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갑작스런 추위에 콧물이 하루 종일 흘러서
고생을 했습니다.그런데 잠자리에 누운 순간부터 마술처럼
콧물이 나오지 않아서 신기해하고 있는 중인데요
사람의 몸이란 참 신기하군요.
가벼워진 몸이라 기분을 돋구느라 아침에 틀어놓은
베토벤의 대공에 귀가 쏠려 다른 일을 하기가 어려워서
그렇다면 하고 오랫만에 모네의 그림을 보러 들어왔습니다.

보불전쟁이 나던 때 런던으로 갔던 모네가 그린 그림들이
남아있는데요,터너의 그림을 보고 난 후라 그런지
모네의 그 시기 그림을 보고 싶어졌거든요.

보불전쟁,이렇게 간단하게 쓰면 그것이 역사의 한시기로
그냥 정의되고 말지만 그 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는
얼마나 많은 비극이 있었을꼬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책에서 읽던 대공황,그것도 마찬가지인데요
요즘 그 시기의 글을 읽고 있으면 겹쳐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훨씬 구체적인 것을 보면 사람이 자신이 사는 시대에
따라 역사에 대응하는 감수성도 달라지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런던의 하이드 파크입니다.
고국이 한창 전쟁중일때 런던에 있었던 모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지냈을까,문득 그런 생각도 하게 되고요.
대공에서 재미있게 서로 주고 받는 음이 정겨워서
귀를 기울입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볼 때의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인데요
마치 음악이 그림보는 것에 반응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물론 주관적인 생각에 불과하지만 그런 울림이
일요일의 오전을 풍성하게 살려주네요.
이 그림은 정말 좋은데 도판이 너무 형편이 없군요.
워털루 다리라는 제목의 그림을 보게 된다면
아 그 때의 히끄무레하던 그림이 바로 이것이었나
기억해내면서 자세히 살펴보면 어떨까요?
루앙 대성당을 여러 각도에서 여러 시간대에 걸쳐 그렸듯이
영국의 국회의사당도 상당히 여러 점 작업을 했네요.
언제 그림을 보고 싶은가 생각해보니 역시 좋은 음악을
틀어놓고 그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서 글을 읽는 일은
어렵다고 느낄 때 그 때 그림을 보는 일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로군요.
모네가 영국에서 그린 그림이 더 있겠지만 제가 찾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이고요 대공과 더불어
충분히 즐거운 일요일 오전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