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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뎅의 조각을 보다

| 조회수 : 1,750 | 추천수 : 163
작성일 : 2009-06-06 10:59:17

현충일 아침,조용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으나 위층에서 공사중입니다.

여러 날 공사로 인해 귀가 시끄러워서 방해가 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집이 이사오기 전에 이렇게 공사하던 중 다른 사람들이 겪었을 고통에 주목하게 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게 되네요.

오늘이 마침 막내여동생 생일이라 점심약속이 있으니 요즘 맛들인 산책길에 책들고 나가서

시원한 바람맞으며 책을 읽으러 나서기에도 어정쩡한 시간

그래서 음악소기를 조금 올려놓고 로뎅의 조각을 보러 들어왔습니다.



갑자기 웬 로뎅이냐고요?

마침 목요일부터 빌려온 책 로뎅의 모더니티에 대해서 읽고 있는 중이라 저절로 손이 가는군요.

아담이란 제목의 조각인데요,몸의 근육이 과장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표현되어 있으면서도 얼굴을 숙인

모습에서는 수줍다고 할까,생각이 깊은 모습이라고 할까 약간 부조화를 느끼면서 바라보고 있다가

그렇다면 근육이 있는 사람은 사색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하는 것일까?

내 생각의 획일성에 놀라서 다시 바라보게 되기도 하네요.



천국에서 쫓겨나는 아담과 이브란 제목의 조각인데요,이 조각을 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호주제 찬성의

과학적 근거를 대달라는 주문에 최재천 교수가 한 말이 생각나는군요.

진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여성이 먼저였노라고,그리고 호주제가 폐지되면 정말 이로운 것은 가부장제의

멍에속에서 짓눌리고 있는 남성들에게 훨씬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요.



로뎅을 읽기전까지 손에 들고 있었던 책이 어머니 수난사입니다.

이 두 권의 책을 수요일 도서관으로 들고와서 빌려준 박혜정씨 덕분에

갑자기 예정에 없던 책읽기가 시작된 셈인데 어머니 수난사를 다 읽고 나서 마음이 참 복잡하더군요.

여성은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

그런 주제로 여성이 어머니로서 살아온 세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 책인데

사람으로서의 여성의 설 자리는 어디였을까 하는 마치 돌이 짓누르는 것같은 압박감이 드는 책읽기이기도 했고

앞으로 딸이 살아갈 세월에 대한 것을 고민하게 만드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어제 대화도서관 가는 길에 보람이랑 함께 동행하면서 이야기를 꺼냈지요.

보람아,엄마가 어머니 수난사란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네가 결혼하게 되면 아들이 너무 귀해서 아들만 바라보고 있는 엄마는 좀 곤란할 것 같아.

자신의 취미나 일이 있어서 에너지를 분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엄마 어렸을 때 드라마의 소재중에 단골이었던 것이 누나나 여동생이 희생하여 동생,혹은 오빠를

공부시켰지만 결국 그들이 출세?하고 나면 그들이 받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계급이 달라져서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 되는 이야기가 널려있었거든,지금은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런 집이 많았고 고시공부를 뒷바라지 한 여성이 상대방이 고시에 되고 나면 결국 그 관계가

어긋나서 여성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았고.

아이에겐 마치 오래된 옛 이야기처럼 느껴지겠지만 그것이 다 끝난 현실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마침 금요일 밤 음악회가 있어서 예술의 전당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차속에서

어머니 수난사 읽은 이야기,보람이와 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하니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여자가 시어머니가 되기 전에는

자신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상황이 되어보아야 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런가,그러면 내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나도 모른다는 말이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밤에 들어와서 노추가 무섭다는 김동길에 관한 기사를 읽게 되었지요.

김옥길,김동길 두 남매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기억하는 저로서는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스스로를 닦는 노력을 계속하지 않을 때 우리가 무엇이 될까 경계가 되기도 하고

마음속이 복잡하더군요.



이미지를 검색하던 중 만난 일본 여배우 하나코의 마스크입니다.

로뎅이 이 여배우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지,그녀가 프랑스에서 배우역할을 한 것인지 아니면?

사전 지식이 없지만 동양인의 얼굴을 본 로뎅에게 평면적인 얼굴을 표현하고 싶었을까요?




같은 사람을 작업한 것이 또 한 작품 있군요.



the shade란 제목의 작품인데요,그늘이라 갑자기 정호승의 시가 생각납니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인지 그늘없는 인간을 좋아하지 않는다인지

정확한 구절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시를 읽으면서 고개 끄덕이던 시간,

그러면서 자신은 그늘이 덜하더라도 타인의 그늘을 이해할 수 있는 인간으로 아이들이 클 수 있길

기대하던 마음도 기억이 나네요.






위는 the thought,아래는 ,the thinker입니다.

어제 밤 몸속을 휘돌아다니던 타악기 소리들,그 중에서도 드럼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한 타악기 주자가 여러가지 악기를 돌아가면서 협연을 했는데요,

오는 길에 캘리님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느 악기가 다른 악기보다 더 좋다고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악기를 최고의 기량으로 연주하는

것을 들으면 그것이 주는 아름다움이나 힘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요.

리코더 연주를 제대로 들었을 때,하모니카 연주를 제대로 들었을 때

어제 연주중에 살짝 조용히 울리던 트라이앵글의 청아한 소리도 그렇고

그러니 한 줄로 나란히 세우고 누가 누가 제일 잘하나를 비교할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기량을 최대로 발휘하게 돕는 사회,그것에서 우열을 나누지 않는 사회로 가는 길은

아직은 요원하지만 그래도 어른들이 먼저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연주장에서의 감동이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있는 시간,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로뎅의 조각을 보면서 이상하게 조각 그 자체보다는 조각을 바라보면서 든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한 날이었지만 그래도 며칠동안 생각한 것들이 정리가 되는 기분이 드는 날이기도 하네요.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09.6.6 10:05 PM

    1916년 미국에서 태어나 1963년에 사망한
    재즈 드럼 연주자인 '테리 스나이더' 는
    스페이스 재즈음악을 한 뮤지션으로 알려졌다
    이곡은 1959년 데뷔앨범 [Persuasive Percussion] 에 수록되어
    있는 곡으로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연주를 들려주며 타악기 연주가 독특하다

  • 2. 찬이맘
    '09.6.10 10:57 AM

    감사합니다. 넷상으로나마 문화생활을 할수 있게 해 주셔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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