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발톱이 너무 길었는데 좀 잘라주세요~." 라면서 손톱깍이를 가져옵니다.
"누워봐~ 휴지통에 발을 좀 걸치고..."
그러곤 똥강 똥강 잘라줍니다.

그러면 아이는 방바닥에 누워 천정을 보며 해찰을 하지요.
엄마라는 이름이 이렇게 만만하고 좋을 수 있을까 싶네요.
남편은 저 스스로 하겠금 내버려 두지 별 걸 다해준다 핀잔을 주지만
아직은 제 손을 필요로 하네요.
스스로 하기야 하겠지만
아직은 "엄마~." 부르면서 해 달라고 하는게
더 자연스러운지 모릅니다.
내 기억속의 엄마는 제 발톱을 잘라 주셨는지 손톱을 잘라주셨는지
아무리 기억을 해내려 해도 기억이 안납니다.
가난 속에 파묻힌 일들이 많아 그런가부다~ 라고 생각을 다독여 봅니다.

아이들 손톱 발톱은 왜 그리도 빨리도 자라는지...
내 손바닥 안으로 쏘옥 들어오던 발이 이제는 제 손바닥을 넘기고 있습니다.
늦게 이 아이를 또 가져서는 늦은 새댁이란 말도 간혹 들었는데
이제는 영락없이 네 아이의 펑퍼짐 아줌마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형이 가졌을때만해도 30대 후반줄이 였네요.
이 녀석이 다 커버리고 나면 제 나이 50 중반을 훨~넘을텐데
그 무렵엔 딸 들이 시집 가서 아이 낳고 살지는 않는지 모르겠어요.
아이들 커가는 모습에
내 모습 변해가는 모습에 가끔은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합니다.
아침에 아이 발톱깎아 주면서 잠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봤습니다.
지금은 잠시 나를 잊고 있을뿐 왜 나에게 내 생각 나지 않겠나요?
지금은 일에 파묻혀 한 눈 팔 겨를이 없으니 그냥 사는거지요.
일을 아는 사람은 일이 눈에 보인다고 하지요.
그래서 일 많은 곳에 가면 가만 있지 못하여
부산 떨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일을 아는 사람은 잔머리도 못굴려요.
잔머리 굴리면 머리가 더 아프거든요.
그래서 일이 더 따라오는지도 몰라요.
이것도 복이라면 복인지...
가끔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때가 있습니다.