 2009.06.16 | 1,044 | 14 |
11540 | 옆검은산꽃하늘소 4 | 여진이 아빠 | 2009.06.16 | 1,286 | 53 |
11539 | 싼타 모니카 비치 1 | uglygirl | 2009.06.16 | 1,190 | 14 |
11538 | 아이들이 맛있게 먹었대요~ 2 | 지현엄마 | 2009.06.16 | 1,725 | 22 |
11537 | 지금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는~ 7 | 서티9 | 2009.06.15 | 1,748 | 51 |
11536 | 속초 해수욕장 4 | 어부현종 | 2009.06.15 | 1,576 | 38 |
11535 | 사과에 누가 구멍을 냈을까?? 4 | 석두맘 | 2009.06.15 | 1,673 | 20 |
11534 | 퇴촌 토마토 축제를 아시나요? 1 | 노선자 | 2009.06.15 | 1,279 | 8 |
11533 | 가끔은....(2) 8 | 안나돌리 | 2009.06.15 | 1,617 | 79 |
11532 | 가끔은.... 3 | 안나돌리 | 2009.06.15 | 1,492 | 94 |
11531 | 이 작가-히가시노 게이고 12 | intotheself | 2009.06.15 | 1,650 | 132 |
11530 | 듬북깅이 어멍 5 | 소꿉칭구.무주심 | 2009.06.15 | 1,214 | 38 |
11529 | 김혜경샘... 죄송합니다. 13 | 카루소 | 2009.06.15 | 3,826 | 133 |
11528 | 금련산에서 광안대교를 바라보다. 5 | 서티9 | 2009.06.14 | 1,181 | 43 |
11527 | 법성포 보여주고싶은데 ... 2 | 국화굴비 | 2009.06.14 | 968 | 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